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작성한 사용기에서도 알 수 있듯, 안드로이드가 절대 만능은 아니죠.
잘 만들면 포텐셜이 개쩌는게 안드로이드지만, 아마 제조사 측에서 아마 최적화를 똑바로 못했을겁니다. 뭐 그렇긴 해도 채소 엑시노스긴 해서 '일단' 락칩보다는 낫지만 아무튼 엄청 낙후된 하드웨어에 꽤 무거운 편인 안드로이드 7.0을 올려두고 거기 플레이스토어까지 깔아뒀으니 기본 내장 소프트웨어도 그닥 빠르다고는 못하겠고요. 거기다가 애플리케이션을 몇개 더 깔면 뭐 말 안해도 다 아시겠죠.
그래도 그 동작속도만 극복하면 스트리밍에는 나름대로 쓸만 했습니다. 근데 어디까지나 나름대로고 더 큰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안드로이드가 오디오를 처리하는 방식에 있었습니다. OS 기본적으로 포함된 믹서에서 일어나는 강제 리샘플링으로 인한 음질 열화를 우회할 수 있도록 전용 뭐시기 시스템을 썻다고는 하는데, 글쎄 그게 일부 스트리밍 앱이나 뉴트론 / UAPP 외의 뮤직 플레이어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절대 제대로 작동을 안해주네요.
또한 '그 나라' 의 제품답게 사용자 경험이라는 면에서는... 쓰레기 그 자체에서 살짝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요, 쌩 AOSP를 거의 그대로 박앗는데, 대체 뭘 어떻게 해야 이렇게 만들 수 있는지 신기합니다. 진짜 딱 이거만 보면 듣보 중국산 태블릿 느낌밖에 안드네요. 상단바에 표시되는 글씨 사이의 간격과 폰트가 일정하지 않는건 정말 이게 일부러 구현하지 않는이상 가능한가 싶더군요.
뭐 그래도 음질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특색없는 소리라고 까이기는 하던데, 저한테는 심심하면서도 클리어한 소리가 마음에 들었고 2.5 밸런스드와 4.4 밸런스드를 전부 지원하는 점은 충분히 메리트가 있습니다. 모든 밸런스드 케이블 이어폰 케이블이 착탈식인건 아니거든요. 오디오 회로가 작동중일때의 심한 화이트 노이즈는 절로 고개를 젓게 만들었지만. 중국산 오디오 플레이어 기기들의 노이즈 문제는 항상 지적되왔고 이 제품도 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보급기도 아니고 어느정도 가격대가 나가는, 그니까 그 가격이란게 한두푼도 아니고 출고가가 70만원이 넘는 중고급형 제품이면 음악 관련이든 그거 외적인 면이든 그 값을 해야되는데, 제가 썻던 그 모델은 안드로이드를 통한 나름대로의 커스텀 및 나쁘지 않은 음질이라는 그 제품만이 자랑하는 장점은 명백히 있고 나름대로 잘 사용햇어도 돈값을 했냐 물어보면 음... 그닥...
구매 기준이 일단 나쁘지 않은 음질 + VU 레벨미터 기능 내장 + 밸런스드 아웃 포함 + 국산 및 일본산 제품이라 알아보던 중 zx300이 싸더군요. 얘는 VU미터 기능이 들어있습니다. 이건 일부 변태들에게 있어 시각적으로 굉장한 만족감을 주는 기능이고 제가 그 변태중 상변태라 이 기능은 반드시 있어야 하거든요.
사실 zx300 중고로 싸게 나와잇어서 그거나 살까 하다가 그게 측정치 및 음질 관련해서 좋은 평을 듣는 물건은 아니라사기는 좀 아깝고 다시 보니 일본과 '그 국가' 제품을 사용해 보았지만 국산품을 한번도 써본적이 없더군요? 일단 디자인과 4.4 밸런스드 아웃 단자가 달려있다는 점에서 zx300이 취향저격이긴 한데, 볼륨 다이얼이 없다는 점과 독자규격의 USB 케이블은 절대 플러스 요인이 아니긴 하겠죠.
거기다가 코원 제품이 전통적으로 우월한 측정치를 자랑하기도 하고, 독자규격 케이블 없이 SPDIF 출력이 된다는 장점이 있더군요. 그런거도 있고, 저 위 다이얼 두개... 마치 금관악기의 밸브를 연상시키죠. 거기다가 다이얼이 두개라 나머지 하나의 다이얼에 다양한 기능을 배정할 수 있는데, 그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오디오 파일의 시간 탐색기능이라 좋았네요. 위 조건 전부 만족시키기도 하고 해서 고민안하고 바로 플레뉴 2를 샀습니다.
아쉽게도 메모리 카드 슬롯이 1개이지만 그냥 꾹 눌러서 제거할 수 있어 이전처럼 카드 뺄려고 온갖 난리를 안떨어도 되고, USB 매스스토리지모드 지원으로 음악을 받으면 쉽게 집어넣을 수 있으며 (이전에 쓰던 물건은 MTP 방식인데 이게 그야말로 답이 없었음) 내장메모리도 128이라 그냥 써야죠. 나쁘지 않네요.
http://download.cowon.com/data/C08/PLENUE2/uci/PLENUE1_UCI_guide_1.2.pdf
기본 내장 UCI가 가죽질감 바탕화면 등 어색하고 조잡한 스큐어모피즘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전 제가 갖고있는 도구들로 삽질을 안하면 버티지를 못하겠어서... 이 자료를 참고해서 UI 디자인을 클린하게 살짝 바꿔볼 생각입니다.
근데 이거 대충 읽어보니까 2000년대 중후반 출시한 기기들의 PMP 및 MP3 제품에 적용되는 그 UCI랑 다를게 없네요. 2018년 출시된 제품에 아직도 액션스크립트? 흠.....;
여담인데 말이죠... 사쿠란보인지 뭐시긴지 왜 그렇게 유행하는거죠??? flac 음원 사버렷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