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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6.12.12 17:22

이력서의 딜레마

profile
LeonHeadt https://gigglehd.com/gg/582131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조회 수 821 댓글 46

늘 이력서를 쓰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왜 이걸 쓰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회사의 지원 동기가 어떻게 됩니까?

 : 돈벌려구요.

 

회사의 입사 포부가 어떻게 됩니까?

 : 월급루팡이요.

 

성장 과정이 어떻게 됩니까?

 : 에... 뭐... 그냥 평범하게 수능치고 평범하게 군대가고 평범하게 졸업하고 평범하게 백수였다가 지금은 인턴이네요?

 

성격의 장/단점을 어떻게 됩니까?

 : 사실대로 쓰면 탈락이잖아요? 그러니까 일 잘하는게 장점입니다. 단점도 일중독이라 인생이 없다는 거죠.

 

직무연관해서 어떤 지식과 경험이 있나요?

 : 적어도 전공에서 C는 안맞았는데요. 랩실도 갔고 인턴도 했는데 이걸 거창하게 설명 안하면 또 탈락이겠죠.

재밌는건 거의 대부분의 백수들이 다 이런다는걸 아셔야 할껄요?

 

 

그리고 이력서 끝마다 "나는 이 회사의 노예가 될 것입니다."라는 뉘앙스를 각인시켜줘야 하죠

마음 같아서는 위처럼 쓰고 "아윌킬유"라고 적어놓고 싶지만 그러지는 못하겠네요.

 

 

물론 지원자는 넘쳐나고 그걸 다 가릴 시간이 없는 건 이해하겠지만

고작 글자 몇 쪼가리고 사람을 판단하는 이 현실이 갑갑하기만 합니다. 어차피 다 읽지도 않을 거면서.



  • profile
    라임베어      성공한 사람은 포장되어 일반인을 망친다. 2016.12.12 17:28
    쓰고싶은데로 쓰면 떨어지고,

    원하는대로 쓸꺼면 뭐하러 이런걸 써야 하나...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2 17:34
    문제는 원하는 대로 써줘도 탈락합니다. ^오^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2 17:35
    제가 드립력을 키우는 이유기도 하죠. 소설을 써야 하거든요.
  • profile
    설아      ShellCat ː 雪雅 - 1st shell 2016.12.12 17:37
    다 읽지도 않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안 읽는다 카더라는..?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2 17:41
    심지어 얼굴만 보고 끝내기도 합니다
  • profile
    白夜2ndT      원래 암드빠의 길은 외롭고 힘든거에요! 0ㅅ0)-3 / Twitter @2ndTurning 2016.12.12 17:39
    월급루팡 대목에서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지 말임다...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2 17:42
    열정페이를 겪는건 군대만으로 족합니다.
  • profile
    타미타키      곧 외국에서 직장생활 하게 될 댕댕이 2016.12.12 19:02
    그래도 그리 안 적으면 읽어주지도 않지요.

    근데 가끔 적으면서 드는 생각이

    돈 벌어서 뭐할 생각인가?

    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변해야 하나 망설이죠(...)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0:43
    돈벌어서 가족 부양해야죠. 허허...
  • profile
    title: 부장님파인만 2016.12.12 19:35
    모 기업 인사담당자 말로는, 조건대로 정렬해서[ex.학점등] SSG 훑어보고 끝이라더군요. ㅠㅠ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0:44
    저번에 세미나 들으러 갔을 때 L로 시작하는 모 대기업의 인사담당자가 비슷하게 말하긴 했었죠.
  • profile
    雨日      뚯뚜루~ 2016.12.12 20:47
    커버레터 - 자신을 팔기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 필요한 부분
    경력기술서 - 자기 자신을 가장 명확하게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부분

    이 두가지 부분의 중요성을 인지 못하면 안팔리죠.
  • ?
    포인트 팡팡! 2016.12.12 20:47
    雨日님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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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이유제 2016.12.12 22:42
    멋잇다...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0:47
    그렇게 써도 안 팔리는게 자기소개서이고 신입한테 경력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결국엔 자기소개서는 소설을 쓸 수 밖에 없고 전형적인 방식으로 쓰거나, 튀는 방식으로 써야 하는데 후자를 걸기엔 리스크가 큽니다.
  • profile
    雨日      뚯뚜루~ 2016.12.13 16:28
    신입이던 경력이던, 자기소개서가 경쟁력이 없다면 당연히 안팔리겠지요. 그래서 얼마나 잘 팔리게 쓰느냐가 경쟁력입니다.

