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부품의 지급대금은 첫거래는 즉시결제, 그 이후에는 7일간의 여신기간을 둡니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금요일날 미수금을 받으러 영업사원들이 거래처를 다니지요.
평균 총 미수액의 60~70% 정도만 수금하면 좋은 거래처입니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유통 대금 지불은 여신은 없는 현금결제 입니다.
즉 물건을 받는 즉시 현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죠.
국내의 많은 수입사들은 예전엔 사무실도 없이 스타렉스에 게임을 박스로 실고 와서 거래처, 총판들에게 그냥 길거리에서 돈 받고 물건주는 보따리상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요.
하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여신없는 현금결제입니다.
게임의 유통 과정을 보면 이렇습니다.
예로 코에이에서 삼국지14를 발매를 했다고 합시다. 정가는 69,800원이라 하면
수입사는 총판에겐 40~30% 인하된 가격으로 총판에게 줍니다.
그러면 또 총판은 10~15%의 인하된 가격으로 소매점에게 주는 상황입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유통과정입니다. 여신이 없다는 것 빼고는요.
문제는 지금부터..
게임이란 것이 게임을 개봉하면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요즘 같은 경우,
리뷰들이 많이 나오고, 유투브 등을 통해서 시작부터 끝까지 공략 게임 영상을 보여주기에
게임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수입사와 총판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수입사가 삼국지13을 선택을 하면, 게임제작사와 거래를 시작합니다.
기본 10,000장에 금액은 얼마.. 이런식인거죠.
문제는 게임제작사가 갑이기 때문에, 저 10,000장의 카피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게임제작사의 뜻에 따라야 합니다.
삼국지13은 네임벨류도 있으니 10,000카피를 기본으로 하되 PC 3,000장 XBOX 3,000장 PS4 4,000 장 이렇게 합시다.
라고 하면 해야 되는 상황인거죠. 물론 어느정도 조율을 가능하겠지만요.
다른 게임제작사들 중에는 자신들의 이전 게임을 함께 끼워서 판매하는 조건을 내걸기도 합니다.
이렇게 수입하기로 결정이 되었으면, 저 10,000카피를 한번에 다 하는게 아닙니다.
초도물량 4,000장 정도를 수입사가 가져와서 이미 계약되어 있던 총판에 현금을 받고 넘깁니다.
그 후에 게임 찍을 장수와 날짜를 정하게 됩니다.
문제는 저 2,000장이 잘 팔리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69,800원 x 40% = 27,920원 입니다. 거기에 *4,000을 하면 111,680,000원 입니다.
자 현금을 하루아침에 1억을 넘게 주고, 재고 게임 4,000장을 총판은 얻었습니다.
현금이 이리 들어갔으면 빠른 회수를 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요. 게임은 특히요..
문제는 한 10일 정도는 잘 나간다고 해도 그 이후부터는 판매가 눈에 띄게 저조해집니다.
외냐하면 위에도 말했듯이, 게임의 리뷰, 평가, 공략 영상으로 이미 게임에 대해 잘 소비자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물건은 잘 안나가는 상황에서, 수입사는 총판에게 얘기를 합니다. 2차 물량 1억 입금해주셔야 합니다. 이런식으로
여기서 총판이 나 못하겠다! 이렇게 되면, 수입사는 다른 업체를 찾아 나서고, 2차 물량을 줄때 1차때 물량을 받았던
그 총판보다 좀 더 싼 가격에 줍니다.
2차로 받은 물건을 받은 곳도 물건이 안나가게 되면, 손해를 보더라도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 덤핑을 치게 됩니다.
그러면 1차로 물건을 받아 정가로 팔고 있던 총판의 물건은 더욱 더 안나가게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덤핑에
합류를 하지만, 2차로 받은 곳이 좀 더 싸게 받았기에 더 가격을 낮춰서 판매 하게됩니다.
그러면 1차로 받은 곳은 -가 되더라도 같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이 덤핑이 게임업계에 왜이리 많은가..
컴퓨터 부품은 제품의 제조 단가가 인하되면, 마진 보전을 위해 소매점들에게 가격이 인하된 것 만큼 마이너스 전표를
끊어주어서 시장가가 떨어져도 마진율은 어느정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만, 게임업계는 이런 마이너스 전표가 없습니다.
수입사는 돈받으면 끝입니다. 이런식으로 총판이 물먹으면, 수입사는 한다는 소리가, 다음번 게임 제대로 된거 하나
드릴께요.. 이런 립서비스가 땡입니다. 그거 믿고 또 물건 받았는데, 안나가면, 그 총판은 앉아서 몇천 버리는게 우습게
되는것이죠. 그래서 게임업계는 게임 한 두개 잘못 잡으면, 휘청휘청 합니다. 그게 지속되면 망하기도 하죠.
작년에 망한 돌핀게임이 삼국지13으로 치명타를 먹고 사업을 접었습니다. 하직도 초회판이 넘쳐요 삼국지 13은..
한정 트럼프가 널리고 널렸어요..
하지만 게임 하나 잘 잡으면 대박을 꿈꿀수도 있죠.
게임제작사가 수입사에게 정한 장수를 다 채우면, 그 다음은 알아서 찍어팔라고 라이센스를 줘버립니다.
그럼 그 라이센스의 소유주는 수입사도 아닌 그 게임을 수입사에게서 산 총판, 매장에 있습니다.
그렇게 나오는 것이 플레이스테이션은 빅히트 판으로 이름지어 나오게 됩니다.
이 빅히트판은 CD와 표지, 케이스 작업까지가 원가가 됩니다. 저렇게 해 봤자 원가는 몇천원 안합니다.
몇천원의 원가로 빅히트판을 발매해서 29,000원 정도 판매를 하면 정말 많이 남는 장사가 되니까요.
하지만 요즘엔 게임이 빅히트 판이 나올정도로 판매가 되는 게임이 없다보니까, 이곳 저곳 문 닫는 업체들도
많은 실정입니다.
수입사가 어느정도 이윤을 버리고, 마진보증을 해주고, 총판도 자신의 손에 쥐고 자신이 소매판매하지 말고,
작은 수량이라도 소매점에 주며, 전국적으로 제품이 깔려있게만 해 준다면, 게임을 언제 어느때나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의 니즈로 수렴하면서, 전국의 소매점과 중간 도매상드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게임 생태계가 만들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앞으로 이런식의 유통이 계속된다면, 국내 게이머들은 다시 예전의 보따리상의 물건이나, 불편한 해외직구 같은
것을 통해서 게임을 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러고 있지만...
게임 미디어 현물 거래가 없어지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