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스만 제국의 압뒬하미트 2세.
그는 정치력이 워낙 뛰어나 당시 독일 수상 비스마르크는 "지혜가 100개 있으면 그 중 90은 저 황제에게 있다."고 했고, 청년 튀르크당의 지도자였던 이스마일 엔베르도 "황제는 머리가 비상해서 뭐든지 할 수 있다. 국가를 부강하게도, 적을 흩어버릴수도, 국민을 행복하게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 죽이는데만 쓰더라." 는 식으로 평했죠.
그런데 이 황제, 의외로 취미가 아주 깨는 편입니다.
목공과 승마, 수영, 거기에 오페라 감상, 탐정소설 읽기라고 합니다.
목공의 수준은 장인급으로 저 화려한 가구를 손수 만들었다고 하며...
도자기 역시 자신이 칩거하는 이을드즈 궁에 공방을 세워 프랑스 세브르 양식의 디자인의 화려한 도자기를 손수 디자인하고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그가 황제에 있을 당시 오스만 제국 외교관들은 탐정 소설이 나오면 바로 구매해서 진상하는 게 임무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는 직접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했고 손수 셜록 홈즈 시리즈를 번역할 정도라 오스만 제국에서도 탐정소설 붐이 일었다고 합니다.
또한 오페라를 즐겨 자신의 궁전에 극장까지 만들어 감상하면서 위스키나 브렌디를 마시는 것도 인생의 낙이었다고...
마치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여러모로 캐릭터가 독특한 황제라 대하드라마로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긴 했으니 자유주의와 민족주의를 반대하여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등 반동정치를 펼친 폭군이기도 합니다.
별명이 그래서 붉은 술탄이었죠.
그래서 나중에 청년 튀르크당의 혁명으로 1908년 폐위당했죠.
폐위 후로는 저런 취미에 더더욱 몰두해서 달인 수준의 작품을 여럿 만들고 1918년 오스만 제국이 멸망하기 직전에 죽게 됩니다.
어찌보면 자기의 제국이 멸망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이 극혐하는 인물들이 튀르키예를 개혁하는 건 안 보고 죽었으니 행운일지도 모릅니다.
P.S
이 글은 중학교 역사 1 교과서에서 모티베이션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