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ect' 버튼은 기계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사용이 끝난 미디어를 제거하거나, 특정 부품 등을 분리할 때 혹은 이용자 자체를 분리해 낼 때 두루 사용되는 개념이죠.
혹은,
뭐가 되었든 중요한 기능 맞습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수의 리모컨에 꺼냄 버튼이 있습니다.
주로 VHS나 광 매체를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버튼입니다.
대체 왜,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지 제 정신 세계로는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아니 제 말은, 대체 '리모컨'에 저게 왜 필요하냐고요. 본체에는 붙어 나오는게 당연한데...
어차피 디스크를 교환하려면 (귀찮게시리) 일어나서 플레이어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서 디스크를 제거하고 새로운 디스크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리모컨에서 꺼냄 버튼을 누르나, 본체에서 꺼냄 버튼을 누르나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미리 리모컨에서 꺼냄 버튼을 누르면 디스크를 꺼내는 시간 동안 이동이 가능하므로 몇 초의 시간 절약은 되겠지만, 틀림없이 이를 위해 존재하는 기능은 아니죠.
집사, 또는 이에 준하는 기능을 하는 로봇이 존재할 경우, 미디어를 바꾸어 달라고 지시를 내리면 됩니다. 이 경우에도 말이 안 되는 게, 어차피 꺼냄 버튼은 그들이 눌러줄 수도 있기 때문이죠. 굳이 리모컨으로 트레이를 열거나 미디어 Eject를 한 뒤 시켜야 될 이유는 없습니다.
또한, (그럴 확률은 적지만) 어두운 공간 등에서 미디어를 감상하다가 버튼을 오인하여 꺼냄 버튼을 눌러버릴 경우 심히 골룸합니다. 미디어 정보 저장 기능이 없는 기기들은 아예 처음부터 재생하게 될 것입니다. 1시간째 영화를 관람하다가 실수로 누른 키스트로크 때문에 영화가 다시 처음부터 재생된다면 리모컨 건전지 뚜껑을 열고 쇳가루를 부어서든 어떻게든 폭파시키고 싶겠죠.
혹시 전면 꺼냄 버튼이 고장났을 때를 대비하여 있는 버튼인가요? 그렇다면, 본체의 다른 버튼이나 기기의 메뉴를 사용한 비상 꺼냄 기능을 적용하면 됩니다. 굳이 리모컨에 버튼을 하나 더 만들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될 일이죠.
아예 Buttonless 디자인을 적용한 기기라면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렇지 않은 기기들이 더 많습니다.
대체 이게 왜 존재하는 건지, 10년째 생각했으나 그 어떠한 답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캢스락은 위치가 좀 그래서 그렇지 유용한 키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데, 대체 이건 전혀 유용하지도 않고 쓸모도 없고 불편함만 주고 리모컨 공간만 차지하네요.
누워서 보다가 그냥 냅두고 -> 나중에 빼고 새로 넣는다
vs
보다가 일단 리모콘으로 빼놓고 -> 나중에 새로 넣는다
넣어둔걸 까먹는 경우도 빈번했던걸 생각해보면 그냥 단순히 빼놓는다라는 것만으로도 나름 편한거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