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하필 친가의 피가 진해서, 치과적인 문제가 많네요..
사랑니가 4개 다 있는 데다가, 전부 다 반쯤 누워서 났고, 이가 뒤틀린 모양이라서 칫솔질로는 치석 제거가 잘 안 되어서 충치도 잘 생기고, 잇몸뼈도 적고 등등..
(여동생은 사랑니 2개에 저 정도로 눕지는 않았고, 저보다는 모양이 반듯하게 났고.. 하지만 역시 치아 상태가 좋지는 않기에, 임플란트 2개 심었네요)
거기에다가 어렸을 때, 교통 사고가 크게 두 번이 났었는데, 그 때, 치과 선생님께서 저는 턱하고 잇몸 쪽을 중점적으로 다쳐서, 치과적으로는 50세가 고비일 거라면서, 매해 대학 병원에서 점검을 받으라고 하셨는데.. 그게 어디 쉽나요..
그렇게 무시하고 살다가 전역을 앞둔 말년 휴가 때, 드디어? 동네 병원에서 사랑니를 하나 오후에 뽑았는데..
그 날 심야에 구급차 타고 신촌 세브란스로 실려 갔습니다, 피가 안 멎어서요.
그리고 이틀 동안 입원 치료 받다가 퇴원을 했고 (그러고도 휴가를 11일을 못 쓰고 전역했네요..ㅠ.ㅠ..)
그 이후로는 발치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가,
작년 초가을에, 남은 사랑니들 중 하나가 너무 심하게 썩어서, 아버지 단골 (아버지와 여동생이 임플란트 심은 곳) 치과에서, 아드님까지 오시면 임플란트 2개에 1백만원에 처리해 주겠다고 협상을 해서, 발치를 하러 갔는데..
의사는 엑스레이 사진 한 번 슥 훑어 보더니, 휙 가버리고, 실장?도 아니고, 왠 간호사가 발치를 하는데..
스틱스 강에 허리까지는 담궜다가 온 것 같습니다, 제가 무지막지하게 더위를 타서 반팔 티를 1년 중 대부분을 입고 있을 정도인데.. 발치하고 나서는 빈혈 때문에 너무 어지럽고 추워서 역 앞 번화가에서 주저 앉아 있다가, 18년만에 택시를 탔을 정도에,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들어가 있는데도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이 후덜거리면서 눈 앞이 캄캄하더라고요.
아버지는, 나는 그런 적이 없는데 네가 이상한 거라고 하시고, 치과에서는, 당일에는, 원래 이 빼면서 피가 좀 나기 마련이라고 들은 척도 안 했기에, 직접 따지러 다시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마침, 아까 낄낄님께서 적으신 것처럼, 왠 아주머니께서, 며칠 전에 시술하신 임플란트가 안 맞아서 너무 아프고 불편하다고 오셨더라고요.
그런데 그 분을 상대하는 실장이라는 분이 "고객님, 임플란트라는 게 원래 그래요. 어디 자기 치아만 하겠어요? 그냥 참고 한 달 정도 써 보세요"라는 너무나도 상투적인 말로 무시하면서, "그러면 어쩌라고요? 임플란트 비용을 환불이라도 해 드려요? 아니면 좀 깎아 달라고 지금 그러시는 거에요?"라고 하는데..
옆에서 그걸 본 저는 "와.. 이 치과는 절대로 오면 안 되는 곳이구나..."라는 게 절실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당연히? "그러게 저희가 발치하면 피 난다고 그랬잖아요? 그건 고객님이 특이한 거지, 저희는 몰라요"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요즘 임플란트가 싸다 싸다 하지만, 2개에 1백만원이면 충분히 싸다고 생각을 했기에, 그리고 저희 아버지의 강추로 그 치과를 택했는데, 그런 일을 직간접적으로 겪으니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치과들을 돌아 다녔고, 그 중의 한 곳에서 소개장?을 받아서 다시 신촌 세브란스로 가서 보름을 대기했는데..
아주 깔끔하게 잘 발치를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12월을 앞두고 너무 바빠서 나머지는 봄이 되면 뽑을게요.. 했는데..ㅠ.ㅠ..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