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컴퓨텍스 가세요?'라는 질문을 각기 다른 사람한테서 세번 쯤 듣고 보니, 아 이제는 예약을 안하면 안되겠구나 싶어서 질렀는데요. 정말 역대급으로 예전같지가 않군요.
컴퓨텍스를 준비할 때 비행기는 김포-송산 30만원 이하, 숙소는 에어비앤비에서 시정부-중샤오 푸싱 사이로 일주일 동안 20만원 이하, 대충 이런 기준을 잡고 지금까지 갔었는데요.
코로나 동안은 당연히 못 가고, 작년에 낌새가 이상하다 싶더니 올해는 뭐 대놓고 가격이 오르고, 그나마 찾기도 어렵네요.
우선 비행기는 김포-송산은 씨가 마른데다 가격도 비싸고요. 중국 경유로 가면 30만원 이하로 나오긴 하던데 중국에서 한 12시간 체류한다면 구경이라도 할텐데 어설프게 3, 4시간 경유 같은 쌩고생은 하고 싶지가 않네요.
그래서 인천-타오위안으로 40만원을 간신히 맞처서 질렀는데, 가격도 오르고 공항까지 가기도 귀찮고 이래저래 참 마음에 안 듭니다.
비행기야 이번에 현충일이 껴서 한국-대만 사이 요금이 올랐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에어비앤비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여기는 가격도 올랐고 그나마 숙소도 안 보이네요.
예전에 다녀온 숙소들이 대체로 마음에 들었고, 그냥 갔던 데 또 가는 안전한 선택을 하려 해도 말이죠. 갔던 숙소들이 다들 장사를 안해요. 뭐 여기까지는 코로나 때 다 문닫은 거라고 생각할 수는 있는데, 그냥 전체적으로 수가 줄었네요.
에어비앤비가 가격이 싼 숙소가 있고, 옵션을 잘 고르면 오랫동안 체류하면서 빨래를 맘대로 할 수 있고 냉장고도 쓸 수 있다는 두 가지 장점 때문에 즐겨 썼는데... 이번엔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호텔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호텔 말인데, 이것도 예약하면서 피가 상당히 말랐습니다. 구글에서 대충 검색해서 적당히 싸고 괜찮은 위치를 보여주길래, 별 생각 없이 눌러 보니 아고다 페이지를 보여주더라고요? 아고다면 유명하지 않던가 이러면서 질렀죠.
그 후에 영수증이나 부킹 컨펌이 메일로 날아와서 다 된줄 알고 마음을 놓았는데요. 호텔 위치를 다시 보려고 아고다에서 예약 목록을 눌러보니 예약된게 하나도 없데요?
이 때부터 똥줄이 쎄게 타오르기 시작하면서 로그인로그아웃로그인로그아웃을 반복하고 고객센터를 알아보고 챗봇을 걸어보고 온갖 검색을 하다가 아고다라는 사이트는 이 정도 찐빠는 앙증맞기 그지 없는 수준일 정도로 수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월요일 영업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나 전전긍긍하던 차에.
혹시나 싶어 구글 계정이 아니라 제 개인 메일로 로그인해보니 여기에선 또 뜨네요. 아고다를 썼던 적이 있는지 가물가물해서 그냥 구글 계정으로 가입해서 한다고 선택했는데, 이게 왜 또 이렇게 되나...
그래도 외국 나가서 사고가 난 게 아니니 이 정도면 그냥 해프닝으로 치고 넘어 가렵니다. 아니, 그래야만 해요.
외국에서 비행기 놓쳐보고 비자 기간도 지나봐서, 그런 건 진짜 병적인 수준으로 관리를 하는데... 설마 이번에 대만 갔더니 중국이 미사일을 쏘았다 지진이 큰게 터졌다 이러진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