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이야기긴 한데 아주 알뜰살뜰하게 엿을 먹여준 거래 상대자가 있었죠.
진짜 X트롤이었어요. 자칭 변호사 아저씨...
고등학생때 얘긴데...
바톤 보드 하나를 중고거래할 때 얘기였죠.
뭐 입시 끝내고 집에 있는 잡동사니 정리하면서
사전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모 역에서 만나기로 했죠.
말끔하게 차려입고 옷에 뭔가 자주본 배지 하나 꼽아 놓고
살갑게 인사하면서 다가오더니
물건 보더군요.
다 보고 나서
"아 학생 이거보니까 훔친거네. 내가 변호사 하는데 다 알아.
거 많이 못주겠고. 반값에 줘라."
????????
"아니 뭘 봐서 사람을 도둑 취급하시는데요?"
"어, 참 보면 알잖아. 학생, 요즘 이런 후즐근한 박스 누가써요.
그 후즐근한 박스
보나마나 위조구만. 내가 법조계 일하면서 이런거 많이 보는데
벌써부터 이런걸 하면 안되. ... 아냐.
내가 그냥 넘어가줄테니 보드 그냥 넘겨요."
"아니 왜 보드를 그냥 넘겨요. 값을 치뤄야 드리죠."
"아 봐주려고 했는데 안되겠네. 학생. 경찰서 가야겠어."
"아 그래요? 친척에 경찰(당시 경찰 친척이 있었음)이 있는데 같이 가시죠."
그 말 들으니 눈빛이 변하는 자칭 변호사 아저씨
"내가 지금 좀 바쁜데 여기 내 사무소 명함 줄테니 여기로 연락줘."
아니 경찰서로 가자면서요? 왜요?
하더니 황급히 빤스런
명함에 적힌 내용은 가짜.
전화하니 뭔 목욕탕 전화번호더군요.
이름도 가짜
사실 이걸로 끝났으면 완전히 잊혀졌을텐데 그 뒤로 전화가 왔었어요.
제 이름과 전화번호를 도용해서 사기를 쳤던 모양이더군요.
뭔 대학 다니다 전화가 와서 황급히 강의실 밖에 나와보니
빡친 중고거래자가 돈 내놓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던
에휴...
아니
잘 생각해보니 그 변호사양반 만날 좋은 기회라 보고
A시 경찰서에 연락해서
"나 고소 당한거 같은데 내 연락처 줄테니 오면 연락주세요."
그 뒤로 20년가까이 연락은 안오더군요.
어쩌면 안만난게 다행이네요.
아 그나저나 20년쯤 된줄 알았는데 아직 15년정도밖에 안됐군요.
3자사기까지 시도하다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