    물건 사는 사람 입장에서보면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는 것이죠.

    물론 아무리 잘써도 물건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그건 그 이전의 문제지만요...
  • profile
    u 2016.12.12 21:00
    전 이력서 어케 썼는지도 모르겠네요.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0:48
    그림을 이력서 대신 쓰셨다는거 알고있습니다. ☆합☆격☆
  • ?
    와웅 2016.12.12 21:47
    그래도 자소설을 쓸 수 있는 신입이 좋은거 같아요. 경력직은 경력기술서 쓸때마다 자괴감이 들죠ㅎㅎ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0:50
    신입은 오히려 내세울 경력이 없어서 쫒겨납니다.
  • ?
    babozone 2016.12.12 22:19
    그건 진짜 하고 싶은거에 지원하진 않았기 때문에 나오는 생각 아닐까요??
    저는 방산에 지원했을때 밀덕입니다 . 라고 말하고 포탄 사거리 연장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적었는데 면접땨 엄청 좋아하시더라구요

    물론 좀더 연봉 더주고 , 사회적인 랭크가 더 높은 곳을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기회아니였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회사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회사는 채용인원 대비 1000배가 지원했는데 그거 다읽어봤어요..
  • ?
    포인트 팡팡! 2016.12.12 22:19
    babozone님 축하합니다.
    팡팡!에 당첨되어 10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 profile
    설아      ShellCat ː 雪雅 - 1st shell 2016.12.13 10:49
    신입이 적은 곳과 많은 곳의 차이도 있고,
    무엇보다 보통 저런 형식의 이력서를 회사에서 강제 아닌 강제 한다는 점이죠...
    까 놓고 말해서 이력서 자체만 적으라 하면 고민 안합니다. 이력서 이후에 붙는 자소설이 문제지...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0:52
    유감스럽게도 하고 싶은거, 하고 싶지 않은 거 다 지원해보고 낸 결론입니다.
  • ?
    analogic 2016.12.13 11:11
    다른 곳은 모르겠는데 저는 일단 다 읽어보기는 했습니다.
    물론 공부 못한 사람은 미리 빼버리긴 했었죠.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1:14
    역시 학점을 안본다는건 거짓말인가보군요. 허허...
  • ?
    analogic 2016.12.13 11:15
    그게 전혀 안볼 수 없는게 중간 정도는 별로 상관 없는데 성적이 나쁜 사람은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특별히 전공 관련 활동이나 그런걸 활발하게 하면서 성적이 약간 나쁘면 이해를 하는데 아무것도 한게 없고 성적도 나쁘면 불성실하다고 보니까요.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1:20
    중간 정도라면 3.5정도겠군요.
    일단 성적에서 걸러내면 전공 관련 활동을 열심히 해도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긴 합니다만...
  • ?
    analogic 2016.12.13 11:34
    저 같은 경우 보긴 봤어요.
    성적이 낮으면 그럼 다른거 뭐했나..... 다른거 열심히 하느라 성적이 안좋았던건가? 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도 전공 성적은 좀 좋았으면 했죠.
    일하는데 전공 지식이 필요한데 아예 모르거나 이해를 못하면 그건 답이 없으니까요.
  • ?
    진외자 2016.12.13 11:24
    좋으나 싫으나 입사지원서를 쓸 때는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명백히 회사가 갑이니까요. 특히 요즘은 구인난이라 더 그렇죠.

    그 대신 여러 군데 되면 무조건 내 이익만 생각하면 됩니다. 이제는 내가 갑이니까요.


    이력서 한 두장, 자소서 몇 줄로 어떻게 나를 판단하냐고 하시는데 회사야말로 지원자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싶어합니다. 일단 뽑고 나면 자르는게 그리 만만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회사도 지원자를 파악할 방법이 없어요. 살아온 모든 과정을 수백장으로 기술하라고 할 수도 없고요. 그렇다고 어차피 안 볼테니 자소서 내지 마세요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오직 스펙만 보고 뽑겠다는 건데 그러면 또 회사 욕하고 난리 나겠죠. 그리고 회사도 스펙만 보고 뽑는건 아니예요. 스펙도 중요하게 보는 거죠. 우선 순위가 스펙이냐, 자소서냐 하면 당연히 스펙이 될 겁니다. 우리 모두 자소설이라는거 알 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래도 스펙으로 어느 정도 제한하고 나면 자소서를 보지 않을 수 없죠. 자소서에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 그리고 자소설을 쓴다 해도 회사가 원하는걸 아느냐, 모르느냐 등은 구분할 수 있겠죠.


