1) 지난 번에, 노안 때문인지, 특히 아래아 한글에서 커서가 잘 안 보이는 문제랑, 4방향 화살표 키를 자꾸 잘못 누르는 문제로, 중고로 팔려고 내놨다가 거의 포기한 17인치 노트북으로 갈아타 버릴까..한다는 글을 올렸었는데요.
그 때 많은 분들께서 조언도 해 주시고, 모니터랑 키보드를 달아서 사용하면 되지 않겠냐는 해결책도 제시해 주셨습니다다만..
현실적인 제약상, 역시 노트북을 바꾸는 게 낫다는 결론이 나서 지금, 마침 말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2) 다시 한 번 본격적으로 생각을 해 보니,
바꿀까?하는 레노버 17인치 노트북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더라고요. (크기는 둘째 치고서라도..
USB 포트가 왼쪽으로 다닥다닥 모여 있고,
(그런데 프린터나 마우스를 비롯한 다른 기기들은 전부 다 오른쪽에 있어서 크게 한바퀴를 돌아야 해서 선이 꺾이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일일히 연장 케이블을 사서 연결해 주는 것도 치렁치렁해서 보기 싫고 자리 차지하고요)
RJ-45 단자도 없고 (그래서 예전에 산 USB-RJ45 액세서리도 있기는 한데, 가뜩이나 적은 USB 단자를 하나 잡아 먹는 문제가 있네요)
3) 그리고 실은 작년 말 즈음에 두 달 정도 쓰던 LG 노트북이 있는데요 (얘 때문에 휴대성 좋은 노트북에 대해 좋은 인식이 생겼네요)
얘는.. 배터리는 완방이 되어 버렸지마느 어차피 사무실에서 항상 전원 꽂아 놓고 쓰는 것이니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키감이 계산기 같고, i3 5세대라서 일주일 정도 안 끄고 쓰는 제 특성도 그렇거려니와 끄고 초기화를 해 줘도 금새 다시 버벅이는 게 느껴지는 데다가, 가장 큰 이유가, 온보드 램도 없는 게 DDR3L 램 슬롯은 하나 밖에 없어서, 최대 메모리가 8GB 밖에 안 되는 문제 때문에,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이라서 기변을 한 건데요.
어쩄든 기기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서, 간간히 유튜브 보는 정도로 쓰고 있는데, 그저께 놀러온 조카가 갑자기 노트북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지? 팬소음인가? 아니면 설마 고주파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하판이 플라스틱인데, 오래 되서 이게 마모 되며 삭았는지, 구석이 깔끔하게 맞물려 있지 못하고 벌어지는 바람에 삐그덕거리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얘도 그만 보관함에 넣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3) 그런데, 원래는, 제가 약 한 달 전부터 외부에서 1시간 정도씩 쓸, 휴대성 좋은 중고 노트북을 찾고 있고, 그래서 제일 먼저 위에서 말한 LG 노트북의 배터리를 사서 교체해 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노트북을 사서 하판을 뜯을 때, 제일 놀랐?던 게, 하판에 떡~하니, 이 노트북은 에너지 효율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식 유통 되는 상품이 아니라고 스티커가 붙어 있는 거였습니다. 아마 그래서 판매자도 조금 더 싸게 판 듯 싶기는 합니다만 (물론 판매자는 그런 얘기를 단 한 마디도 안 했다죠)
아무튼, 그런 상태의 노트북에다가, 8만원 주고 (LG 것이라 그런지 호환 배터리도 없더라고요) 새로 산다 해도, 노트북 자체가 배터리 효율이 나쁜데 굳이 여기에 거의 중고가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값을 태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지요.
거기에 2번의 말미에 적은 것처럼, 삐그덕거리기까지 하니.. 미련을 버렸습니다.
4) 그래서 착잡한 마음에 다시 중고 장터들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제가 ThinkPad에 이어서 만족하면서 썼던, Dell의 래티튜드 8세대 보급형 하나가 약간은 비싼 값에 올라와 있더랴고요?
래티튜드 특성상, 휴대성이 아니라, 말 그대로의 사무용으로 쓰기 좋은지라, 이리 저리 살펴 보고, 사무실에서 쓰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에 거래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사러 갔더니, 중고 치고는 외관이 꽤 깔끔하더라고요? 거기에 판매자가 전용 백팩까지 가지고 왔기에, 그러면 조금 비싼 게 이해가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데..
제가 상태를 좀 더 자세히 살피면서, 그동안 돈 확인하시라고 건넨 걸 확인하더니, "돈은 맞네요, 그런데.."라면서 뭔가 말을 하려는 듯 하다가, 제가 노트북 상태 확인하는 것에 몰두해 있는 걸 보고서는 그냥 말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백팩을 멘 채로요.
엥? 그거 나 줄 거 아니었나? 싶어서 잠시 뒤 따라나가 봤더니, 어느새 사라졌더라고요?
아마도 저를 주려다가, 눈치를 보니, 안 줘도 될 것 같으니까, 따로 팔아 먹으려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말도 안 하고 갑자기 사라져 버리니 당황스럽더라고요..
5) 입맛은 쓰지만, 처음부터 백팩까지 같이 넘겨 받지 않은 내 잘못이다..라며 가슴을 치면서 가지고 돌아와서, 뜯어 봤습니다. (예전의 글들에 적은 것처럼,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은 다 썩은 경우들을 꽤 겪어서요)
다행히 내부의 고정 걸쇠가 몇 개 부러져 나오는 걸 빼고는 말끔하더라고요. (그런데 고정 걸쇠 부러지는 거야 어느 정도 예상을 한 데다가, 뭣보다.. 이건 꺼내서 흔들 때마다 속에서 굴러 다니는 소리가 나서 확정을 지었었기에)
그런데.. 하판 분해가 그렇게 쉽지 않은 거야, 뭐, 그렇다 쳐도.. 예전의 HP 어떤 노트북처럼, 다시 완벽하게 맞물려지지가 않더라고요?! 이것도 그래서 억지로 나사로 조여야 하는데.. 이것도 하판이 플라스틱이다 보니, 강제로 조여 놓다 보면, 결국 LG 노트북처럼 마모 되어서 벌어지고 삐그덕 거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고 있습니다.
6) 더구나 8세대씩이나 되어서 그런지, UEFI 방식으로만 부팅이 가능하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UEFI 부팅 방식은 낯설다 보니, 그 방식으로 만든 OS USB를 어따 처박아 뒀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게..^^;;
제가 레노버를 아직 그나마 좋아하는 이유들 중의 하나가, 제가 인텔 12세대 모델부터는 안 써 봤지만, 11세대, 그리고 AMD 5500u 모델까지는 레거시 부팅 모드를 분명하게 제대로 지원한다는 것인데요.
아무튼 그래서, 하판까지 뜯어 놓고 주말 동안에 아무 것도 못 하고 벌려만 놨었네요.
(다이소에서 5천원 주고 그 싼디스크 것 하나 사오면 되지 않냐고 하시겠지만, 하필 그나마 가장 가까운 저희 동네 다이소에는 그게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