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주차 경험 https://gigglehd.com/gg/10893353
저게 9월 14일에 쓴 글입니다. 한달이 넘었네요. 그 동안 운전을 단 한번도 안 했기에 이제서야 다섯번째 주차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운전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안 할수가 없더라고요. 애가 어제 밤부터 열이 나서 병원을 가야겠는데 비가 장마처럼 오고 있어서요. 키친타올 사러 코스트코 가자는 것도 미루고 미뤄서 인터넷 핫딜로 퉁쳤지만 이건 뭐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그래서 몰고 나갔습니다. 차가 먼지 때문에 아주 지저분해졌는데 비 맞아서 쓸려 나가니 티는 안 나는군요.
하도 오래간만에 시동을 걸어서 그런가 바퀴에서 드륵드륵끼륵끼륵낄낄바보바보 뭐 이런 소리가 들리고, 사이드 브레이크가 완전히 안 내려가서 이상하게도 차가 안 나간다 싶었는데 좀 몰고 나니 소리는 사라지는군요. 브레이크 패드의 녹이 이제야 다 벗겨졌나 봅니다. 그 후에는 그냥 운전 자체를 겁없이 하게 되네요. 비보호 좌회전도 왠일로 운이 좋게 딱딱 맞아 떨어지고, 길을 막고 있는 차들도 아몰랑 하고 휙휙 돌아서 가는 것까진 좋은데...
병원 주차장에 자리가 없네요. 그래서 다들 주차장 통로에 차를 대고 있습니다. 뭐 거창한 병원도 아니고 동네 소아과인데 이렇습니다. 하기사 그러니까 통로에 대겠죠. 큰 병원은 주차 관리하는 분이 따로 있을테니. 그래서 아직도 저 차가 굴러다니나 싶을 정도로 오래된 SUV 바로 뒤에 붙이면서도 이건 분명히 먼저 진료 본 사람이 나오면 줄줄이 빼는 각이다 싶더라고요.
월요일 오전의 소아과는 가장 사람이 많은 때입니다. 먼저 온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이거 시간이 꽤나 걸리겠구나 등의 생각을 하는데, 옷차림이 대단히 실용적인 부부가 눈에 띄네요. 아무리 봐도 저 아저씨가 바로 앞의 그 SUV 차주일 것 같은 촉이 딱 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분들이 나가고 나서 차 좀 빼달라는 전화가 오네요. 태어나서 이런 전화 처음 받아봤어요!
차 뺄 동안 어디다 대놓을 곳도 없는 곳이라 그냥 블럭을 한바퀴 돌고, 원래 SUV가 있던 자리에 주차하고 올라왔습니다. 그 시간 동안 기름이라도 넣을까 자동차 열쇠라도 복사할까 고민해 봤는데, 기름값이 미쳐 날뛰는 이 시기에 멀리 나갈 것도 아니니 굳이 기름을 넣을 필요가 있을까 싶고, 이제 곧 점심 시간이라 블루핸즈까지 가기도 마땅치 않아 보이네요.
그 후로도 사람들이 오네요. 개중에 금목걸이를 차고 추리닝을 입은 아저씨가 '누가 나가면 차를 전부 빼야한다'라는 말을 하는 게 들립니다. 아무리 봐도 저 아저씨가 제 차 뒤에 차를 대놓고 올라온 것처럼 보이는군요. 아니나 다를까 애 진료를 마치고 나오니 뒤에 NF 쏘나타가 있는데, 튜닝 상태가 참 뭐라 해야하나.. 아까 그 아저씨랑 잘 어올려요! 이것도 편견이겠죠?
그래서 전화하니 '지금 애 진료중이라...' 이러시네요. 혼자 데리고 왔으면 당연히 기다려야겠지만 부부가 같이 왔으면서 왠 진료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되서, '네~ 아까 병원에서 봤어요~' 이러니 바로 내려오시는군요. 이런 상황에서 주차는 군말없이 나갈 수 있는 사람만 하는 게 국룰 아닌가요.
쓸데없는 소리가 길었는데, 집에 주차할 때는 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마누라의 신호나 조언을 무시하고 대충 때려 박았습니다. 골목길 맞은편에 차가 없어서 꺾을 공간이 나온다는 조건 하에, 이렇게 대여섯번 더 하면 주차도 생활이 될 것 같은데... 한달에 한번 운전할까말까 하거늘 언제 나아질런지 모르겠군요. 다음주에 결혼식을 가야 하는데 그땐 주말이니 지옥을 볼 것 같네요.
주차도 공식이 여서 유튭 주차 관련 정보 찾아 보시면 금방 이해 가실거여요
만약 그래도 어려우면 운전연수 강사 초빙도 추천 드립니다.
(전 주차가 완전 답이 안나와서 연수 받앗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