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새PC 조립을 꿈꾸며 부품 하나하나 모아가고 있었습니다.
파워서플라이를 골드로 할까 플래티넘으로 할까 고민 중이었죠.
플래티넘 파워는 그 당시 그리 많지도 않았고 가격도 꽤 비싼편이었거든요.
파워는 A/S도 길고, 플래티넘급이면 크게 고장날 일도 없을거라 생각해 중고로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이장터 저장터 찾아보긴 하는데 막상 구하는 물건은 매물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구매글을 올렸더랬죠.
올린지 하루도 안되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때가 아마 금요일이었을겁니다.
포항이라서 직거래는 안될거 같고, 입금 확인되면 물건 바로 보내주겠다고 하더군요.
더치트 같은데서 검색이라도 해봤어야 하는데 저는 사람을 너무 잘 믿다보니 그냥 입금해버렸습니다.
입금하고 송장번호 알려주길 기다리는데... 연락이 왔습니다.
본인이 지금 일하는 중이고, 일이 늦게 끝나서 직접 보내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포장은 해두었으니 집에 있는 어머니한테 보내달라고 하겠다.
라고 하더군요.
뭐 그런가보다 하고 기다리다가 저녁이 될때까지 연락이 없길래 혹시 택배 보냈냐고 물어보니
어머니가 다치셔서 택배 오늘 못 보낼거 같다고, 계좌 알려주시면 일단 돈 돌려드리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계좌 알려주니 보냈던 돈이 다시 들어와 있었습니다.
사기꾼이라면 저 상황에서 요리조리 말 돌리면서 환불 안해줬을텐데 이 판매자는 100% 믿을만 하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럼 월요일에 다시 거래하자고 해두고 그렇게 주말이 지났죠.
월요일 되서 다시 거래가 진행되었고, 입금을 한 후 송장번호 기다리는데 여기서 판매자가 잠수를 타더군요.
그렇게 연락두절된지 하루가 지나고 게시판을 보니 저만 당한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경찰에 신고한 분도 계셨구요.
와 이건 진짜 당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반성하며 몇일 후 경찰에 신고할 자료 정리하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사기꾼 아버지더군요.
내용을 들어보니 피해 금액은 돌려줄테니 법적대응만 하지 말라달라고 하십니다.
상황을 보니 이미 잡혔고, 부모쪽에서 피해금액 보상해주고 있는거 같더군요.
판매자를 너무 믿어버린 제 잘못도 있으니 알았다고 한 뒤 계좌번호 알려드리니 입금이 되었습니다.
다른 피해자들도 돈 돌려받은거 같구요.
추측컨데 일단 사기쳐서 급전 땡긴걸로 도박이든 주식이든 하다가 돈 생기면 다시 환불해주고
다 잃으면 연락두절하고 뭐 이런게 아니었나 싶네요.
덕분에 택배거래는 아예 안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