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닉네임님 gle보고 저도 개인적인 경험담을 좀 풀어봅니다.
8살때부터 애들용 전기오토바이와 MTB 등등을 타오기 시작했는데, 저는 참 운이 좋았습니다. 최소한 혼자는 뒹굴어도, 제가 크게 다치거나 누군가랑 박아서 재산상의 피해를 크게 입히거나 하지는 않았으니까 말이죠. 누군가가 이런 취미를 갖고 싶다거나, 이동수단으로 로드자전거나 전동킥보드 등이 이야기하면 저는 무조건 말립니다. 요새 나인봇 카트 같은것도 나오잖아요? 차라리 이런걸 타시라구요. 땅에 붙어다니니까 체감속도가 빨라 더 재밌으면서, 조작도 어렵지 않습니다. 핸들 돌릴줄만 알면 운전할수 있다구요. 최소한 이륜차보다는 훨씬 안전합니다.
자전거든 오도바이든 킥보드든간에 이륜차는 사륜차보다 조작 까다로운게 맞습니다. 도로 위에서 다른 차량에 의한 사고는 말할 필요도 없고, 혼자 주행중 자연적인 요소에 의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트랙션을 잃을 확률이 훨씬 크고, 잃었을 때 바이크가 조작불능에 빠지거나 균형을 잡지 못할 가능성 역시 높습니다. 또한 이렇게 사고가 발생했을 때 크게 다칠 확률도 높죠. 당장 털바퀴 튀어나와서 날라가고 사람때문에 급제동해서 날라가고 하는게 이륜차입니다.
뭐 이건 사륜차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단 미끄러지는것 같다 싶으면 트랙션 회복할때까지 무게중심을 이동시키지 말고 가속도 감속도 해서는 안됩니다. 제발 좀 하지마세요. 아 지금 브렉기 때면 박을거같은데 하면서 뻐기다가 더 훅 갑니다. 좌우측으로 미끄러진다면 반대쪽으로 카운터스티어 살짝 치는건 가능합니다만.. 보통 공킥타다 갑자기 자빠지는 사람들보면 모래같은거 밟고 트랙션 잃는 상황에서 무조건 브렉기부터 땡기니까 그런겁니다. 물론 앞에 충분히 감속할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 속도 그대로 박는것보다는 브렉기를 훅 땡겨서 운동에너지를 바퀴찡한테 살짝이라도 나눠준뒤 낮아진 속도로 넘어지는게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도로에 모래 좀 뿌려져있다? 새벽중 골목길에서 40씩 땡기는 저도 이럴땐 무조건 감속을 합니다. 젖은 노면보다 훨씬 위험한게 모래가 뿌려진 바닥입니다. 그란투리스모 같은 리얼 레이싱게임 해보셨어요? 이런 게임들에서 코스를 이탈하면 풀밭으로 가거나 모래바닥으로 가거나 둘중 하나죠. 풀밭으로 이탈하면 속도가 잘 안나더라도 어느정도 조향과 조작이 가능한데, 모래바닥에서는 그냥 답이 없습니다. 브레이크를 잡아도 차가 전혀 멈추지 않고, 엑셀을 쳐도 차가 잘 안 움직이죠. 얘네들 보면 젖은 노면에서도 레인타이어 끼고 잘만 달리는데도 어떻게 해서든 모래바닥은 피하는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깍두기타이어 단 MTB나 작정하고 모래밭에서 달리는 더트바이크 아니면, 위 사진과 같은 곳에서는 타지 마세요. 안전뿐만 아니라 기기수명에도 좋지 못합니다. 구동부나 서스펜션에 덕지덕지 붙은 모래들은 물마냥 자연적으로 증발하지 않습니다. 저런건 에어건으로 떨어내기 전까지 기계에 계속 붙어서 악영향을 미칠겁니다.
또한 이런 부류의 사람들도 보입니다. 특히 구조상 땅을 발로 짚기 수월한 킥보드에서, 발로 땅을 짚어서 멈추려는 분들 말이죠. 자전거나 전동킥보드 탑승중 슬립이 났는데 그게 '시속 15~18 이하로 달리는 상황' 에서 '신발으로 트랙션을 잡을 수 있는 도로 상황'이라면, 발로 땅을 짚은 뒤 전속력으로 열라 달리면서 최대한 멈추는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두조건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면 땅 짚는순간 100% 넘어지게 되므로 안하느니만 못합니다.
