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살던 사람 이야기입니다. 이사갈 때 인수인계를 하면서 인터넷으로 날아오던 고지서를 종이 고지서로 바꾸고, 자동이체도 다 해지해 놓고 가겠다고 약속을 했거든요. 그런데 월말이 다 되어도 아무것도 안 날아오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으로 전에 살던 사람한테 전화했더니만 대단히 뚱한 목소리로 그런건 해당 업체에 전화하면 다 처리해 준다, 자기들도 그렇게 했다며 끝냅니다. 그런 요금들은 고객 번호가 정해져 있어서 그걸 알아야 뭘 하는데, 그런걸 알려줄 생각은 없어 보이네요.
결국 전기, 수도, 가스 등에 일일이 전화를 돌려 봤는데 그런 처리가 하나도 안되어 있네요. 정확히 말하면 자동이체'만' 해지했지요. 고지서를 받아야 얼마인지 알고 납부를 할텐데 그걸 못 받으니 연체료만 나갈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집에 살지만 명의는 전 집주인이고, 고객 번호도 모르고. 이 상황에서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더군요. 제 이름과 연락처로 바꿔달라고요.
고객센터에서는 원칙적으로는 안된다고 하더군요. 하기사 아무런 증빙이 없는데 누가 뜬금없이 전화해서 고지서를 바꿔달라고 하면 그건 그거대로 훌륭한 테러가 되겠군요. 하지만 이런 경우가 워낙 많아서인가 좀 사정하니 되네요.
뭐 이젠 이사가서 남의 집이 됐으니 귀찮다는건 알겠는데... 덕분에 저도 전에 살던 사람 명의로 날아오는 우편물을 주저하지 않고 반송하고 있습니다. 굳이 말해줄 필요는 없겠죠.
그래도 적십자 고지서 온건 찢어서 버려줬는데 이 정도면 착한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