    저도 입사지원서 쓸 때 자소서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고 짜증도 많이 났는데... 결론은 어쩌겠습니까, 일단 자소서 쓸 때 아쉬운건 나이니 내가 열심히 써야죠. 일단 뽑히면 확실히 회사가 좀 아쉬워합니다. 정확히는 채용담당자가 아쉬워하죠. 뭐 아차피 내가 안 가도 뽑을 사람은 널려 있으니 심하게 아쉬워하지는 않습니다만...


    참, 그리고 자소서를 전혀 안 보진 않습니다. 모든 지원자의 자소서를 보느냐 마느냐는 채용팀 방침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정도 필터링? 하고 나면 수요가 있을 것 같은 부서의 부서장, 담당 임원에게 이력서가 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면 그 분들 성향에 따라 자소서도 열심히 보게 되죠. 이 사람들은 실제로 채용된 사람 데리고 일 할 사람들이니까요. 그런데 이 사람들 성향이 기계적으로 정해져 있는게 아니니... 가치관 따라 다르겠죠. 톡톡 튀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묵묵히 맡은 일 잘 하는 사람 좋아할 수도 있고, 사람들간 친화력 좋아서 팀 분위기 하기애애하게 만들 사람 좋아하는 경우도 있고요. 아무튼 생각보다 자소서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소설 쓰시면 채용되고 같이 일하게 될 경우 곤란하고, 실제 자신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 특성의 장점을 이끌어내 어필하는게 중요한 거죠.
  • profile
    설아      ShellCat ː 雪雅 - 1st shell 2016.12.13 11:29
    그거보다도 지원자들이 더 힘들게 하는건...
    어찌 보면 뻔히 자소서에 다 적어 낸 내용을 다시 묻거나...
    이력서 및 자소서에 관해서 면접관들이 그 내용이나 관련 사항에 관해서 지원자에게
    회의감이 들도록 만드는 면접관의 태도나 질문. 기타 등의 문제 때문에 더 어려운게 아닌가 합니다.
  • ?
    진외자 2016.12.13 11:38
    면접의 경우도 전형마다 다르긴 한데

    실무자(당당 부서의 부서장 등)가 직접 보는 경우도 있고

    아무나(인사팀이라던지.. 해당 사업장 임원이라던지) 면접관이 될 수도 있고 그래요.

    그런데 면접이나 채용에 관계된 사람이 모두 지원서를 읽어보리라고 기대하는건 좀 힘들어요.

    당연히 읽어보는게 예의이기는 한데...

    말하자면 내가 동아리 고학년 그냥 일반 회원쯤 되는데... 동아리 총무가 갑자기 부탁을 하는거죠. 우리 신입회원 뽑는데 애 좀 뽑을지 말지 봐달라고요. 그러면 사람에 따라서는 그 사람이 입회지원서(?) 읽어볼 수도 있지만 막 과제에 쪼달리고 바쁘면 안 읽어보고 그냥 들어갈 수도 있겠죠.

    이게 면접관 성향 따라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면접관이면 그래도 회사에서 중진? 이상은 될텐데... 이 사람들에게 본업도 아닌 일을 시키면서 회사가 너무 빡빡하게 일(자소서 검토 등)을 시킬 수도 없어요. 물론 그런 회사도 있겠지만... 그런 회사가 살기 좋은 회사인지는 또 모르겠네요.

    그리고 압박면접에 대해서는, 그것도 면접의 유형이니 잘 모르겠고... 유독 인격적 모독을 주는 사람이 면접관으로 있다, 그러면 그런 회사는 그냥 가지 마세요. 이왕이면 압박에도 불구하고 담담히 답변 잘 해서 합격하고 안 가면 더 좋고요. 당당히 누구누구 면접관이 인격적으로 모욕을 줘서 전 다른 회사 갑니다라고 채용담당자에게 말하세요.

    이런 일이 반복되면 해당 인원 승진이라던지 임원이면 재계약시 심각한 지장이 있을 수 있어요.
  • ?
    진외자 2016.12.13 11:42
    제가 이런 글들을 적는 것은

    지원자 입장에서 회사를 회사의 이름이나 브랜드 하나로만 대하기 쉬운데

    사실 그냥 회사라는건 사람들이 모여서 돌아가는 하나의 조직일 뿐이라는 거예요.


