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는 툭하면 칩을 까는 문화가 있습니다. 저도 이 문화에 편승해서 70%나 95%의 질산과 현미경을 구해서 집에서 칩을 까려고 준비중입니다.
여튼 코나미 버블 시스템이라고 제가 큰 관심을 갖던 기판이 있었는데, 거기 달려있는 칩들 중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버블 메모리 컨트롤러가 decap되어 2시간 전에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아래는 decap사진입니다. 이게 달린 기판이 못해도 180만원을 해서 제가 하나 더 사서 희생시켜야 하나 했는데, 저기 스페인에 사는 MAME에 이 기판을 집어넣은 아저씨가 이걸 저보다 먼저 보내 희생시킨 것 같습니다.
거의 200만원 굳은거죠! 아래는 칩 사진입니다.
동작이 너무나 불분명하여 decap후 실리콘을 직접 보면서 회로도로 그린 후 HDL로 구현을 해야 되는 놈이라, 제가 이 칩 까는 아저씨한테 150달러 주면서 빨리 좀 해달라... 했는데 1달 반만에 바로 해줬네요
코나미가 1984년에 설계한 1-1.5um공정(크기를 봐서 1.5um같습니다)의 야마하 CMOS 게이트 어레이입니다. 그냥 대충 봐서는 8-10만 게이트급같네요.
버블 메모리 컨트롤러인데, 마이크로컨트롤러나 마이크로코드/시퀀서 ROM같은것도 안 들어간, 순수 게이트로만 구현한 거대한 시퀀서입니다. 이거, 나눗셈도 하고 그래요.
이 컨트롤러는 1번핀과 64번핀이 서로 뒤바뀐 모델도 있는데, 어쨌든 다이 ID는 3537입니다.
트랜지스터들을 볼까요? 아주 명확합니다. 밝은 흰색이 metal, 약간 투명투명한게 polysilicon, 민트초코가 diffusion입니다.
보통 후지쯔, NEC 등의 일본 회사는 80년대 초반부터 metal층이 2개였어요. 근데 이건 하나입니다. 야마하는 80년대 후반까지 FM 음원칩을 만들 때 NMOS를 썼는데, 이것도 metal층이 1개였던 걸로 보아 좀 옛날기술을 오래 썼나 싶네요. Metal보다 polysilicon이 저항이 좀 더 높거든요.
저 트랜지스터들을 어떻게 추적하냐는 다음 글을 읽어보세요:
http://furrtek.free.fr/?a=fujiga
여담이지만 NMOS는 좀 더 추적하기 고통스럽습니다. 대부분이 uniform하지 않고, NMOS특성상 풀업저항이 있어야하는지라 풀업저항을 찾아야 하며, 복잡한 게이트들의 묶음이 많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dynamic NMOS는 시프트 레지스터를 만들 때 콘덴서를 달아 값을 유지하게 해서, 이 콘덴서 식별도 쫌 그렇죠.
그냥 마구잡이로 확대해도 아주 잘 보입니다. 저거는 NOT게이트가 4개 뭉쳐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