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전혀 상관 없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어쩌다보니 신혼여행에서 안도 타다오의 건물이 가득한 동네를 들리고, 그후로도 제주도에서 두어군데 보고 나니 저 건축가에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저 다큐멘터리 자체는 나온지 꽤 됐는데, 마침 영화관에서 예술영화 비슷하게 취급해서 잠깐 개봉하기에 다녀왔습니다. 지금쯤은 다 내려갔을 거에요.
일단 영화 소개 보면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2370 이렇게 나와있는데, 저것만 보면 안도 타다오라는 캐릭터가 거장이 되어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듯 하지만 전혀 그렇지는 않고요.
영어 제목도 '사무라이 아키텍트: 타다오 안도'라서 닛폰삘이 차오르는 그런 영화인가 싶을텐데 전혀 안 그렇습니다. 그냥 일본 사람이 해외에서 활동을 많이 하니 그렇게 붙였나봐요.
몇 가지 대표적인 건축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사람의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볼만하고, 그냥 건축에 관심이 있어도 볼만한데, 그 외에는 글쎄요.
우선 성공한 사람 밑에서 일한다는 게 여간 빡세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줍니다. 사무실에 오는 전화 내용을 모두 듣고 지시한다던가,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지적한다던가, 9시 전에는 퇴근하라던가.. 저같은 사람이라면 3달도 못 버티고 도망칠듯요.
건축 자체의 경우 재미있는 말을 많이 하더군요. 바깥에서 어떻게 보이는게 중요하지 않고, 안에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안도 타다오의 건물이 형태와 소재를 단순하게 만든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한 착각이었어요.
그 안과 밖 이야기를 듣고 나서 영화에 나오는 건물이나, 지금까지 봤던 건물들을 되새김질 해보니 확실히 그렇구나 공감이 되더군요. 크고 굵직한 프로젝트보다는 자잘한 건물들이 더 관심이 가는데, 아무래도 큰거 위주로 소개한 건 아쉽고.
주변 환경을 고려해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의미가 깊더군요. 공원 바로 옆집을 지을 때, 공원의 나무가 그대로 보이게 해서 정원/나무를 더 많아 보이게 하는 방법이라던가..
국내 개봉을 했으니 조만간 IPTV 같은 곳에서도 서비스할 것 같은데, 건축물에 관심 있으시면 한번 보세요.
유투브 '디자인 읽어주는 남자' 입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쉽게 설명햤는데, 건축과 자동차와 디지인을 연결지어 설명해줘요.
낄이라몀 좋아할 법한 컨탠츠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