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보신 분들이 늘어나서...썰풀기
링크의 글과 이 글은 영화 '너의 이름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직 작품을 시청하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하세요.
링크 : [리뷰][너의 이름은.] 사랑의 단상의 조각들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075/read/30578431
글이 좋아서 한번 읽어보시라고 가져왔습니다만 저는 이 글에 100% 동의는 하지는 않습니다.
개요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 타키와 미츠하의 사랑의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
- 타키와 미츠하가 서로 좋아하게 되는 계기에 대한 설명이 적다. -
- 둘이 사랑하게 되는 개기의 개연성 부족 -
라는 감상은 개인적으로는 일본과 한국의 문화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가족과 같이 살고 친구들과 항상 학교에서 즐거운 고등학생과 혼자 떨어져 사는 직장인의 감상 차이일 수도 있겠지요.
타키는 형제 없이 편부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미즈하는 편부가정에 더불어 정치를 한다고 집에서 쫓겨나가듯이 한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며 할머니 밑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상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려지고 있습니다만 과연 이게 모든 면에서 행복한 가정일까요?
둘다 절친이 2명씩 있지만 타키는 도시 특유의 고독감, 미즈하는 시골마을 특유의 시기, 질투를 공기처럼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미즈하의 경우는 심해서 뒤에서 욕하는 친구들은 극초반에 나오며
타키는 미즈하의 몸에 들어갔을때 미즈하의 교우 관계를 경험해보고 [친구가 적다, 가슴은 있다]라는 매모를 남김니다.
혼네(진심), 타테마에(겉모습)을 문화적인 습성으로 가지고 있는 일본인들은 누구나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안고 살아갑니다.
친한 친구들이라도 타테마에(겉모습)로만 상대하며 진심을 보일 수 없는 일본인들은 작디 작은 커뮤니케이션에 매우 많은 감정과 의미와 숨겨진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외로움을 채우고자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 '외로움' 속에서 서로 나누는 스마트폰 속의 매모는 [초속 5cm]의 중학생의 감정이 적나라하게 담긴 편지처럼 서로 잊어버리지만 잊을 수 없는 감정의 교환을 담고 있습니다.
바꿔서 생각을 해봅시다.
평범한 연애 만화에서
미술수업을 같이 하는데 여자주인공(미즈하)을 험담하는 녀석들이 있자 남자주인공(타기)이 책상을 뻥! 걷어차며 찍소리 못하게 한다면?
이거 평범한 연애 만화에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사랑에 빠지는 씬이 아닌가요?
더군다나 타키는 (미즈하의 몸으로)농구도 잘하는 훈남입니다.
적어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웨이터 알바를 하고 있으니 비호감 외모는 아니겠지요.
그래서 미즈하 쪽이 먼저 타키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리고 타키의 사랑을 응원하며 자신도 눈치채지 못한 사랑을 깨닫고
거울을 보다가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타키 또한 자신의 사랑을 눈치채지 못하다가
위 링크의 글처럼 그녀의 부재에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 같은 마을에서 생활을 함(몸은 뒤바겼지만) > 남자가 미술시간에 자기 괴롭히는 애들 혼내줌(같은 장소에 있는 건 아니지만) > 같은 아르바이트를 함(번갈아 가며지만) > 매번 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함(각자의 휴대폰 메모장이지만) > 여자애가 감정을 숨기고 남자애의 짝사랑을 도와줌 > 여자애와 하던 연락이 갑자기 끊김(시간축이 다르지만) > 남자애가 여자애를 진짜로 좋아하게 됐다는 걸 깨달음
이게 대체 어디에 [사랑의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가요?! 해성씬 들어가기 전에 뽀뽀라도 해야 사랑인 겁니까?
PS. 그 외에 영화에 지나치게 우연성이 많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특히 미즈하가 타키를 만나러 갔는데 미친 듯이 복잡한 도쿄의 만원전철에서 타키를 우연히(!)마주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죠. 도쿄가 어딘줄 알고...
하지만 뭐 이건 신카이 감독 스토리 특유의 스토리 전개이니 어쩔 수가 없네요.
원래 [초속 5cm]엔딩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장면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