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도 24시간이 지나가는 중입니다.
마지막 남은 녀석이 오른쪽 하부의 매복 사랑니였는데, 다행히 신경에 별 이상 없이 뽑았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술에는 한 10분~20분 정도 소요된 것 같았는데, 제 이를 조각내시느라 고생하시는 의느님께 조금 미안함이 느껴질 정도로 빼는데 고생을 좀 한 듯 싶어요. 이가 부러지는 뽀각 뽀각 소리가 한참 들리고 나서야 끝났다고... 이게 젊은 사람은 제거가 좀 더 편리하다고 하니 난이도가 있어도 바깥에 조금이라도 노출된 사랑니는 17살 근처에 제거하는 걸 권장한답니다. 거기 치석이 끼면 잇몸뼈가 덩달아 무너지기 쉽거든요. 저는 늙으막에 한 터라 근처 뼈가 이미 녹아 사라졌다고... 시간이 지나면 복원이 부분적으로 된다고는 하지만, 여러분은 그 전에 하시길 바랍니다.
암튼.. 앓던 이가 아니라서 빠졌다고 뭐 시원하거나 그런거 없지만 뽑고나서찍힌 엑스레이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좀 묘하긴 했어요. 몸의 일부분이 사라졌는데 부분 마취 덕택에 별 느낌이 없으니.. 새삼 현대의학에서 마취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더랩니다.
오전에 뽑고 점심을 거르고 저녁때 까지 먹지를 못하니... 배는 고픈데죽 같은 유동식으로 제 배를 채우는게 심히 못 마땅하더라구요. 미친 척하고 저녁에는 햄 숭덩숭덩 썰어서 부대찌개를 해먹었어요. 뽑은 쪽으로 씹을 수는 없으니 반대쪽으로 기울여 식사를 하는 통에 모양새가 썩 좋지 않았을 듯 싶지만 배고픔 앞에 그런게 어딨나요.
진통제는 24시간 간격으로 12알 이하면 괜찮다고 해서 통증에 잠이 깨버린 새벽 두시에 약을 더 챙겨먹었더랩니다. 한 40분 쯤 지나니 통증이 줄어드는게 느껴집니다. 아세트아미노펜 만세.
연차휴가가 괜히 아까워 출근을 하긴 했는데... 탈주 마렵습니다. 수식어대로 월루질 하면서 살아야하는데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