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침대 윗층이 제가 썼고, 아랫층은 그 위구르 애가 썼었는데,
체크인 첫날, 침대 시트 셋팅하고 그러는데, 어떤애가 방에 걍 서있더라구요.
그리고 호스텔 직원애랑 대화하는데, 제가 중국어를 못해도 딱 봐도 제 이야기 하는거 같았습니다.
대만에서 상해로 왔다. 한국인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아니, 아고다 시스템은, 투숙객 예약 내역을 일부 볼 수 있나??? 아니면 중국 정부 입국 신고 내용이 일부 보여지나..)
그때 잠깐 그 애 얼굴을 봤는데, 엄청 진짜 잘생겼어요.
근데, 딱 봐도 중고딩때 엄청 잘생겼는데 매우매우 양아 느낌이 걍 확 오는 아이 랄까?
설마 먼저 시비를 걸겠어? 하고 저는 안대 끼고, 에어팟 노이즈캔슬링 하고 쿨쿨 잤습니다.
저는 보통 5:30분에 일어나서 못해도 6시에는 여행하러 나갔고,
들어오면 21시 정도 되거든요.
그 밑에 위구르 애는 한 10시 정도에 나가서 22시 넘어서 들어옵니다.
이 생활을 3일 하고, 마지막 날 짐 싸느라 낑낑대면서 22시 넘겼는데, 그 위구르 애가 들어오더라구요.
KFC에서 햄버거 샀는데, 하나 주면서 제거라고 먹으라고 했어요.
뭔 뚱딴지 같은 소리인지.. 말 한마디도 섞지도 않았는데 제꺼라구요? 당연히 경계했죠. (출국 날까지 경계했습니다) 걍 지가 먹을 저녁인데 손님(?)대접용으로 용도가 바뀐거죠. 게다가 위구르는 유사 아랍문화일테니까요.
(차별적 발언일 수도 있겠으나, 아랍문화권에서 무대뽀로 과잉 친절 배려 지원 해줬다가, 갑자기 자신이 베푼것 배로 다시 달라고 표정 싹 바뀌는거 싫어서 무조건 거절..)
근데 그 애가 위구르인인걸 어떻게 알았냐면, 걔가 먼저 위구르에서 상해로 와서 배달일을 전업으로 하며 산다고 말해줬거든요.
이 호스텔에서 아예 월세 내고 산다고 하구요. (참고로, 그냥 일반 사무직도, 이 호스텔에서 월세내고 눌러앉아 사는 사람들 많습니다. 중국 경제가 어떤지 감이 팍 오죠.)
걔가 저한테 중국에서 한국문화를 몇 가지 정도였는데,
1. 중국 꽁냥이 밈이 엄청 인기였다고 했고,
2. '스미다'(思密达) 밈 (한국어를 들으면 맨날 '했습니다', '입니다' 말한다고 붙여지는 별칭내지 멸칭) 보여주고 (사실 기분 나쁜거일수도 있지만 어짜피 저와 상관 없는 애잖아요? 걍 '한국 문화를 중국 일상에서 열심히 소비해 주어서 한국인으로서 매우 기쁘다' 라고 해줬습니다)
그리고 3. 중국에서 수박을 꼭 먹어야 한다며, 전 급구 말렸는데, 지가 알아서 饿了么에서 수박을 15원 주고 시켰는데, 시키자 마자
거짓말 안하고 8분 정도만에 배달 오더라구요. (배달의 민족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
알고보니, 한동안 혐한 컨텐츠로, 한국은 수박이 비싸서, 수박 껍질까지 김치 깍두기로 만들어 먹는다더라 하는 영상이 쫙 펴졌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중국오면 꼭 과일 먹어야 한다고, 수박 꼭 먹어야 한다고 염벼ㅇ을 ..)
경상도에서는 수박 껍질을 깍두기처럼 담궈서 먹는걸 본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좀 처음 봤을때 너무 충격이긴 했는데... 암튼
그러한 가짜 뉴스 영상을 진짜로 순진하게 믿고 저를 대해주는거 같기도 했습니다. (한국인이 돈이 없어서 수박을 못 먹는다는 걸 진짜 믿는거 같...)
이 친구, 뭔가 붙임성도 좋고, 그래서 좀 더 놀면 가방정리도 못하겠구나... 이러다가 같은 침대 속에서 밤새 SNS 보다가
출국일정 망치겠다 싶어서 단호박으로 응대하니까
엄청 시무룩 하더라구요.ㅋㅋ
아니 야식도 안먹은 저한테 23시에 수박먹으라고 하면 어떻게 해요. 그래서 다음날 출국하기전에 다 먹겠다 약속하고 (진짜지? 라고 물어보던) 다음날 아침에 수박 다 먹고, 배달 영수증에 '감사히 잘 먹었다'고 메모 남기고, 마지막 여행지 갔다 오니까
그 메모 안버리고 책상에 고이 모셔놓았더라구요. 뭔가 괜히 색안경 끼고 너무 무심하게 대했나? 싶었고...
(어짜피 위쳇도 모르는데, 어쩔껀데? 하면서 행동 해도 되긴 했죠)
그 애 대화에서 '위구르는 상해 처럼 삐까뻔쩍 하지도 않고, 최신 첨단 기술 도시도 아니고, 전기차도 없고, 최신 폰도 없다' 라고 말을 해줘서
위구르가 어떤 동네지? 하고 찾아봤다가
다음 여행지가 여기다!
이곳이네!
위쳇 교환할껄
하고 살짝 후회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 친구 진짜 잘생겼어요. 위구르 가면 잘생기고 이쁜 사람들 많나....)
특히 카슈가르 같은 곳은 우루무치와 달리 중국인 유입이 적어서 더 서양스러운 모습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