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주위에 펼쳐진 우주쓰레기의 양이 어마어마하다지 않습니까. 다 쓴 로켓이나 위성이 알아서 떨어져 불타 없어지면 다행이고, 아니면 그렇게 돌아다니게 냅둔다고요. 위로 쏘아 올리기만 열심이지 다 쓴건 아무도 안 치우니까요. 마치 동네 인터넷 케이블처럼요.
어지간한 아파트나 신축 빌라, 아니면 혼자 뚝 떨어진 시골 주택에 살아도 이런 생각이 들 일은 없을텐데요. 오래된 빌라나 다가구촌에 살아본 경험이 있다면 저 인터넷 케이블 쓰레기라는 말을 동감하실 겁니다. 인터넷을 신청하면 전봇대에서 길게 끌어와 설치할 뿐, 원래 깔린 건 절대로 안 치우니까요. 그러니 케이블이 늘어나기만 하지 줄진 않죠.
새로 이사갈 집을 옥상까지 치우다보니 전혀 쓰지 않는 케이블이 널부러져 있는 걸 발견하고, 그걸 치우기 시작하니 다른 선이 나오고 또 다른 선이 나오고 또 다른 선이 나와서 걷어낸 것만 마대자루로 두포대 쯤 되네요. 그 중 상당수가 광케이블이라서 고물상에 팔아먹지도 못할 물건입니다.
이사하는 김에 치울 수는 있는데.. 이게 치우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전봇대 위까지 올라가서 잘라낼 수는 없고, 손 닿는 곳까지 대충 잘라낸 게 고작이란 말이죠. 그래서 전보다 깔끔해지긴 했지만 전봇대 근처에 안 쓰는 선들이 늘어져 있는 건 피할 수가 없군요.
인터넷 같은 서비스를 해지하면 선만 자르는 걸로 끝이 아니라, 포설된 선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규칙도 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아니면 다음번에 설치할 때 재활용이라도 확실하게 하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