    우리가 살면서 겪어왔던 여러 조직(학교, 군대, 동아리, 기타 등등)의 특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이걸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리적인 판단도 되고 따라서 두려움도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이라는게 가장 어려운 존재이기는 하지만 접근 가능한 존재잖아요.

    회사라는걸 하나의 거대한 두리뭉실한 덩어리로 생각하면 이해도 안 되고 분석도 안 되고 따라서 해결책도 안 나오죠.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1:47
    자신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 특성을 이끌어내서 어필을 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 마저도 도중에 결국에는 "나는 이 회사에 기꺼히 노예가 되겠습니다!" 가 되버리죠.

    뭐 자신의 특성이야 자신이 자신을 모르면 말이 좀 안되니 그건 넘어가고
    회사 입장에서 원하는건 딱 이겁니다. 순종적이고 기꺼히 열정페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대놓고 원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 정말 자기의 성격을 말하면 탈락하겠죠.
    저의 단점은 잠이 많습니다! 라고 쓰면 어느 회사가 그 사람을 뽑아주겠습니까...
    성격마저도 난 이 회사에 맞습니다! 라고 외쳐야하는게 자소서입니다. 성장 배경도 그렇게 써야겠죠.

    이건 '자기소개서'가 아니죠. '노예소개서'죠.

    결국 이렇게 될 바에야 자소서에 어디가 분별력이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뭐 제가 필력이 없긴 하지만, 이해가 잘 안되는군요.
    차라리 동기나 포부가 무엇인지만 쓰라고 한다면 모를까.

    그리고 어차피 사람이 모여있는 동네여도 쌩판 모르는 사람이고 그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 결국 어떻게 접근하고 분석도 안되고 해결책도 안되는건 똑같다고 봅니다. 그들도 원하는 인재상을 기준삼아 판단하고 뽑는다지만 결론적으론 담당자의 가치관에 좌우된다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 답이 없는건 똑같죠.
  • ?
    진외자 2016.12.13 13:09
    자소서에 거짓말을 쓰라는게 아니예요. 사실을 가지고 잘 각색을 해야한다는 거죠.

    왠만한 특성은 다 일장일단이 있어요. 당연히 거기서 장점을 잘 살리고 극대화시켜야죠.

    잠이 많다는게 단점일 수도 있지만 저도 잠이 많은데 잠이 많은 점의 장점을 들자면 밤에 숙면을 잘 취하기 때문에 평소에 마음이 평안하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고 할 수 있죠. 그걸 굳이 자소서에 써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굳이 소재로 써야 한다면 못 쓸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겪어 보시면 알겠지만 잠 잘 못 자는 사람 중 신경질 적인 사람이 상당히 있거든요.

    그리고 자소서만으로 여러 사람중 뽑을 사람을 결정할만큼 분별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를 뽑을지 말지 결정해야 할 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죠. 자소서도 대충 쓰는 사람 뽑아 놓으면 일이라고 열심히 하겠습니까? 적어도 뽑는 사람은 분명히 자소서를 이렇게 개판으로 쓰면 보고서도 개판으로 쓰겠구나, 성격도 별로일것 같다. 라는 느낌을 받겠죠.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뽑는 사람은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그리고 자기소개서가 노예소개서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제 생각엔 회사의 관점에서 중요하게 볼 점이 '일을 잘 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겠느냐'와 '팀원들과 어울려 잘 지낼 것이냐' 두 가지가 클 것 같은데요. 그걸 무조건 밤새서 일해 제 몫을 다 하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무능력해 보일 수도 있죠. 이건 업종, 직군 별로 좀 견해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아무튼 회사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정도면 능동성-수동성 면에서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또 입사하고 현실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아마 회사 생활 하면 가장 많이 겪는 현실이 '문제해결'일 것 같은데요. 현실은 문제 투성이고 거기서 살아갈려면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정답을 찾아내야 한다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선택을 해야 하는데 거기서 최대한 노력해서 조금이라도 더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런 면에서 자소서도 비슷한 것 같아요. 자소서 쓰기 싫다고 짜증만 내봤자 어차피 해결되는게 없어요. 정말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채용팀에 건의를 하세요. 이런 부분은 문제점이 있을 수 있고 어떤식으로 해결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정말 합리적이고 좋은 방향이라면 채용팀에서 매우 좋게 볼 수도 있고, 채용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채용팀이 막상 채용에 권한이 큰건 아니기 때문에 합격이 된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요. 아무튼 작성자님이 가진 불만들을 채용팀이 모르는게 아닙니다. 그 사람들도 다 자소서 쓰고 온 사람들이고, 와서도 '자소설' 엄청나게 봐왔고, 자신들이 채용에 관여한 사람들이 회사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어느 정도는 알 테니까요. 문제는 자원은 제한되어 있고, 아직 더 나은 적절한 방법을 모른다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게 이 세상의 모습, 현실이예요. 여기가 유토피아가 아니잖아요. 대통령도 뭣같고, 경쟁위주의 사회구조도 뭣같고, 청산해야 할 악습들이 널려있지만 아무튼 여기서 살아는 남아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 자소서가 상황인 문제에서 해법은 몇가지 없죠.
    1. 자소서보다 더 좋은 채용시스템을 안착시킨다.
    2. 자소서가 안 쓰라도 합격할 본인만의 차별절을 만들어낸다.
    3. 어떻게든 맘에 안 들지만 뽑힐것 같은 자소서를 써서 합격확률을 높인다.
    4. 그냥 회사 안 가고 다른 길을 선택한다.

