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igglehd.com/gg/4506140 여기에 쓴 영화 하나를 보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눈 앞에 보이는 카페에 후딱 들어가려 했는데.. 마누라가 들어가길 주저주저하다가 제가 재촉하니까 들어갑니다. 나중에 왜 그렇게 주저했냐고 물어보니 의자에 깔아둔 방석들이 너무 지저분했데요.
엄청나게 맛있는 커피 같은 건 바라지도 않고, 그냥 차가운 물과 카페인 정도면 족하니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냉동실에서 몇 달 숙성된 얼음 맛만 느껴집니다. 참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살지만, 그 커피가 아깝다고 다 마시고 나온 것보다 큰 실수는 요새 없었군요.
가게 입구에 임대가 붙어 있고, 주인 아저씨는 다른 아저씨랑 이야기 중이고, 다른 손님은 하나도 없었어요. 장사가 안 되서 가게를 내놨고 그래서 커피 맛이 더더욱 없는건지. 아니면 커피 맛이 없어서 장사가 안 되고 그래서 가게를 내놓은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집 근처 스타벅스가 정말 역대급으로 맛이 없던데 거기를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원두야 둘 다 형편없다 치더라도, 최소한 스타벅스는 냉동실 숙성 얼음을 쓰진 않거든요. 커피 마시고 괜히 뱃속이 불편해졌는데, 지하철의 델리 만쥬 한 봉지와 오뎅국물 한컵이 들어가고 나서야 겨우 진정되더군요.
이런 곳을 볼 때마다 내가 카페해도 저거보단 낫겠다 생각이 들어요. 제가 잘낫다는 소리가 아니라 그 정도로 커피가 형편 없다는 소리. 가게를 내놨으니 별로 장사할 의욕이 안 드는 건 알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