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9시경 저녁 힘든 랩돌이 생활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 근처 역 앞으로 나왔을 때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위키니트질(...)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아저씨 한 분이 와서 돈을 빌려 달라고 하더군요.
"자기가 광주에서 왔고 일때문에 인천에 왔는데 택시를 타고 돌아가다가 그만 지갑을 차 안에 두고 왔다. 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타고 싶다.
중요한 일때문에 꼭 내일까지 광주로 돌아가야 한다." 라는 식으로 말이죠...
복장은 파란색의 정장이었습니다. 소화가 잘 안돼는지 입냄새가 약간 있더군요.
저도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따로 돈 버는 수입도 없어서 "저도 돈이 별로 없습니다."하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좀 간곡하게 부탁하더군요.
고민 많이 했습니다. 이 사람 아무리 봐도 의심스러운데 싶어서 말이죠...
그래서 그럼 내가 전철타고 버스터미널까지 같이 가서 광주행 표를 끊어 주겠다 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니 당황하면서 돈만 빌려주면 된다. 번거롭게 하기 싫다 하더군요.
몇 번이고 그렇게 제안을 했지만 거절하더군요.
여기서 더 생각해 봤어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갔다면 기사님이 터미널 근처까지 가주시지 터미널과 거리가 한참 되는 다른 동의 역에서 내려주지는 않다는 것을요.
하도 피곤한지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았고, 오히려 세상 너무 각박하게 살면 그렇지 않은가 하는 마음으로 결국 카드로 3만원을 인출해서 드렸습니다.
일단 확인차 전화번호하고 이름을 받아 놨었습니다. 순순히 주민번호까지 불러주더군요.
사실 돈을 주면서 이런 경우 대게 돈을 버린다 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웠긴 했습니다만....3만원이 저한테 절대 작은돈이 아닌지라....비운 마음에 계속 혹시나 하는 마음은 일어나더군요.
일단 본인은 내일 도착하면 통장으로 바로 수수료까지 해서 입금해 주겠다고 제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가져갔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오늘 전화도, 문자도, 통장에 입금도 안돼더군요.
뒤늦게 인터넷으로 그 사람의 이름과 생일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TV에도 나왔던 사기꾼이라고 하더군요. 유명한것 같습니다. 전국에서 출몰하나 봅니다.
기글분들도 당하지 마시라고 그쪽에서 말했던 신상 공개합니다. 뭐 그래도 이미 인터넷에 전부 공개 된 정보네요.
임일빈, 720204 - 1056312, 062-514-6603
어제의 경우는 파란색깔이 있는 양장을 입고 있었습니다. 이분에 대해서 인터넷에 공개된 레퍼토리를 보니 대게 본인이 광주에서 왔다 이러는데 사실은 서울 태생이라고 합니다.
제가 그 사람에게 돈을 주면서 각박해 지지는 말자 라는 생각으로 돈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완전히 농락 당했네요. 세상 치사하고 약아져야지 살아 갈 수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