    또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고요. 미래에는 부조리한 면이 많이 개선되어 먹고 살기 더 편해질 수도 있고, 아니면 회사 대비 노동인구가 줄어 그냥 지원만 해도 합격하는 세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 중요한건 '나는 지금 취직하고싶다.' 잖아요. 아쉽지만 내가 세상의 주인공도 아니고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 주지도 않아요. 보통 개선이 일어나는데는 시간이 걸리고, 그나마도 개선이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당연히 불만도 많을 거고 불만을 충분히 토로해도 문제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아무튼 난 취직해야겠다는 거고, 그러자면 자소서를 안 쓸 수가 없잖아요? 그리고 자소서를 잘 쓰려면 자소서가 왜 중요한지, 왜 자소서를 내라고 하는지 이해를 해야 합니다. 구조를 파악해야 거기서 성공확률을 높일 수 가 있지요. 회사는 무조건 노예를 좋아한니까 자소서에 '난 어려서부터 부모님 말씀, 선생님 말씀 한 번도 어겨본 적이 없고 밤 새 공부하라고 하면 밤 새 공부하고 어쩌고 저쩌고 회사에서 밤을 새라면 밤을 새고 주말에 나오라면 주말에 나와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쓰면 합격할까요? 장담하는데 저러면 절대 회사에서 안 뽑아줍니다. 회사가 뽑는게 아니고 사람이 뽑는거예요. 사람이 기계처럼 '노예성 가중치 70%, 창조성 30%" 이렇게 딱 정해놓고 뽑지 않아요. '팀장이라면 어떤 사람을 원할까? 팀장은 어떤 일을 하고, 왜 팀원이 필요할까?', '채용팀이라면 어떤 사람을 원할까? 채용팀원 입장에서 채용이란게 어떤 의미일까?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필터링을 할까?' 이런 고민들을 해봐야 내 특징 중 회사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뽑아내고 다듬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정답이 정해져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여기 저기 찔러보고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거고요.
  • ?
    진외자 2016.12.13 13:33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네요.

    그냥 전공수업에서 조별과제를 하는데 내가 조장이다, 조원들이 지원서, 자소서를 냈는데 이걸 읽고 뽑을 마음이 들까? 라는 관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시고...

    내가 대학교 채용처 직원이다, 학생들을 뽑아야 하는데 지원자도 많게 해야 하고, 잘 뽑아서 교수들 만족도도 높여야 내가 안 짤리며, 학생들 만족도도 역시 높여야 한다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당사자들 입장도 좀 이해가 가고, 자소서도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조금 잡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자소서를 쓰려고 하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데요. 어떤 성격도 다 장단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내 어떤 면을 부각시키고 더 다듬을지, 단점이긴 하지만 회사가 크게 문제 삼진 않을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또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시면 분명히 답이 나옵니다. 어차피 회사 다니는 사람들 전부 다 전혀 완벽하지 않아요. 다녀보면 다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자소서 쓰는걸 기회 삼아 장점을 발전시키고 단점 고쳐 나가면 오히려 스스로 발전하는데 큰 기회가 될겁니다.
  • profile
    설아      ShellCat ː 雪雅 - 1st shell 2016.12.13 13:38
    아무리 그런 입장을 생각을 해봐도
    기본적으로 글쓰기와 관련된 내용이라 이런쪽으론
    왠만큼 훈련이 된 사람이라도 쓰기가 어렵다라는거죠...
    자소설이란 말이 과장되고 자기를 포장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저런 이유로도 있거든요.

