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이 거진 1년 다되가는데
그동안 좋아졌다 나빠졌다(완치는 안됨)하고 질질 끌다가 너무 바쁘기도 했고 도통 좋아질 기미가 없다가
결국 다니는 병원 선생님이 이건 CT를 찍고 진료를 정확하게 봐야한다고 해서 가까운 신촌 세브란스로 예약을 잡았죠
방문하고나서 간단히 증상을 묻는데 뭐 인후통이 있냐해서 감기같은 목 통증은 아니고 갈증날때 칼칼한 느낌이 난다하니 안심진료로 코로나인지 아닌지 진료받아야 한다네요
뭐 병원 입장에서는 당연한거니 순순히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난로 옆에 있었는데 체온잴때 깊숙히 꽂지도 않고 잘못꽂아서 37.8도가 나오고, 좀 이상해서 다른 간호사분한테 다시 재면 안되냐하고 재봤는데 37.1도가 나오네요
멋쩍은듯이 수정합니다.
당연히 검사결과 나오기전까지는 병원출입도 못하고 진료도 미뤄진다길래 알겠다하고 나왔죠
지방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데
진짜 생전처음 겪는 통증이 귀에서 느껴졌습니다. 쇠뿔공을 귀안에서 힘껏 휘두르는 느낌이였어요
동시에 마취한 것처럼 중이염있는 방향의 안면은 감각이 둔해지고 뻣뻣해집니다.
입에선 신음이 터져나오고 정신차리고 참는다고 입술도 깨물고 허벅지를 마구 때리면서 세브란스에 다시 연락했습니다.
'지금 너무 고통스럽고 중이염때문에 진료보려다 못봤다. 코로나 결과가 음성이면 응급실로 해서 진료가 가능하냐?'
무지 귀찮다는 듯이 된다길래 결과보니 음성이네요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강변에 내려서 택시타고 갔죠
여전히 끙끙거리고 입술 깨물면서요
도착하고 중증도 판단을 하러 들어가니 바로 꼭 진료를 받아야겠어요? 어차피 진료 받아도 지금 조치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이러는데 제가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거 때려가며 겨우 왔는데 안타깝지만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 이렇게 말했으면 제가 이렇게 글을 쓰지도 않았겠죠
일단 뭐 진통제 한 방 근육주사로 맞고 30분 후에 경과를 보자는데 또 그대로 이행했죠
죽을 것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아픕니다.
한 시간쯤 뒤에 와서 증상을 묻더니 기다리래요
기다렸죠
두 시간쯤 지났나 진행상황을 물어보러가니 진료를 보기는 힘들다. 그런 얘기를 하길래 그러면 진료받을 수 있는 협력병원을 안내해달라니 기다리랍니다.
또 한 시간쯤 지났나 와서 증상을 묻더니 다시 기다리래요
한 시간 기다렸습니다. 아무런 말도 없어요
또 진행상황 물어보러 가니 협력병원은 알아봐줄 수 없다고 합니다.
진료봐줄거고, 진료볼 선생님이 수술 들어갔으니 기다려라
한 시간 기다렸습니다. 와서 연락이 안된다네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하길래 그러면 퇴원하겠다. 근데 아까 뭐 병원안내는 뭐고 진료는 봐준다면서 왜 안되냐 물어보니
뭐 수술 들어갔는데 대리로 다른 선생님에게 연락을 했던거고, 지금은 연락이 안된다하더라구요
그래요 퇴원하기로 했습니다.
저하고 사전에 협의도 안됐는데 월요일날 예약잡았다고 문자가 날라옵니다.
그 날은 일때문에 안된다하고 화요일날 시간이 된다하니 그 날은 외래진료 자체가 없답니다.
수요일은 어떻냐길래 또 그날 일이네요. 그 이후에는 안되냐하니 그 이후는 예약을 못잡아주겠답니다.
취소하는 것도 귀찮은지 저보고 전화해서 올 수 있음 오고 아니면 직접 취소하랍니다.
제가 절대 못온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요
진짜...
결국 진료 못받고 가려하니 2층가서 약받고 가랍니다. 갔죠 가니까 수납부에가서 수납하고 오래요
진짜 머리끝까지 화나더군요
결국 나와서 택시타고 집갔습니다.
지금도 당연히 아프구요
대략 안심진료 3만 7천원+강변에서 오는데 택시비 2만원+응급실 8만6천원+집오는데 택시비 만원
날린 시간이야 뭐 말할 것도 없죠
응급환자가 우선인 건 당연히 알고 이해합니다.
근데 서비스를 하면 똑바로 해야죠
진료를 못 볼수도 있다라고 안내를 받았으면 이해를 하겠고, 또 멍청하게 엉덩이 아프도록 앉아있는데 와서 현재 진행상황을 한 번이라도 말해줬으면
덜했을텐데요
제가 뭐 금수저도 아니고 고연봉자도 아니고 연봉 3500짜리가 하루에 15만원이나 진통제 한 방에 날렸는데
허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