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태종은 현무문의 변을 일으켜 형제를 죽이고 아버지를 밀어내고 황제를 했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 원정을 말아먹은 걸로 유명합니다.
수양제도 아버지와 형제를 죽이고 황제가 되었으며 고구려 원정을 말아먹었죠.
이런 점을 언듯 보면 수양제와 비슷한 면이 있지만, 수양제와 달리 명군 취급을 왜 받을까요.
그야 업적을 많이 쌓아서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업적을 쌓았는가?
수양제는 조언이나 지적을 들으면 일단 그 소리 한 사람에게 원한을 품고 죽이거나 쫒아냅니다.
하지만 당태종은 자기의 적이라 해도 옳은 소리를 하면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스카웃까지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징으로, 그는 현무문의 변 당시 당태종의 적인 이건성의 편이었고
사사껀껀 눈치나 사람 심정 같은 거 안 보고 자기 할 말 다하고 테클을 걸어대는,
즉 사회생활 못한다고 욕먹을 타입의 사람입니다만 그런 사람도 스카웃해서 그의 말을 경청했죠.
그래서 위징은 그의 밑에서 바른 말과 좋은 정책을 많이 내는 등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울지경덕이 왕실의 종친인 이도종보고 네가 뭔데 나보고 이래라 저래라냐 하며
그를 두들겨패는 대형 사고를 치자 울지경덕을 사형시킬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넌저시 한나라의 한신과 팽월의 이야기를 하며 울지경덕이 잘못을 반성하고 스스로 근신하게 했죠.
그 둘은 한 고조 유방에게 거슬렸다가 목이 달아난 인물이거든요.
수양제였으면 그런 일이 생기면 일단 죽이고 볼 것을 생각하면 꽤 너그러웠죠.
즉 당태종은 수양제와 비교하면 폐륜과 고구려 원정 실패만 빼면
성격과 자질 모두 비교도 안 되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물론 미화나 과장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대단한 인물임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당태종의 행동들이 <정관정요>에 담겨 있는데, 이 책은 제왕학 교과서로 널리 쓰입니다.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왕과 정치인들의 필독서가 되고 멘토가 되다보니
더더욱 최고의 명군으로 대접받게 되었죠.
이 책은 지금도 사회 생활과 정치, 처세술 등에 있어 꽤 훌륭한 서적이라 읽어서 손해볼 건 없습니다.
P.S
저런 인간을 이겨버린 고구려, 그리고 그 고구려의 뒤를 이은 한반도의 국가들은
그래서 중국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고평가를 받게 됩니다.
조공책봉 체제 속에서도 한반도는 중국 다음의 위상을 가지게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