    다른 말로 하자면
    제품 광고를 하기 위해서도 어마어마한 돈을 들이면서 제품에 관해 해석부터 시작해서
    포장을 하는데...
    보통 왠만해서는 저런것과 전혀 상관 없는 공부를 하다가 자기 자신을 포장하시오! 하니까
    멘붕 오는 거죠.

    거기에 제가 말했던 +@ 면접관 복불복 같은게 있지만 말이죠.
    진외자님의 말씀이 틀린건 아닌데...
    상당히 어려운 길임에는 틀림 없어요...
  • ?
    진외자 2016.12.13 14:05
    자소서 쓰는거 확실히 어렵지요. 특히 자연계에게는 더욱 어렵고요.

    제가 이런 말들을 하는건 자소서 별거 아니다, 그냥 입 다물고 써라라는 의도가 아니라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서 조언을 드리려는 겁니다.

    글이 달필이야 아니냐를 떠나서 왜 써야 하는지 상황 자체를 이해해야 어떤 식으로 쓸지 방향을 잡을 수 있고, 그래야 더 나은 자소서가 나오니까요. 목표가 뚜렷하고 구체적이어야 그냥 멍하니 시간 보내다 대충 급하게 쓰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고민도 해볼 수 있고요.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4:02
    당사자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파악할 지 고려해보고 그걸 바탕으로 자소서를 쓰라고 하시는 거라면 말이 쉽지 그거 굉장히 어렵다고 봅니다.

    왜냐면 자소서는 써놓고 보면 아 이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체스하는데 옆에서 훈수두는 사람들이 각기 다른 수들을 보는 것 처럼 자기도 그 수밖에 안보입니다. 게다가 자소서는 체스가 아니죠. 수야 엄청 많습니다.

    그리고 넣었는데 탈락하면 채용담당자가 자기는 어떤 기준을 통해 뽑았다라는 근거나 힌트마저도 없습니다. 채용담당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각해봐라 조차도 주관적인 요소가 다수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판단할까?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결론적으로 자소서는 그 회사의 성향이나 인재관등을 따라갈 수 밖에 없어요. 사람이 아니라. 결국 자소서는 정형화된 양식과 내용이 되버리죠.


    그리고 이 시스템이 잘못되었지만 조선에서 태어난걸 어쩌겠느냐 적응해야지 않겠느냐? 라고 말씀하시는거 같은데 네 맞습니다 조선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죠. 그렇다고 그 문제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 ?
    진외자 2016.12.13 14:14
    그 담당자들의 구체적 성향을 파악해라는게 아니라

    팀장의 '위치'에 있는 사람, 채용 담당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어떻게 생각할지를 따져보라는 거예요. 위에 다시 댓글 달았지만 LeonHeadt 님이 조별 과제 팀장이라고 생각해보세요. 팀원이 해당 과제 전문가면 정말 좋겠지만 최소한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맡은 일 열심히 하고 그런 사람 원할거 아니예요? 좀 더 많이 생각해보고 내 성향이 팀에 들어가면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될지도 생각해보고 그러다 보면 자소서에서 어떤 내용 위주로 쓸지가 나오겠죠. 노예 노예 하시는데 팀장 입장에서 팀원이 와서 날마다 날 새고 눈 밑이 시커매져 와서 뭔가 조사 내용은 잔뜩 주는데 회의에서 졸고 있고 그러면 좋으시겠어요?

    그리고 지금 이 시스템이 잘 못 된것도 맞고, 개선도 되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 속에 놓여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살아가는 자체가 고통입니다. 노동이라는 숙명 아래 놓여 있으니까요. 어디 선진국 태어나면 완벽한 시스템에서 100%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런 고민을 하는건 당연한거고, 누구도 막을 권리도 없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아무튼 LeonHeadt님이 해야할 일이 있을 거고, 지금 자소서를 써야 하는 입장이니 이왕이면 더 잘 쓸 수 있도록 고민을 하라는 겁니다. 취직을 하는게 싫으면 그냥 구직을 하지 마시고 또 다른 방법을 찾으시고요. 취직은 해야겠지만 마음에 안 들면 취직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개선을 시도하시고요. 투표를 하던지 회사에 들어가서 채용담당자에게 건의를 하던지 모든 회사 인사팀에 제안을 하던지... 그냥 불평만 해도 전혀 문제 없고요. 그런데 아무튼 지금 지원서를 넣긴 넣겠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뽑히길 원하시잖아요? 그러니 제 경험과 입사 후 채용 과정등을 보면서 제가 느낀 바를 알려드리는 거예요.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4:31
    결국 그 보편적인 생각이라는 것이 말씀하신 걸 종합해보면 회사 일 잘하고 말 잘듣고 적극적인 사람을 뽑겠다. 잖아요. 어차피 자소서를 그렇게 써야하고 사람을 그렇게 포장해야하는데 그렇게 안 쓸 사람이 어디있겠냐는거죠.

