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가 안좋습니다.
아니, 아프기야 아픈데 아픈 건 아픈거고 말이죠...
약간 오한이 들고, 속은 시궁창으로 약한 장염기가 있어 핫팩 붙여놓으니 좀 낫고. 두통에, 무기력함이 한층 더해져서 야무치처럼 쓰러져 있었습니다.
잠시 화장실에 들렸다가, 나가기 위해 휴지를 집던 와중.
휴지를 떨궜어요. 요즘 자꾸 손에서 뭘 떨궈요. 점점 심해지는 것 같은데.
그래서 휴지를 주우려고 몸을 기울이니 주머니 안에 있던 휴대폰이 스르륵.
퐁당.
OTL...
빠르다면 빠르고 느리다면 느리게 꺼내서, 대충 슥슥 닦고, 잘 되길래 하다가 폰이 꺼지길래 OMG 하며 수건으로 싸놓고 다시 야무치처럼 누워있기를 반나절.
문명인이자 공돌이 지망생으로서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는 미세한 의욕이 피어올라서 손톱과 쓸모없어진 네이놈 페이 체크카드로 폰을 뚜따했습니다. 나름 잘 말린 것 같은데 물기가 보이네요.
작은 십자드라이버가 없어서 여기서 다시 막혀서,
한동안 또 야무치 포즈로 있었습니다.
공돌이 동기한테 십자드라이버를 빌려서 여차저차 분해했습니다. 침수라벨은 멀쩡한데, 충전 단자 보드에 약간 물기가 남아있더라구요. 닦아줬습니다.
마저 분해하려니 배터리는 확실히 접착제로 붙어 있고, 위에 보드는 힘 주면 보드가 부러지거나 제 손가락이 부러질 것 같아서 GG.
좀 쉬다가 아몰랑 하고 켜보니 켜지더래요.
그래서 닫고 보니 아아아악 빛샘.
아무래도 배터리를 억지로 빼려는 과정에서 프레임에 무리가 간듯 해서 다시 분해 후 이리저리 비틀어봐도 빛샘이 안사라지대요.
포기하고 다시 조립.
야무치와 함께 인생의 무상함을 논하다가 문득 폰을 켜보니 프레임이 자체복구됐는지 빛샘이 사라졌습니다.
언제 죽을 지는 몰라도 얘도 저도 지금은 아니란 거겠죠. 좋은 주말 되세요 기글 여러분!
생각해보니 폰이라서 그건 안되겠군요...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