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도 택배 배송 업무를 하시고 계시는 분이 계실 거라고 생각하고, 저는 택배 기사님을 욕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는 점을 꼭 알아 주세요~
일단 결론부터 적어 보자면.. 지난 금요일에, 정말 오랫만에 택배를 보내려고 계약 택배사인 X의 기사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택배요? 보내시게요? 에~이, 어차피 한 달에 몇 건 보내지도 않으시잖아요? 그냥 딴 데 알아 보세요, 저는 못 가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실은, 몇 달 전부터, 다른 회사들도 그렇겠지만.. 저희도 내수 업무가 거의 죽어 버려서.. 한 달에 택배를 보내는 횟수가 평균 6~7건 밖에 안 되고, 심지어 지난 달은 딱 3번 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택배 대금을 입금하면서, 이래 가지고는 택배 기사님도 장사가 안 되시겠네, 이러다가 계약 해지 당하는 거 아냐?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빼고서는 담담했습니다만..
(그 한 가지는, 제가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그쪽도 알다시피 택배 보내는 횟수가 너무 적어서 내가 택배를 픽업하러 가는 비용도 나오기 힘들다, 그러니 앞으로는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미리 말을 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지요.. 이미 거래처들에게는 송장 정보를 다 넘겼는데, 갑자기..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딱 두 달 전까지, 약 7~8년 정도 거래하시던 기사님이 계셨는데요. 그 분과는 오래 얼굴을 마주하다 보니, 가끔씩은 저희 공장 마당에 차를 대고 물이나 커피 한 잔 드시거나 화장실을 이용하시거나 하면서, 잠깐씩 잡담도 나누고는 했는데요. (택배 기사님은 항상 급하신 거 아니냐고 했더니, "삼촌, 내가 몇 년 전까지는 정말 몸이 부서져라 일했거든? 그랬더니 정말 탈이 나더라? 그런데.. 그런 일을 겪고 나니, 내 몸은 내가 챙겨야 되고, 내가 10분 정도 쉰다고 해서 전체적으로 크게 탈 나는 일은 없어~ 그래도 날 그렇게 걱정해 주는 건 삼촌 뿐이네?"라는 등의)
그런데 그 분이 약 한 달 정도 건강이 좀 안 좋다고 하시더니, 위에 적은대로 코로나 유행 두 달 전에, "아무래도 이 업계에서는 더 못 버티겠어, 그냥 딴 거 알아 봐야지. 삼촌, 그동안 고마웠어. 내가 후임자한테는 여기는 특별히 더 신경 쓰라고 해 줄게~"라면서 인수인계를 하고 떠나셨는데..
정말 잘 떠나신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잘 되는 곳들도 있겠지만.. 저희 동네의 경우에는, 이렇게 급감한 게, 저희 뿐만은 아니니까요. 그 전에는, 택배 픽업 예약을 해도 "지금 내가 물건이 하도 많아서 두 번째 들어 가는 건데, 그래도 자리가 없을 것 같으니까, 삼촌이 딴 데 좀 알아봐~"라는 일들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가끔 안을 들여다 보니, 정말 텅~텅 비어 있더라고요.
아무튼, 그래서 인수인계 받고 새로 오신 분도, 제 딴에는 신경 참 많이 써드렸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돈이 안 되니 이렇게 연이 다 해 버렸나 봅니다.
이제 문제는.. 작은 거야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역 근처 편의점에서 보낸다고 해도, 큰 화물 같은 경우에는 걸어서 20~30분 거리에 있는 화물 회사를 통해서 보내야 하는데.. 거기까지 갖다 주는 게 문제네요.
(거기는 화물 회사라서인지, 엄청나게 큰 트레일러?로 물건을 날라서, 저희 공장이 있는 곳 같은 좁은 곳에는 못 오기 때문에 픽업이 안 된다고 하거든요.
물론 다른 택배 회사들을 찾을 수야 있겠지만.. 그 회사들도 한 달에 몇 개 안 보내는 저희를 받아 주지 않을 것 같고요.
(실제로, CJ 대한 통운에서는, 코로나 몇 달 전에도 저희가 양이 너무 적어서 픽업은 안 된다고 짤린 적이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