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음반 복각 시에 필요한 레코드 스타일러스을 하나 살 일이 있었습니다.
판매하는 회사는 영국에 있는 회산데, 아버지와 아들이 운영하고, 규모가 작아 홈페이지조차 없더라구요 (대신 이메일은 있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쪽 바닥에서는 매우 유명합니다.
아무튼, 69파운드정도의 레코드 스타일러스를 사고 결제를 해야 하는데 저런... 페이팔도 안 받고 홈페이지도 없는지라 결제하려면 전화를 달랍니다.
영어라고는 수능 영어를 제외하고는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지레 겁을 먹고 전화를 걸긴 걸었습니다.
외국인이라서 좀 천천히 말해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한 60-70%정도 알아들었고(영국 액센트...), 간혹 문장을 거의 해석을 못 했을지라도 몇 단어 주워듣고는 맥락 이해가 되긴 하더랍니다.
다행히 그쪽 사람은 제 말을 다 알아들은 모양이더라구요.
그래서 통화는 잘 끝냈고, 일이 잘 풀렸는지 방금 결제 문자가 왔습니다.
결론은 -다들 하는 말이긴 하지만- 외국어는 지레 겁먹을 게 아니라 써먹어봐야 느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매사 그러기란 쉽지 않더라구요.
저도 근무 중에 일본인 민원인이 와서 크게 당황했는데, 다행히 한국어를 할 줄 아시는 일본 분이 통역으로 동행하기도 했고, 번역기로 떠듬떠듬거리며 안내를 해드렸더니 무사히 업무 보고 나가시더라구요.
뭐가 됐든 외국어는 실전(?)에서 느는 법인가 봅니다. 그리고 머릿속에 든 지식은 사실 오롯이 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