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일본 킹마존에서 양품급의 중고품을 구입한 샤프전자의 전자 공책 WG-S50입니다. 전자적인 방식으로 무언가를 기록하는 수단이 필요했지만 태블릿 피씨는 비싸면서 필기용으로 쓰기에는 너무 아깝고, 제대로 된 전자 잉크 태블릿은 상식 외의 가격대가 책정된 상황에서의 대안 중 선택한 alternative 한 무언가인데요, 개인적으로 참 여러가지로 샤프전자의 전자기기와 인연이 꽤 깊은 듯 싶은데 뭐 그건 논외로 치도록 하죠.
제품 자체는 굉장히 훌륭했다고 평가합니다. 구매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자주 사용함에 따라, 매우 많은 자료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지금껏 맡았던 과외 학생들의 수업진도 등 정보라던가, 각종 발명과 사업의 아이디어 및 디자인을 적어둔 노트 또는 교재에 등장하는 각종 수식이나 그래프를 따라 쓴 연습장 페이지의 측면에 크게 '본인이 좋아하는 특정 영단어' 와 '특정 한국어 욕설'을 적어둔 낙서들과 같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정보부터, 본인이 사용하는 비밀번호, 차계부(?), 혹은 작년 11월 누군가가 그려준 4단계 흑백 계조의 리사 앤더슨 야짤과 같은 중요한 자료까지... veritas의 정신세계의 약 15% 이상을 구성하는 매우 다양한 정보가 저장되어 있어 중요도가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왜 이게 개발살이 났는지 묻는다면, 전 모릅니다. 저걸 떨어뜨린 적도 전혀 없고 가방에 넣고 굴린 적조차 없기 때문이죠. 심지어 교통사고조차 버틴 무시무시한 물건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바로 전 이제 x됬다는 점인데요, 그 이유는 화면이 나가면서 감압식 터치 모듈까지 손상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터치가 되는 부분은 모서리 부분으로 한정되며 그마저도 정확성이 매우 떨어져 작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인데,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USB 연결 모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화면의 중앙부에 있는 박스를 선택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USB 모드를 활성화할 수 없어, 내부의 자료를 빼올 수 없다는 점이죠.
그나마 요새 중국에서 풀컬러 전자잉크 노트패드가 4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추세인 듯 싶은데, 그냥 아예 이걸 노릴까 싶기도 합니다. 초기 구매가는 절대 '저렴' 과 '가성비' 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지만, 최소한 그런 제품이라면 블루투스 키보드 연결해서 Google Docs 상의 문서 편집용으로 사용해도 되고 펜을 사용하는 노트패드로도 쓸 수 있으면서 전자책까지 볼 수 있으니 일석삼조. 다른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이게 더 가성비가 뛰어난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이 세가지 용도가 아니면 저에겐 태블릿이 쓸모가 없으니, 어쩌면 크롬북마저 팔아버리고 이걸 들이는게 더 나을sudo 있구요. 옆에서 누군가가 주장하기를 딸배 40번 뛰면 신형 전자노트가 생긴다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전자노트가 없는 이 공백기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아까운 데이터들을 통으로 날릴 수도 없고.... 어떻게든 복원은 해야겟는데.
본가에서 닌텐도 위의 반댓말은 아래... 위...wii...아래.... 푸하하하.. 가 아니라... wii를 중고로 저렴하게 구매해서 모니터와 함께 가져왔는데, 그 모니터를 가져오면서 무려 어댑터를 안 가져와 버리는 희대의 미친짓을 저질렀습니다.
따라서 모니터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불행 중 다행이게도 방에 있는 소니 SLK1i 오디오에 영상 및 음성 외부입력 기능이 있습니다. AV 용도보다는 전자 액자용도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추가한 기능이기에, 노란색 컴포지트 포트를 연결하는 순간 자글자글한 화면이 상하좌우로 덜덜덜 떨립니다. 소리는 매우 정상적이지만 이 제품이 '오디오'임을 감안하면 매우 당연한거죠. 소니 개발진들도 이걸로 누군가가 게임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을 것이기에, 충분히 납득이 되는 부분입니다.
아무튼 어댑터를 사야하는데, 모니터의 입력 전압에 맞는 출력의 어댑터는 무려 3개나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경 외경이 문제군요. DC 전원 공급용 잭의 표준이라는게 있긴 한지 의문이지만, 만약 그 표준이란 것이 존재하긴 한다면 그 창시자의 부모님을 좀 뵙고 싶은 기분이 살짝 들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귀찮으니 내일 아침 어댑터를 사러가야겠습니다. 물론 글쓴이에게 아침이란 14시 이후를 뜻하는 단어이구요. 헬지 서비스센터에서 정품을 비싼돈주고 살지, 용산까지 가서 꼬다리만 싸게 구입할지 고민이 되는군요. 무엇을 선택하든 간에, 본인의 실수로 인해 지갑이 얇아지며 이로 인해 매우 꼴받는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되겠습니다
아... 그래서 결론은, <리듬 세상 Wii> 는 화면을 켜지 않고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음악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것만이 목적인 매우 간단한 게임에 영상이 필요한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요.
최소한 이 녀석의 행방만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그나마 기분이 살짝 나아질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