모든 이륜차는 무게중심이 차량 전체 높이 대비하여 높은 곳에 위치하여 있으며, 보통 앞으로 향해 있습니다. 따라서 전륜에 더 많은 하중이 실리므로, 같은 힘으로 제동시 토탈 제동력은 앞브가 뒷브 제동력보다 훨씬 높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즉 앞브만 잡으면 한바퀴 앞으로 구를것이고 뒷브만 잡으면 뒷바퀴만 슬립나다가 박는다는 의미가 되겟죠. 일반적으로 앞:뒤를 6:4-7:3의 비율로 잡으라고는 하지만, 라이딩 포지션 및 라이더와 바이크의 제원 등 이륜차에서의 무게중심은 변수가 매우 크니 앞서 언급한 비율이 항상 정답이 아닙니다. 여러번 브레이킹을 해보면서 자신과 자신이 탑승하는 차량에 맞춘 비율을 찾고 그에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자전거는 좌측 앞브 우측 뒷브가 표준이나, 전동킥보드는 보통 좌측에 뒷브가 있습니다. 앞브가 있는 제품이면 그건 오른손에 달려있죠. 제꺼도 그래요. 후륜에만 제동창치가 있는 전동킥보드를 설계할 때 한손 주행을 원천봉쇄하고 조작계를 양손으로 분할하기 위해 그랬다는 설도 있구요, 아무튼 브레이크 위치와 적정 강도는 꼭 숙지해야 합니다.
낙법을 반드시 알아야 하구요, 넘어질때는 무조건 핸들바에서 손을 놓고 땅부터 짚으세요. 그러기에 장갑은 필수입니다. 저속에서 슬립할때는 미끄러지기보다는 뒹구는게 찰과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여러번 사고를 겪었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는데, 딱 한번 비행한뒤 손이 아닌 어깨부터 착륙하여 크게 다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손부터 짚으면 손이 갈려나갈게 뻔하기에 장갑은 꼭 필요하구요, 고속으로 넘어질 경우 팔목이 꺾일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동킥보드 / 전동스쿠터류 한정이지만, 아무리 발판이 넓더라도 발 절대 모아서 타지 마시고, 무릎 펴지 마세요. 발판에 발을 모을 경우 안정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두 발은 앞쪽과 뒷쪽에 두되 수직을 이루지 말고 약간의 각도를 이루어야만 하며, 무의식적으로 땅을 짚을 때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왼발이 앞쪽에 가있어야 합니다. 위 자세가 가장 이상적인 자세라고 생각하구요. 동시에 무릎은 살짝 구부림으로써 충격을 흡수해야 하며, 급가속 및 급감속에 따른 무게중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몸을 전후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무슨 지킬 점이 드럽게 많은데 이걸 다 지키기도 쉽지 않습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eagle의 내용은 이륜차 탑승에 대한 general precautions 가 아니라 차량의 주행요령과 긴급상황 대처에 대한 글이기 때문입니다. 차가 슬립이 나고 자빠지는 급박한 상황 몇 초동안 합리적으로 생각하여 행동에 옮기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결국 이게 문제에요. 이렇게 글을 써놔도 초보자들이 지키기가 쉽지가 않고, 사고 발생시 부상을 줄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하게 큰 부상을 입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위험하다 해서 무조건 기피할 수는 없는거죠. 그런 논리대로라면 여러분 핸드폰 터질수도 있잖아요? 그니까 폰 들고다니면 안되죠. 이게 말도 안되는 소리가 맞고, 무엇보다도 독자 모두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는 모두의 일상에 편의를 제공하고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물건들이라는 명제에는 동의하실 겁니다. 그러니 최대한 많이 연습하는 것 밖에 답이 없어보입니다. 공유킥보드를 이용하는 분들 중 자전거도 못타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문제는 언젠가는 해결되야 할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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