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게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한 5초간 고민하다가 뭐 딱히 공개되면 안될 내용도 아니고 해서 커게에 씁니다.
그 동안 초딩 첫째 꼬맹이에게,...
본인 해야 할 숙제나 정해진 일정에 맞춰서 진도 뽑고 나면 시켜주는 PC게임.
모바일은 그런거 신경 안 쓰고 구글 패밀리 링크로 정해진 시간 까지만 매일하는 정도로 유지했었습니다. 이건 뭐 나름 효과가 확실하니 뭐 ...
PC게임은 시작하고 나서 종료시간은 대충 1시간 정해주고, 시간이 넘어도 적당히 이제 슬슬 꺼야지.. 정도만 이야기하면서 유도해왔었고, 시간 다 되었다고 강제 종료 시키는 것도 기분이 별로인건 알고 있으니 라운드 끝나는 것도 지켜주고, 팀전이 필요해서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기도 하면서 나름대로는 잘 되어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냥 제 착각이었나 봅니다. 사람이 오만하면 안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본인 일정 소화를 할 생각도 없이 제 시간에 게임을 못한다고 울고 그러는게 일상이 되기도 했고,
이야기도 나름 해본다고 해봤는데... 뭐 그 나이에 아빠 말이 귀에 들리면 이상한 것이겠죠.
오늘은 저도 지쳐서 꼬맹이 한테 제안을 했네요. 숙제 때문에 힘들고 귀찮은 학원 그만두게 하고 대신에 게임도 안 하는게 어떻냐... 고 제안을 했는데, 숙제가 정말 하기 싫긴 했나 봅니다. 생각해보고 결정해라고 했더니 한 10분 뒤에 와서는 둘 다 그만하는걸로.. 숙제라는 것도 매일 하는게 아니고, 1시간 정도만 성실하게 들이면 끝날 수 있는 수준이라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꼬맹이한테는 그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뭐 그럼 그렇게 하자고 하고 안사람한테는 그걸로 애한테 뭐라고 하지말고 내일부터 안 나가도록 선생님께 말씀드려달라..고 이야기했는데, 그래도 '학'부모라서 내심 신경이 쓰이지만... 어쩌겠어요. 나름대로 생각해서 한 이야기일테니 선택을 존중해주기로 했습니다.
뭐 꼬맹이는 나중에 또 어떻게 하겠다고 별로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들고 제안을 하러 올 것이고, 저는 짐짓 속아주는 셈 치고 들어주게 되겠지만.. 당분간은 첫째 꼬맹이가 게임 없이 사는게 얼마나 괜찮을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잘 풀리기를 바라긴 하지만 뭐... 사람 구실하면서 살게 하도록 노력해봐야죠.
휴... 어렵네요. 내가 멋도 모르는 애한테 무책임하게 구는건가 싶기도 하고, 재산이 많아서 뭐 대충 물려준 걸로 도박 안 하고 사기 안 당하면 그럭저럭 살 만한 재력이 있으면 이런 걱정 안 할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복잡하네요. 어디 혼자 나가서 며칠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쩝...
서양은 그 반대지만, 뭐 예외는 있긴 하지만서도...
그냥 부모 역할을 해주면서 적당히 버프를 넣어주고 자식이 거부하면 어쩔수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