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품은 턴테이블이지만 CD도 재생할 수 있습니다. 아 어쩌면 그 반대로 봐도 되겠군요.
LP판이 올려지는 스핀들 모터의 하단부에 CD체인저를 놓고, CD를 듣다가 턴테이블을 사용하려면 CD체인저 위에 LP를 올려놓고 톤암을 땡겨주기만 하면 됩니다.
CD체인저와 LP에 사용되는 스핀들 모터의 차이점이라면... CD체인저는 모터의 정밀한 컨트롤과 현재 모터의 포지션 감지가 필요하지만 정속 유지는 그닥 필요가 없고, LP는 그 반대이죠. LP와 CD체인저가 모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에서 각각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속 유지가 가능한 모터를 장착한 뒤 CD체인저 모드를 활성화하면 기계적으로 체인저 CD트레이와 제품 본체가 연결된 뒤 적외선으로 트레이의 현재위치를 계산하는 방식을 적용하였습니다.
LP 재생시에는 현재 설정 RPM이 디스플레이에 표기되고, 말할 필요도 없이 CD 재생시에는 CD 정보가 표기되겠죠. 특징적인 점으로는, 재생시 항상 CD의 인덱스 위치를 표기합니다. 인덱스는 트랙의 하위분류이며 CD 레드북 규격 초창기때나 좀 쓰였고 요즘은 안쓰이죠. 그래서 많은 90년대 이후 CD플레이어는 인덱스 위치를 잘 표시하지 않고, 2000년대 들어서는 몇몇 소니제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멸종했지만 이 제품에는 인덱스가 나옵니다. 결국 언제나 01이라는 의미없는 화면을 보게되는거라 좀 지저분할수는 있겠습니다. 물론 전 좋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습니다. 단점으로는 레코드판이 하단부에 고정되는 방식이 아니고 공중에 떠서 돌아가는 방식이라 재생이 불안정하며 LP RPM 호환성이 좀 떨어지고, 레코드가 올려져있는 동안 CD를 재생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있겠습니다. 또한 포노아웃과 CD아웃이 따로 달려있는데, CD아웃은 프리앰프 출력이 나오지만 포노아웃은 프리앰프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렇다면 연결이 좀 복잡해지겟죠. 그전에 출력단자가 따로따로 되있는거 자체가 불만이지만... 마치 싸구려 VHS DVD 콤비 제품을 보는거같네요.
가장 큰 문제는 예상 소비자였습니다. 시기상 예전부터 오디오파일이었고 LP를 이미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턴테이블은 갖고있을테고, 오디오를 완전 처음 사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많은 음악이 CD로 나올테니 그냥 CD플레이어를 사겠죠. 뚜껑을 열어서 CD를 넣어야 되는 특성상 위에 다른 기기를 올릴수 없어 공간활용도가 떨어지게 되므로, LP 매니아가 이 제품을 구매한다면 기존의 시스템과 이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어렵습니다.
뭐 그렇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진 않았고, 몇몇 단점을 개선했다면 잘 나갈만한 물건인건 맞는거같네요.
굳이 합칠 필요가 없는 물건을 합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