    지원자를 정말 잘 알고 싶어하고, 뽑는 사람 가치관마다 다르다고 얘기는 하시지만 쓰는건 결국 일 잘하고 말 잘듣고 적극적인 사람을 뽑겠습니다. 라고 하면 왜 자소서를 쓰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게 제 논지이구요. 어차피 포장이라면 마음껏 그렇게 포장할 수 있거든요.

    네 맞아요. 그렇게 써야만 해요. 그렇게 쓰는게 내 생각에 좀 이상한 것 같다 라고 얘기할 때 이 나라에서 태어났으니 그렇게 적응해야만 해 라고 얘기하는 것도 맞습니다. 아니면 다른 방법을 써보든가 해야겠죠. 진외자님 의도는 잘 알고 있어요. 결국 사회에 맞춰야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 ?
    진외자 2016.12.13 15:19
    채용의 주체를 '회사'로 보느냐, 특정 '개인'으로 보느냐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요.

    감정이 없는 회사로만 보니 '전 노예입니다. 일만 주시면 죽어라고 해요. 회사의 비전도 잘 알고 있고 제가 거기에 딱 맞는 인재입니다'가 되죠.

    팀장 입장이 되면 '제가 취미 생활도 중시하지만 그래도 책임감이 뛰어나서 맡은 일은 어떻게든 완수합니다' '제가 사람들하고 친화력이 좋아서 제가 들어가면 팀 분위기가 엄청 좋아집니다. 전공 성적이 좀 안 좋지만 그렇다고 무책임한건 아니고, 팀프로젝트 등에서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챔임감은 높아요.' 등 다양한 내용이 나오게 되는거죠. 좀 더 자신의 장점을 어필할 방향이 다양해지고, 단점을 커버할 내용도 생기게 되고요.

    그리고 회사에 놀러 가는거 아니니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소개팅 가서 전 여친 사귈 마음 없는데요? 라고 합니까? 이건 방향이 정해져 있는 거지, 답이 정해져 있는게 아니예요. 지금 뭔가 불만이 가득하셔서 뭉뚱그려 보려고만 하시니 다 똑같아 보이고 더 짜증나고 그러는 겁니다. 그런 마음으로 자소서를 쓰시면.. 솔직히 내용이 좋을지 좀 의문입니다. 그런 기분으로 좋은 내용을 쓸 수 있다면 그것대로도 능력이긴 하겠습니다만...

    계속해서 말씀 드리지만 LeonHeadt님 특성 중에 분명히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그걸 잘 찾아내서 진심을 담아 쓰는게 중요한겁니다. 그걸 찾아내는데 있어 상대방의 입장을 사람대 사람으로 접근하고, 이해하고 존중해야 더 쉽게, 적절하게 본인의 장점을 찾아낼 수 있고요. 가령 본인이 단점으로 좀 버릇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고치려고 노력했더니 이제 선배들하고도 잘 지내고 오히려 선배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더 자주 다가가서 더 친한 관계가 되곤 한다던지 그런 류의 접근등이 가능해지고 자소서가 더 진솔하게 느껴지겠죠.

    단순히 막연하게 접근하시려고 하면 답도 안 나와요. 상대방을 더 특정하고 이해해야 자신감도 생기고 더 나은 답을 찾을 수 있어요.



