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고요. 좀 된 이야기입니다만, 굳이 올릴 생각은 없다가.. 좀 전에 문득 생각이 나서, 그냥 한 번 적어 올려 보는데요.
여기에도 간단하게 적어 올렸던 것처럼, 샤오미 폰 하나를 샀다가, 정~말 고생을 했습니다. 제가 미신쪽을 믿어서인지, 그야말로 내가 저주 받은 폰을 산 게 아닐까? 할 정도로 고생을 했고, 그래서 팔 때도 평소보다 덜 까다롭게 팔았습니다만..
우선, 구매하신 분께서, 사 보니 생각과는 좀 달라서 다시 팔아야 될 것 같은데, 제가 그간 올렸던, 해당 기기의 단점들에 대한 후기들은 좀 어떻게 해 줄 수 없냐고 연락을 주셔서.. 글이라는 게 서로 유기적인 내용을 가지고 얽혀 있는데, 일부를 수정하고 그걸 서로 맞추자니 너무 번거로워서 그냥 관련 글들을 쳐내버려서 남아 있지 않기는 합니다만..
제가 해당 기기에 대해서 고생하고 있을 때, 관련 게시판에서 여러 분들께서 도움의 말씀을 주셨고, 그 중 ㅇㅇ (실제 그 분의 닉이 저것인 건 아닙니다)라는 분께서 물꼬를 터주시면서 이런 저런 조언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다음 날인가? 갑자기 그 분이 게시판에 본인이 올린 글들을 지우고 잠적을 해 버리시더라고요.
오랫동안 동호회 생활을 하면서, 무언가의 사유로 잠적해 버리시는 분들을 본 게 처음은 아니라서, 그냥 그러신가 보다~했었고, 나중에 결국 판매 글을 올렸는데요.
그 때, 그 분과 매우 흡사한 닉(예를 들어서, 이전에는 닉이 [기글하드]였다면, 이번에는 [지글하드] 이런 식으로요)을 가진 누군가가, 결국 파시는군요? 라면서 친근하게 댓글을 달기에, 혹시 그 분이 되돌아 오셨나?해서, "혹시 OO님이신가요? 지난 번에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되팔게 됐습니다"를 시작으로 한참을 채팅을 나눴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갑자기 구매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러더니만, 제가 직거래를 하러 오시는 분께는 차비조로 약간을 깎아 드린다고 적은 걸 택배비 선불에 더불어서 그 할인도 적용을 시켜 달라고 하기에, "어르신, 나이도 지긋하신 것 같은데, 그래서 서두르다가 잘 못 보셨나 봅니다. 택배비를 제가 내고 보내 드리는 거야, 서로 거래하면서 흥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좀 깎아 드린다고 쓴 건, 어디까지나 직접 찾아 오시는 분께 드리는, 일종의 혜택이라고 일부러 크고 빨갛게 명시까지 해 놓은 건데, 그것까지 적용해 달라고 하시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더니만,
"내가 읽어 봤을 때에는, 말만 잘하면 깎아줄 것처럼 써 놓고서는, 실제로 사려고 하니까 말이 바뀌는 거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방금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택배비를 제가 내고 보내 드리는 정도야 말씀처럼 서로 흥정할 수 있겠지만, 깎아 드리는 건, 어디까지나 명시된 것처럼, 직접 찾아 오시는 분께만 해 드리는 혜택이다"라고 말헀는데, 계속 저 말만 반복하기에, 중고 폰 팔아서 떼돈 버는 것도 아닌데, 기분도 나쁘고, 무엇보다 괜히 거래 과정에서 시끄러운 건 결국 나중에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지라, "어르신께서 보시는 것과, 제가 적은 게 서로 다르니, 아무래도 이 거래는 이루어지기 힘들겠다"고 거절을 했는데, 끝까지 저를 말 바꾸는 나쁜 놈으로 몰아 가더라고요.
아무튼 그렇게 기분 나쁜 통화가 끝나고, 화딱지가 나서, 판매글을 수정을 했습니다, 내용 좀 정독하고 연락해 달라고요.
그랬더니, 아까 채팅을 나누던 쪽에서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냐면서 다시 연락이 와서,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를 나눴고, 다음 날, 다른 분께서 직거래로 사러 오시겠다고 해서 팔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안 되서, 위에 적은대로 사 가신 분께서 다시 내놓으시면서 "내가 몇 달 정도를 잘 쓰다가 내놓는 거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마음 속으로야 "몇 달?!"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제 손을 떠난 것, 굳이 태클을 걸 생각도 없고, 어쩄든 거래가 잘 이루어지면 그걸로 된 거라고 생각하고 그건 넘어 갔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쓰려던 폰을 팔아 버렸으니, 다시 다른 폰을 구하려고 구매 글을 올려 놨는데, 갑자기 위에 적은, 제게 도움을 주셨던 분들 중의 그 한 분이, 기존의 닉, 그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닉을 되돌리셨네요?"라고 했더니 "닉을 되돌려요? 무슨 말이신지.. 혹시 재가입한 걸 말씀하시는 거라면, 맞아요~ 마음의 정리를 하고, 폰도 정리하려고 들어 왔는데, 마침 구매 글 올리신 게 눈에 띄어서 연락 드렸습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무튼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이번에도 꽤 오래 대화를 나눴는데..
지난 번에 채팅했던 건 아예 모르시더라고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혹시 닉을 바꾸신 적이 있냐?"고 했더니 "아까부터 무슨 말이냐? 아까도 말했지만, 탈퇴했다가, 기존 닉으로 아까 되돌아 온 거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괜히 그 분께서 불안해하실까봐 내색은 안 했지만.. 순간적으로 되~게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물론 그 사칭?에게 제가 OO님이냐고 물어 봤을 때, 그렇다고 대놓고 긍정을 하거나 제게 무슨 피해를 주지는 않았습니다만...
무슨 생각으로 매우 흡사한 닉으로 제게 아는 척을 하고, 제가 OO님이라는 전제 하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을 때, 전혀 부정하지 않고 맞장구를 치면서 얘기를 나눈 이유가 뭘지, 엄청나게 궁금해지더라고요.
차라리 저나 OO님에게 사소하게라도 뭔가 피해를 입혔다면, 그게 원인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런 것도 아니고..
저로서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들 중 하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