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귀입니다
문화의 세대교체가 참 빠르죠.
광화문 광장에서
너희들 하루히를 잊은거냐!!!
하고 외치면
"그게 누군데 ㅆ덕아"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라
???
하고 "? 진짜 모름" "뭔데 미쳤나봐"
소리가 들려오는 게 요즘입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지나도 세대 간에 공유되는 흔치 않은 문화가 있습니다.
어딘가에서는 이것을 고전이라고,
혹자는 명작이라고,
어쩌면 누군가는 지겹다고 하겠습니다만
어쨌거나 너도 알고 나도 안다는 건 인간관계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부모님을 모시고 '인디아나 존스 5'를 보러 간 것입니다...
해리슨 배우의 은퇴작이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며,
30년이 넘은 세월동안 꿋꿋하게 TV 프로그램 한 켠을 차지해온 시리즈.
자녀와 같이...는 아니더라도
부모와 같이 보기에는 참 좋은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어땠냐구요.
음. 뉴에이지 아메리칸 감성을 도무지 모르겠어서 그런지,
대녀(대부로서 맡은 친구 딸래미)가 모든 일의 원흉이자,
캐릭터 성 형성이 되다 말았고, 어떠한 성장을 보여주기보다는 남아있는 인간성을 조명시키려고 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에는 투-트랙 주인공 체제의 매력을 살리지 못해서 영화의 전반적인 재미가 대폭 감소했다고 생각합니다.
그와는 별개로 우리 인디 할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어다니시더라구요. 액션은 재밌게 봤습니다.
배경 설정이 좀 암울했지만...
보여주는 액션 활극과는 별개로
인디아나 존스라는 작중 인물은 모험 없이는
스스로에게도 주변에게도 성립되지 못했다는 게
인디아나 존스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부분이었다고 보여지기도 하는 군요.
마치 토니 스타크와 아이언맨처럼 말이죠.
다음에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영화는
"오펜하이머"입니다.
영화감상끼...-마귀는 8월 15일 이후에 돌아오겠습니다.
사실 이번 관람은 좀 충동적이었는데
나름 추억을 잘 마무리 해서 기분이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