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변속기는 대부분 아시다시피 사람이 직접 손과 발로 변속을 하는 수동변속기와 전자제어로 변속을 하는 자동변속기로 나뉩니다.
요즘은 CVT(무단변속기)나 DCT(듀얼클러치 미션)등 여러 변속기 타입이 있지만 얘네들은 자동변속기의 범주로 들어가죠.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어봉이 차의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기어봉이 점점 사라지고 버튼이나 핸들뒤에 달린 패들 쉬프터로 바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기어봉을 잡고 변속하는 재미를 가진 수동변속기 차량은 몇몇 펀카들을 제외하고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아쉬울 따름인데요.
오늘은 이 수동변속기를 자동변속기 처럼 만든 당시에 나름 혁신적이었던 변속기에 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출처 : https://www.saabplanet.com/how-stuff-works-saab-900-ng-sensonic-clutchless-technology-in-practice/
그 변속기는 1994년 SAAB(사브)에서 나온 센소닉이라는 변속기입니다.
엥? 저거 수동변속기 아닌가요? 라고 하실 수 있는데 반은 수동변속기, 반은 자동변속기입니다. 이걸 다른 말로 반자동변속기라고 부르죠.
(국산차에도 비슷한 변속기가 달렸던 적이 있는데, 스파크에 이지트로닉이라는 반자동변속기가 달렸었습니다)
변속레버는 일반적인 H패턴 레버이지만, 수동변속기 차에 필수적으로 달려있는 클러치 페달이 없습니다!!!!
운전자가 직접 클러치를 밟는 것이 아닌, 운전자가 악셀을 땐 것을 차량의 컴퓨터가 감지해 직접 클러치 페달을 밟은 것 처럼 동력을 끊어줍니다.
대충 일반적인 수동변속기의 변속은
2단 -> 악셀 땜 -> 클러치 밟음 -> 3단 변속 -> 클러치 땜 -> 악셀 밟음 이라면
센소닉은
2단 -> 악셀 땜 -> 3단 변속 -> 악셀 밟음 이렇게 간단해집니다.
(차를 좀 아시는 분들은 레이스카에 쓰이는 시퀀셜 미션과 같다고 생각하실텐데 비슷합니다)
요렇게 보면 되게 획기적인 변속기 같지만, 그 편리함돠는 반대로 그다지 유명하지가 않는데요.
그 이유는 탑기어의 에피소드를 보시면 이해가 됩니다.
이 센소닉을 단 차가 제일 난감할 때는 주차할 때 인데요.
일반적인 수동변속기 차라면 반클러치를 사용해서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센소닉은 클러치 페달이 없다보니 반클러치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클러치 역할을 하는 것이 악셀인데, 이 악셀을 반클러치 처럼 세밀하게 조작하기에는 힘이 들죠. 조금이라도 힘이 들어가면 저렇게 사람들의 환호를 들을 수가 있....읍읍
그리고 전자제어로 클러치를 조작하다보니 잔고장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도는 좋았지만 문제점이 많아서 센소닉은 사브 900터보에만 달린 후 자취를 감췄다고 하네요.
시간이 지나 사브라는 브랜드 이름도 사려져버리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