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나이 30이 넘어서 이제서야 면허를 따게 됐습니다...
8월 3일에 회사 전체 휴가를 이용해서 노원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 학과시험 예약을 했는데, 알고보니 한두시간 전에 미리 교통안전 교육을 받아야 되더군요. 그래서 미리 가서 교통안전 교육 이수하고, 학과시험 스마트폰 앱으로 모의고사 계속 보니 어찌저찌 통과는 됐습니다.
학과시험 통과하고, 바로 기능주행 등록을 했습니다. 따로 기능주행 연수를 받아야되는거 아닌가 하고 물어봤는데, 기능주행 연수는 학원에서만 받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어차피 유로트럭을 레이싱휠 + VR 조합으로 계속 해왔으니 별 문제 안되겠거니 하고 시험 전 교육을 받는데 의외로 기능시험할때 해야될 것들이 좀 있었습니다. 문제는 레이싱휠은 방향지시등이나 와이퍼, 상향등, 전조등 버튼이 다르다보니 거기서부터 긴장이 되더군요.
긴장된 상태로 좌석에 앉았는데 시트 조절도 안되고, 그리고 사실 그 날 바로 시험을 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해서 샌들을 신고 갔는데... 완전 긴장해서 바로 떨어졌습니다. 처음 시동을 켰다가 생각보다 다른 클러치 감각에 출발중에 시동 꺼뜨려먹고, 좌측 깜빡이 키고 출발을 안해버려서 벌써 10점 이상이나 까먹은 상태로 시작한 상태에서 어찌 저찌 경사로에 정차까지 시키고 출발하려는데 여기 서 2번이나 시동 더 꺼뜨려먹어서 결국 실격했습니다.
유로트럭이 트럭이다 보니 1톤트럭으로 시험치는 1종보통이랑은 클러치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기존에 유로트럭에서 1단 넣고 출발할땐 반클러치 상태에서 엑셀 밟아서 RPM 땡기고 출발했는데 기능주행에서는 클러치만 떼도 그냥 알아서 차가 가길래 놀랐습니다. 엑셀 밟고 떼고 RPM 올리고 별 난리도 아니었지요.
그래서 집에 다시 와서 이번엔 시티카 드라이빙으로 기능시험 연습을 해봤습니다. 의외로 시티카 드라이빙이 감각이 실제 차랑 더 비슷한 느낌이더군요. 시티카 드라이빙 자체에 운전면허 기능시험 코스가 있는데 2007년 러시아산 게임이다 보니 S자 코스라던가 T자코스 유턴 90도 회전 평행주차 시험이 있더라구요. 제가 기능시험 보러갔을땐 교차로 정지라던가 교차로 좌회전, T자코스랑 가속구간이 끝이었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집에서 2주일 정도 연습하고, 어제 연차내고 기능시험을 다시 보러 노원에 갔습니다.
오후 2시반으로 에약했는데, 도착하고 사전교육 받고 끝낼때쯤에 소나기가 미친듯이 쏟아지더군요. 감독관들이 와서 미룰사람 있으면 미루라고 말하던데 저는 미루기도 애매하고 연차 또 쓰기도 싫어서 그냥 시험 했습니다.
비가 진짜 미친듯이 와서, 출발점에서 조작능력 테스트만 끝내고 출발할때 와이퍼를 따로 키고 출발하고, 겨우겨우 면허 합격했습니다. 출발 시 좌측깜빡이 키는거랑, T자코스에서 마지막에 빠져 나올때 선 밟아서 총 15점 감점되고 겨우겨우 합격했네요. 비가 미친듯이 오다보니 백미러도 안보였는데 어떻게 합격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러고 다시 한번 도로주행을 예약하러 가는데 비가 그치지 않은 상태에서 우산도 안갖고 와서 비 다 맞은채로 겨우겨우 다시 도로주행을 등록했습니다. 발에 물이 너무 차서 찝찝한 상태로 도로주행을 했는데, 너무 긴장도 하고 발도 찝찝한게 계속 신경쓰이고 감각도 애매하다 보니 그냥 바로 실격 해버렸네요. 게다가 시험시간이 오후 4시였는데 노원역 근처가 오후 5시가 되면 교통이 장난 아니게 정체가 되더군요.
9월쯤에나 도로주행 다시 볼 거 같은데... 유로트럭이랑 시티카 드라이빙으로 우선 도로주행 연습부터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빨리 면허 따고 운전 연수는 운전학원 가서 따로 등록하고 받아야 될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