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경험은 절대 잊을 수 없지만 잊고 싶을 만큼 미숙하기도 하고, 스스로 이걸 해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남에게 말하기엔 부끄러운 과정이기도 하며, 그 경험의 시기가 남들보다 늦는다면 더욱 말하기가 부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뜬금없이 저런 소리를 왜 하냐면 2006년 6월 28일에 개설된 컴퓨터, 하드웨어, 모바일, 스마트폰, 게임, 소프트웨어, 디지털 카메라 관련 뉴스와 정보, 사용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인 기글하드웨어를 2020년 10월 지금도 운영하는 사람이 랜선을 오늘 처음 찍어봐서 그래요.
단독/다가구에서 여러 대의 컴퓨터를 쓰면서 쓰잘데기없이 긴 랜선을 써본 적은 있는데요. 10m, 30m짜리 랜선을 사서 남는 걸 대충 말아서 쓸지언정, 랜툴을 사봤자 몇 번이나 쓴다고 직접 만들어 쓰냐는 생각으로 랜선을 만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결국 사서 찝어보게 됐네요.
도대체 흰색에 주황색으로 시작해서 갈색으로 끝나는 순서는 누가 만든건지 모르겠지만, 한 세네번쯤 찝다 보니까 자동으로 외워지는군요. 이걸 순서대로 맞춰서 가지런히 정렬하는게 가장 귀찮네요.
삑사리는 의외로 안 났습니다. 하지만 유독 ASUS 티모바일 공유기가 말썽이네요. 2개 층을 커버하려고 새로 산 입타임 공유기나 제 노트북은 잘 작동하는데, 거기에 ASUS 공유기를 꽂으면 인터넷을 인식하질 못합니다. 그래서 위에서 쓰려고 했던 입타임 공유기가 아래로 내려오고, ASUS 공유기가 위로 올라가는 걸로 해결.
싸구려 랜툴 세트를 샀는데 랜툴은 싸구려여도 되요. 그리고 랜 테스터까지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끼워주는 랜 커넥터가 형편없습니다. 아무리 찝어서 꽂아도 딸깍 하면서 걸리지가 않네요. 몇 번을 다시 해봐도 마찬가지인게 커넥터가 싸구려라서 그런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고정이 완벽하게 안되니 마음에 안 들지만 그냥 쓸래요. 귀찮아요.
이걸 안 하면 인터넷 환경 구축이 안 되니 어거지로 했지만, 다음부턴 귀찮아서 하고 싶지가 않네요. 이렇게 귀찮아해서 어떻게 밥먹고 살 수 있는지 제가 생각해도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