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드러누워서 거실불을 끄고 싶다는 이유로 지그비 기반 IoT 전등 스위치를 샀습니다. 개당 가격은 얼마 안 하지만, 지그비 장비 단독으로는 네트워크에 붙을 수 없으니 게이트웨이 장비가 별도로 필요합니다. 제조사 공식 게이트웨이는 6만원이 넘어요 하하.
여튼 그렇게 설치하고 보니 제조사 공식 게이트웨이는 전용 앱으로만 제어 가능합니다. 스마트띵즈 연동도 안 되니 갤럭시 홈미니 연동도 안됩니다. 아이고야 이래서야 침대에 드러누워 빅스비 불 꺼줘 하는 나태한 생활은 어렵습니다.
게다가 앱은 솔직히 구립니다. 로그인도 단 한 개 장비에서만 되는데, 휴대폰 두 대에 아이패드까지 쓰는 입장에서 침대에서 뭘 쥐고 있을지는 모르는 입장에서 이건 너무한거 아니냐구요.
그래서 라즈베리 파이에 지그비 모듈을 올려서 홈어시스턴스 게이트웨이로 제어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고 내 6만원.
여하튼 지그비 디버그 모듈을 사 와서 펌웨어를 엎고, 홈어시스턴스 설정을 잡고, 로그인 세션 보관되고 장비도 그럭저럭 호환성 문제는 없는데, 아뿔싸 이번엔 신호강도가 너무 구립니다. 거실에 두면 안방이 안 잡히고 안방에 두면 거실이 안 잡혀요. 세상에.
물론 지그비는 메시 네트워크이므로 리피터를 추가하면 사정거리 아니 커버리지 확장이 가능합니다. 알리에서 안테나 달린 쎄 보이는 놈을 주문했는데 아니 이건 초기불량이잖아. 벌써 열흘 째 메시지 읽씹하는 판매자를 조지기 위해 분쟁절차를 열어야 하겠네요.
여하튼 국내 판매상에게 또 주문을 했는데 이번에도 불량 당첨. 정확하게는 안테나 강도가 요상하게 약해서 반경 2미터 거리를 벗어나면 신호가 끊기네요 써글.
이쯤되면 그냥 돈으로 해결하자 하고서는 지그비 모듈은 모두내다버리고, 아마존 가서 스마트띵즈 허브를 구매했습니다.어설픈 디버그 모듈 쓰느니 기성품 쓰면 설정도 한 방, 성능도 안정적인데다 빅스비 연동이 되거든요. 이번에도 신호강도 문제가 생긴다면 이케아 기성품 리피터를 달아줄 생각입니다.
한 달 남짓 저녁마다 삽질을 했는데, 딱히 이게 재미도 없었던 것을 보면 별로 남는게 없습니다. 기성품만 딱 사와서 달면 끝나야 진정한 IoT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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