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신라 향가 처용가, 제망매가, 혜성가입니다. 해석을 보면서 들어 보세요. 얼마나 알아들을 수 있나요?
처용가
서울 밝은 달밤에 밤 들도록(늦게까지) 놀며 다니다가, 집에 들어와 잠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것 (아내의 것)이었고 둘은 누구의 것인가? 본디 내 것이지마는 빼앗긴 것을 어찌하겠는가?
제망매가
생사의 길은 여기에 있으니 두려워지고, "나는 갑니다." 하는 말도 다 못하고 가버렸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 떨어지는 잎처럼 한가지에 낳아 가지고 가는 것 모르는구나. 아아 미타찰에서 만나볼 나는 도를 닦아 기다리련다.
혜성가
예전 동해 물가 건달바의 논 성을 바라보고, "왜군도 왔다!" 봉화를 든 변방이 있어라. 삼화의 산 구경 오심을 듣고 달도 부지런히 등불을 켜는데 길 쓸 별 바라보고 "혜성이여!" 사뢴 사람이 있구나. 아으 달은 저 아래로 떠 갔더라. 이보아 무슨 혜성이 있을꼬.
이거는 500년 전 한국어. 다 아시겠지만 해석을 보며 들어 보세요.
세종어제 훈민정음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맞지 않아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라. 내 이를 위하여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익혀 날로 쓰며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이러니 주인공이 갑자기 수백 수천년 전으로 떨어져서 아무런 문제 없이 그 시대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다면, 그 주인공은 최소한 국어국문학과나 사학과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