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에서 전킥뽕맛 들려오고나서 이게 타고싶어서 미치겟엇거든요. 그러던와중 노란색 씽씽이가 여기도 들어왓다는 소식듣고 달려나가서 타봤습니다.
서울처럼 여기저기 씽씽이 깔려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저걸 탈려면 자전거를 타든지 택시를 타든지 해서 시내라던지 등등 씽씽이 있는 곳으로 꽤 멀리 나가야 되므로 여기서 -1점. 저렴하고 신속하게 이용하는 '공유 교통수단' 이 가진 의의를 완전히 만족해준다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물론 촌놈 한정이고, 시내에 가까운 곳에 거주한다면 이는 단점이 아닐 수 있겠지요.
앱에서 qr코드 찍고 바로 타면 되는데, 아무래도 이곳은 사용자가 많지 않아 대부분의 킥보드가 완충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충전이 모두 되어 있다면 약 40-50km을 이동할 수 있다고 표시됩니다. 본인 경험상 터득한 전기로 된 이동수단의 실제 잔여 이동가능거리는 표시값에 채소 절반정도 까야된다는 법칙에 의거하여 20km 정도 이동할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의외로 배터리 효율은 그보다 좋은 듯 합니다. 거의 30km에 이르는 거리를 연속으로 주행하면서 배터리를 40%나 남겼거든요.
계기판이 달려있다는 점은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플랫디자인 요소가 적용된 LED 8세그먼트 디스플레이 덕택에 간지는 나지만, 역광 환경에서의 가독성은 상당히 떨어지구요. 주야간 가독성을 모두 잡을려면 종전의 Transflective LCD 방식을 사용해야 되는데 그건 정말 때깔이 안 나죠. 모두가 foretrex 같은 휴대용 gps를 항상 휴대하는건 아니니까, 속도정보를 굳이 휴대폰을 열지 않고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이 면에서는 편리합니다. 위로 향한 화살표 세개짜리 기호는 뭘 의미하는건지 모르겠네요.
계기판의 속도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계기판에서 24-25가 표시될 때 그라운드 스피드는 약 21km/h였고 이게 최고속도입니다. 다운힐에서는 강제로 전자브레이크가 걸려서 일정 속도를 유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위 배터리 효율 관련과 연관해서 생각해 보니, 아마 제동방식이 회생제동이 아닌지 싶네요.
승차감은 말을 말죠. 진짜 구라 안까고 열라 개떡같습니다. 설마 안타보신 분 계시다면 절대로 승차감 기대하진 마시고, 저 서스펜션은 모양만 흉내낸 것 같고요. 인도주행이 법적으로 금지된 건 맞지만, 저 거지같은 유사 서스펜션의 맛을 한번 보면 두번 다시 인도에 올라가고 싶지 않아집니다. 도로에 있는 조그마한 요철의 진동마저 그대로 손목을 타고 신체로 전해지고 이는 곧 신체 피로도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전 이거 30km 타고와서 집에서 그대로 뻗었습니다. 쓰로틀 땡겨서 가는 교통수단 치고는 의외로 체력소모도 심한듯.
넓은 공원의 주차장에서 테스트한 결과, 타이어의 접지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조금 미끄러운 곳에서는 사고의 위험성이 그대로 증가하고, 몸을 기울여서 S자 코너를 돌자 뒷타이어는 접지력을 그대로 잃어버렸습니다. 본인 체중이 55kg라 그런거도 있겠지만 파오후가 탄다고 해서 안 미끄러질거 같지는 않구요. 이게 타이어가 민무늬라 그런듯 싶은데.. 이건 진짜 F1 나가도 되는 그런 민무늬 타이어더라구요. 카운터스티어를 쳐서 다행히 제꿍으로 인한 쪽팔림은 피했지만, 아무튼간에 타이어 역시 개선이 되면 좋겠군요.
그리고.. 가속력이 약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킥고잉보다 더 약하구요. 차라리 자전거의 가속력이 더 빠를 듯 싶습니다. 아무래도 갑자기 훅 나가면 위험하기에 일부러 제한을 건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공유킥보드는 개별 사용자 계정을 이용하는 서비스인 만큼 오랜 거리동안 무사고 주행을 한 유저에게는 출력제한을 해제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이네요.
결정적으로... 상기한 스펙상의 문제로 인해, 도로주행이 위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킥보드 폼팩터 자체의 불안정은 그렇다 치고, 가속력과 최대속도가 제한되어 있어 긴급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대피할 수 없다는 점은 공유킥보드가 가진 또 하나의 잠재적 위험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속도가 상당히 느리므로 자동차와 속도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어 한쪽에 붙어 주행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인도주행은 불법이니, 기술적인 면 외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이 적지는 않네요.
킥보드 제어용 프로그램에 잔버그가 꽤 있습니다. 가끔씩 계기판이 먹통이 되는데 이건 충격으로 발생한 물리적 접속 불량일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라이딩 도중 가속이 안되다가 뜬금없이 회생제동이 걸려서 감속해버리는 문제는 두번 겪었습니다.
원래는 어디 잠깐 들렀다가 반납할려 했는데, 이대로 반납하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갈려니 너무 꼴받아서 그자리에서 사는곳 한바퀴를 통째로 돌고 왔습니다.
Foretrex 601 GPS 기기상에는 28km가 찍혀있는데, 잠깐 GPS를 꺼둔때가 있으므로 아마 총 이동거리는 29.3km가 정확하지 않나 싶습니다. 실제속도보다 무려 3km/h나 빠르게 측정하는 킥보드의 모터제어 회로에서 거리값을 받아오는건 확실히 정신나간 아이디어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킥보드 안에 gps 넣을거 거리도 그걸로 측정하는게 프로그래밍 하는데 있어서도 편할거라고 생각했겠죠. 아무튼간에 참 저 gps는 여러용도로 잘산거같아요.
가격은 만삼천원. 쿠폰써서 만천원이 나왔습니다. 2시간 5분 / 29.2km 정도 거리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 중에는 가장 저렴하지 않나 싶네요. 기존의 택시보다 훨씬 저렴하고, 더 재미있으며, 더 자유롭다는 점은 공유킥보드가 젊은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한 단계 더 진보한 미래형 이동수단 플랫폼임이 틀림없다는 점을 의미하며 빠르게 레드오션화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미 서울쪽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공유전킥이 깔려있고 치열한 경쟁 중에 있더라구요.
물론 승차감과 편의성 및 속도제한 등 상기한 문제 때문에, 이걸 유희거리 용도로 사용하려고 생각한다면 전 말리고 싶습니다. 그 용도라면 와트가 높고 서스펜션도 짱짱한 고급 킥보드를 대여점에서 대여하거나 아예 전동 오토바이를 빌려타시는게 가격은 좀 나가지만 이쪽 용도로 만족도가 높을 수 있겠구요.
위 GPS 사진에서 볼수있듯 아예 한바퀴를 돌았으므로 정차 역시 킥보드가 처음 위치해 있던 곳에 그대로 세웠습니다. 자꾸 이런거 탈때마다 전동 이동수단이 하나 갖고싶네요. 뭐든 좋으니 진짜 사고싶습니다.
눈에 이뻐보이는 사진은 이제 슬슬 찍히는데, 일단 촬영자 자체가 감성따위는 버린 사람이라 그런지 도저히 사진에 스토리를 부여하는게 안되네요. 그냥 눈정화용짤 그 이상의 의미는 두지 말아야겠습니다. 두번쨰 사진은 구도는 괜찮은 것 같은데 역광때문에 잘 안나온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