    그리고 사회에 맞춘다는게 꼭 단점이 아니예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서로 맞추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어요. 그걸 정말 못하겠다면 차라리 혼자 살 수 있는 길을 찾아가셔야 하고요. 자소서라는것이 정답이 아니라 부조리하다고 하시는데, 세상에 정답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채용 담당자들도 나름 고민하고 그나마 찾아낸 방법이예요. 물론 그 과정도 완벽하진 않았겠죠. 그냥 대기업들이 하면 뭔가 있겠지 싶어 따라하고, 별 효용이 없어도 과거의 방식을 바꾸는게 두려워 계속 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다만 확실한건 자소서를 대체할 완벽한 방식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소서를 내라고 하는거예요. 세상도, 자신도 완벽할 수 없다는 건 기본 전제로 깔고 가야 해요. 왜 이 세상이 완벽하지 않냐고 짜증만 낼게 아니라 원래 세상은 완벽한게 아니고, 그래도 난 이 불완전한 세상에서 생명을 이어가야 한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 전제 하에서 세상을 개선하기도 하고 나를 바꾸기도 하면서 적정선을 찾아가는게 삶이예요.

    때로는 목숨보다 더 중요한 신념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게 자소서는 아닐 겁니다. 정말 너무너무 이걸 바꾸고 싶다면 뭔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서 어떤 사업 아이템같은 걸 만들 수도 있을거고요. 채용 컨설팅 업체를 만든다던지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채용팀에 들어간다던지 자소서 써주는 어플을 만든다던지 길도 많아요. 어려운 길이라 그렇지.

    아무튼 저도 취준생 했던 입장에서 자소서에 불만도 많이 가졌지만, 다 쓸데 없어요. 취업하고 몇 년 지나면 자소서 어떻게 썼는지도 잊어버려요. 사실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의미죠. 부조리한 면이 있을 수 있는데 세상이 부조리 천지거든요. 차라리 거기 분노할 힘을 아껴서 재벌개혁하라고 1인시위라도 하는게 더 생산적이죠. 그리고 그냥 하기 싫은건지, 분노할 만한 일인건지도 잘 구분해야 하고요. 분노할 거리가 1만큼인데 하기 싫은 마음을 9 더해서 10만큼 분노하면 그 자체가 이미 부조리죠.

    나중에 마음 편해지면 잘 생각해보시고, 부정적인 마음은 일단 마음 한켠으로 미뤄놓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소서 쓰시길 권합니다. 글에는 아무래도 쓸 때 기분이 묻어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원하는 회사 꼭 합격하시고요.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6:46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말씀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읽어보고 나중에 자소서 쓸 때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 ?
    babozone 2016.12.13 15:54
    아니 저는 이말이 좀 이해가 안되는게 제가 여친 사귀자고 하는데 지원자가 우글우글 하다면 당연히 자기 맘에 드는순서로 뽑지 않을까요?

    자소서는 까놓고 말하자면 내가 이런 사람이니 뽑아서 월급 주세요 하는거에요. 상품 홍보 책자란 말이죠..

    여친 사귈때도 마찬가지지잖아요?
    "난 게으르고 돈도 별로 없고 집밖에 나갈때 말곤 잘 씻지도 않고 게임하다 연락오면 답장안해주겠지만 나의 것이 되어 주지 않을래??"요런 멘트를 날리는사람이랑 사귀고 싶을까요??

    취업에서 사람은 하나의 상품이고, 과장이나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지만 적당히 어느정도는 포장해야죠..

    이건 한국이고 미국이고 일본이고 간에 어느곳이든지 다 동일할겁니다. 경제성장대비 인력이 부족했던 70년대 일본이나 90년대 초까지의 한국이지 않는이상..

    그리고 글쓰기가 어렵다고 하셨는데 어차피 회사 보고서쌀때면 수십번 경험해야 될 일입니다. 여기서 부터 막히고 못하겠다고 하면 ...
  • profile
    LeonHeadt      다음 생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2016.12.13 16:56
    못하겠다뇨. 이렇게 써서 분별력이 생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거죠.
    지금도 보고서 수십장씩 쓰고 있는데 그걸 못하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진외자님처럼 글을 쓰는게 어렵다는 것일 뿐이죠.

    다른 나라도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 살다온 친구나 후배들 대화를 잠깐 들어보면 한국 왔을 때 자소서나 면접 문화가 무슨 군대마냥 엄격하다고 비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애시당초 거기는 나이나 성별이나 결혼 여부같은걸 물어보면 차별로 고소당하니까 그럴 수 있겠지만요.

    그리고 자소서 쓸 때 자기 자신을 포장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제 글의 논지는 어차피 본심이야 이런데 그걸 적을 수는 없고 그렇게 포장해서 글을 쓰는 것으로 어떻게 그 사람들을 판별하느냐에 대한 회의였구요. 그에 대해선 진외자님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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