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 50초부터 재생하세요)
녹음 역사의 초창기부터 1925년 HMV와 빅터가 웨스턴 일렉트릭의 전기녹음 시스템을 도입하기까지의 긴 기간동안 주요 레코딩 방식은 어쿠스틱 녹음이였습니다. 비록 1920년 영국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 제 1차 세계대전 전몰자 추도식이 개발 중에 있던 마이크 장비로 녹음되어 콜롬비아레코드에서 발매되었지만 음질은 끔찍했습니다.
소위 나팔통 녹음이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긴 혼(horn)끝에 운모막을 달아 왁스 원반에 소리를 기록하는 방식인데요, 가수가 소리를 크게 낼 경우에는 뒤로 물러서고, 소리를 작게 낼 경우에는 앞으로 와야 했었습니다. 소리가 너무 크면 운모 진동막이 깨져 그 세션 하나를 망쳐버리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리고, 로열티 체계가 확립되기 전 까지는 녹음이 실패해도 1회 취입때마다 악사와 가수에게 녹음료가 지급되어 손실은 컸지요.
초기의 오페라 가수들은 이 헷갈리는 동작에 진저리를 냈고, 소프라노 로자 폰젤은 이를 나팔 공포증이라고 불렀습니다. 호주 출신 소프라노 넬리 멜바는 1904년 자신의 첫 레코딩 세션에서 이걸 참지 못한 나머지 옆에 있던 녹음 기술자 벨포드 로열의 따귀를 때린 적도 있습니다(!)
유튜브 돌아다니다가 초창기 어쿠스틱 레코딩 세션의 모습을 잘 묘사한 영상이 있어 소개합니다. 옆에 있는 엔지니어가 소리가 적절하게 들어가도록 가수를 제지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영화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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