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참 덥습니다. 뭐 후술한 기록은 5월 31꺼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기온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더위보다는 추위를 많이타지만, 차라리 추운게 더 낫습니다. 어느쪽 감각이 예민하냐랑 어느쪽 감각을 선호하느냐는 전혀 딴판의 문제거든요.
근데 이게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삶의 질에 큰 타격을 입히는 문제이며 쉽게 해결할 수도 없어서 좀 골치가 아픕니다.
그 문제는 바로 이것,
주된 이동수단으로 사용중인 정격 44W짜리 인력 이륜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촌동네라, 당장 공부할라고 도서관이라도 가든지 할려면 흉악한 코스를 거쳐야 하는데 말이죠.
- 정지 시간은 자전거를 세워둔 시간이죠. 주행중 일시정지 시간은 거의 없다는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 이동거리 반띵하면 12km, 주행시간 반띵하면 1시간이므로, 속도는 알아서 계산이 되실거라 판단합니다.
- 주행 2번의 가파른 언덕이 나옵니다. 최대 경사도 약 9%.
- -4% 이상의 내리막에서는 차도 따라가고, 오르막에서는 인도 따라가야 합니다.
- 내리막 구간에서 졸라 찍어누르면 시속 50km/h까지 가능하지만, 체력을 그닥 쓰고싶지는 않습니다.
- 오르막에서의 체력손실을 줄일 방법이 없습니다. 오르막이 없는 우회로가 없거든요.
- 슴가 심박계를 매일 끼고다닐수는 없으며, 갤럭시 워치는 ANT+ 브로드캐스팅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나무가 듬성듬성 있는 두번째 내리막의 한적한 인도는, 저녁이 되면 도심속의 싱글코스로 변신합니다.
- 약간의 오프로드를 거칩니다. 우회 가능하나 +3km 추가.
- 브레이크는 안그래도 소중한 운동 에너지를 잉여 열에너지로 날려버리는 주제에 잘못 조작할 경우 사람을 튕겨버리기까지 하는 매우 흉악한 도구이므로,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사용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 앞쪽 1단 스프라켓은 파손되고, 2단 스프라켓은 이빨이 몇개가 사라졌습니다(?) 수리비 최소 10만원 예상.
체력 향상을 위한 생활 유산소 운동으로써 접근하면, 약간의 오프로드와 인도에 차도까지 다양한 지형이 포함되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혼합되어 있으며 거리 역시 짧지도 길지도 않은, 초-중급자에게는 매우 적당한 코스입니다. 물론 차량과 보행자에 애완동물까지 합세하여 라이더의 반사신경 향상과 잭나이핑 대비에 큰 도움을 줌은 덤이죠. 랜덤 브레이킹으로 손실되는 에너지는 부족한 운동량을 더 보충해주는 훌륭한 효과를 제공합니다.
그렇지만, 제 목적이 운동이라고는 얘기한 적이 없네요. 추운 날이면 귀마개 끼고 땀도 어지간해서는 안흘리고 잘 다녔는데, 이젠 좀 다르죠. 최고기온이 섭씨 30도에 육박한 초여름 날씨에 실외에서 땀을 흘리지 않는것은 어렵습니다. 근데 거기에 자전거를 타고 있다면 불가능에 가깝죠.
땀을 아무리 흘려도 땀내라는건 풍겨본적이 없어서, 나름대로 다행이기는 합니다. 근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네요. 일단 목적지에 도착을 했는데 땀이 나서 온몸이 젖으면 일단 제가 불편하거든요. 젖음으로써 발생하는 불쾌감은 차치하고서라도, 불과 몇분 전까지도 몸 전체가 프레스캇 히트싱크가 되는 기적을 선사했는데 그 온도에 중간이란게 없구요 3-4분이 지나면 제가 입고 있는 옷은 냉각수에 절여진 옷이 됩니다. 땀이라는게 사실상 바이오 냉각수잖아요? 그니까 틀린말도 아니죠.
땀을 흘리지 않고 이동한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겠죠. 코로나가 불러온 감차로 인해 한시간에 올까말까한 버스와, 한번 언락에 천원에 km당 추가 이용요금을 실컷 뜯어가는 괴물 공유킥보드가 있습니다. 택시는 아예 선택지에 넣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의도가 뭐냐면, 그냥 푸념글입니다. 전기자전거를 사면 될테지만 그럴 돈이 있을리가 없고, 돈을 벌 방법도 전무하며, 윗동네만 아니었어도 버스가 1시간에 채소 두번은 와줬을 것이거든요. 2019년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간간히 버스 잘 타고 다녔는데...
아 그리고 말이죠. 이게 되더라고요. 주작 아닙니다. 물론 자전거의 구조상 최고단에서 팍팍 찍어누르지 않으면 힘들지만. 새벽 두시라 차가 단 한대도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