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선 블레이드 러너는 전편(블레이드 러너, 또는 블레이드 러너 2019)도 그랬지만
SF 영화하면 흔히 생각하시는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닙니다. 화면 자체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요.
이 두 영화는 수많은 영화와 게임에서 오마쥬된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비쥬얼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단적인 예가 Deus Ex : Human Revolution에서 등장하는 도시)
따라서 데이트용, 가족 관람용으로는 추천하지 않는 영화입니다.
2. 그리고 전작과의 연결성이 좀 강합니다.
스토리의 핵심 주제부터가 전작에서 이어지는데 이번 편(2049)에서는 그 주제가 확장되어 변주되다보니
직접 이번 편부터 보기에는 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요새 영화채널에서 블레이드 러너(2019, 극장판)를 틀어주던데 한 번 보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3. 스토리의 흐름은 여전히 느립니다. 대신에 비쥬얼이 엄청나게 강화되었죠.
온통 비로 뒤덮인 대도시의 모습에 기괴한 홀로그램이 겹쳐져서 정말 디스토피아스럽습니다.
'싸구려 CG'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그 저렴함은 의도적으로 연출된 것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애초에 시대배경 자체가 golden age가 아니라, 쓸만한 인류는 전부 우주(오픈 월드)로 나가고
낙오자(...)와 리플리컨트들만 지구에 남아서 북적댄다는 설정이라 싸구려 문화일 수 밖에 없습니다.
스토리는, 스포일러 없이 말하자면, 전작의 주제가 계층화되어 한 단계 추가됐습니다.
사색을 하게 하는 선문답도 많아졌고... (이 선문답은 스토리에는 별 영향은 없지만 주제에는 영향이 큽니다.)
다만 엔딩은 너무 밋밋하네요. 엔딩을 나타내는 연출은 참 좋은데... 아쉽습니다.
액션을 싹 빼고 진지한 SF를 보고 싶으신 분께는 추천. (특히 하드SF 소설 팬에게는 적합)
화려한 액션이 SF 영화에 필수라고 생각하시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