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꽤 오랫동안 쓰던 이어폰의 이어팁이 사라지는 바람에 2년 전 LG G6를 살 때 사은품으로 받은 번들 이어폰(부전전자 생산) 포장을 뜯었는데, 문제는 이 이어폰의 기본 이어팁은 제 귓구멍에는 좀 작더라고요. 끼어도 자꾸 흘러내리고, 야외에서는 외부 소리가 새어드니까 좀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집에 오는 길에 이어팁을 파는지 찾기 위해 근처 잠실역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들렀습니다.
방문해 보니, 여기서 파는 이어팁은 제가 이름만 들어본 컴플라이 폼팁 하나뿐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AUDIO PRO, SPORT PRO, 그리고 AUDIO PRO 2쌍과 SPORT PRO 1쌍이 각각 들어 있는 VARIETY PACK 3종이 있었지요. 가격은 모두 ₩19,900원. 폼팁 3쌍에 2만원이나 써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어폰을 새로 사는 것은 그것대로 낭비인 것 같아 그냥 VARIETY PACK을 샀습니다. 보니까 폼팁 안쪽에 귀지 들어가는 것을 막는 스펀지가 있는데, AUDIO PRO는 이게 흰색이고 SPORT PRO는 파란색이라 구분이 가능합니다.
이걸 사면서 이 폼팁이 내 이어폰과 호환되는지 걱정했는데, 다행이도 호환이 되었습니다. 컴플라이 폼팁 홈페이지를 보니 해당 폼팁은 커널형 이어폰의 소리 나오는 부분 직경이 4.8~6.3 mm면 호환이 된다는 모양인데, 제 이어폰은 자로 재어보니 5 mm더군요. 폼팁의 구멍은 약 4 mm였습니다. 조금 힘주어 끼우면 금방 잘 들어가더군요. 이거 재고 있자니 문득 본가에 놔두고 온 다이얼 캘리퍼스가 그리워졌습니다. 방에 버니어 캘리퍼스를 하나 갖다둬야 하나…
사고 나서 보니, 이 녀석의 특징은 재질이 귀마개라서 꾹 눌러 압축시킨 뒤 귀에 집어넣으면 부풀기 때문에 귓구멍의 제약이 적고 차음성이 좋다는 점인 모양입니다. 실제로 착용해 보니 귀에 딱 들어맞아서 확실히 원래 이어팁보다 고정력이 좋고 차음도 잘 되네요. 근데 안쪽에 스펀지가 들어있는 것 때문인지 소리가 살짝 답답해진 것 같아요. 원래 이어팁은 안쪽에 아무것도 없어서 그런 문제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안쪽의 스펀지를 떼버려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폼팁에 적응하면 지갑이 울겁니다 크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