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은 '이'를 낮춰 부르는 말이니 사람한테는 쓰면 안 된다고 하는데, 이와 치아 모두 입에 잘 안 붙네요. 그래서 이빨.
하여간 이빨이 생겼습니다. 몇년 전부터 어금니 상태가 안 좋아서 골골대다가 작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했는데, 이사를 가야하니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어디로 이사갈지도 모르는데 치과 하나 때문에 예전 동네에 오는 건 너무 귀찮은 일이잖아요? 그래서 작년 10월에 겨우 이를 뽑고 임플란트를 박을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지난주에 하나를 박기로 했는데 본을 잘못 떴다며 다시 만드느라 일주일이 더 걸렸네요. 지난주에는 사전 작업을 하는 간호사라고 해야하나 보조 의사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그 사람들도 마음에 안 들었어요. 제 입안에 넣을 임플란트 재료를 접시나 밀봉된 포장에 넣어 오는게 아니라 수술 도구를 놓는 트레이 위에 그냥 올려두더군요.
어쨌건 오늘 임플란트를 박았는데, 조정 전에는 이 갑갑한 걸 왜 박는건지 이해가 안될 정도였으나 조정이 끝나니 불편한 게 없군요. 시범삼아 땅콩을 임플란트로 씹어보니 감격할뻔 했습니다. 양쪽 이빨을 모두 써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줄 몰랐어요.
다음주에 가서 마저 검사를 하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라는 귀찮은 일은 무시하더라도, 이제 다른 한쪽을 마저 공사해야하는군요. 거긴 뼈이식(사람뼈인지 동물뼈인지 인공인지 모르겠지만 뭐 하여간 뼈이식한다고만 설명 들은 뼈이식)한 자리가 아물길 기다리면서 살이 도로 붙었는데, 그걸 째고 다시 박는다고 생각하니 더 가기 싫은데...
하여간 이렇게 공사하고 나면 그래도 십년은 쓰겠죠. 임플란트 시술을 미뤘던 핑계 중 하나가 외국 나갈 일이 있다는 거였는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나갈 일이 없네요. 이빨 공사를 하는 동안 코로나가 좀 끝났으면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