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거든요. 주말 사이에 가라앉겠거니 생각했는데, 나아지긴 고사하고 점점 더 심해져서 오늘 아침에는 한 번에 열 걸음을 못 걷고, 애기 옷 갈아 입히려고 앉아있는 그 몇 초를 못 버티겠더라고요.
병원에 가니 대기가 30분인데, 다른 병원까지 걸어갈 힘이 없어서 남는 의자를 통째로 차지하고 엎드려서 기다리고 있다가 진료를 봤습니다. 디스크도 있고 등도 휘었지만 심한 건 아니고, 이번에 아픈 건 근육 쪽일거라고 하네요. 그나마 다행이군요.
아파서 일을 못하겠으니 진통제 좀 쎄게 놔달라고 했습니다. 주사가 아무리 아파도 허리 아픈 것보단 나을 테니까요. 치과도 마찬가지잖아요. 어설프게 아프면 치과 가기 무섭다고 하는데, 진짜 아프면 군말 없이 가게 되잖아요?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주사를 맞자마자 뭔가 나아졌다는 느낌이 오더니만 지금은 컴퓨터 의자에 앉을 수도 있네요. 주말에는 노트북을 이불 위에 높고 엎드려서 써봤는데, 뉴스나 몇 개 올리지 다른 일은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중국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 선생님이 '진시황 vs 현대 서민'의 벨런스 게임을 제시했는데, 당시에 불평불만으로 가득 찼던 애들이 전부 진시황을 골랐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현대 의학의 위대함을 맛보고 나면 그래도 지금이 최고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