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번 XSS/XSX에서의 First AAA 기대작 4개를 연달아 말아 먹었다는 인상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뭐, 따진다면 그게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긴 한데, 그러면 결국 어찌 되었든 MS의 관리 부실이란 책임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래도 일단 뭐, 살펴만 봅시다.
1. 헤일로 인피니티
아무래도 처음으로 불안함을 쏘아올린 신호탄일 겁니다.
성능적으로 우위인 XSX인데, 막상 자랑스럽게 보여준 쇼케이스에서 후처리 되지 않은 알파 빌드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고로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똥통으로 꼴인 시켰으니까요.
(나중에 알려진 것에 따르면, 그것도 쇼케이스 기준 6개월 이전 빌드라 했었으니, 실질적으로 당시 제작되던 상황보다도 낮은 품질로 시연한 꼴)
문제는 출시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는데도 아직도 알파 빌드 상황이었다는 것이고, XSX의 초기 견인작의 품질이 의심되는 사고를 터뜨린 만큼 뭐...
그나마, 이후 현실 인식을 하고 MS가 출시일도 연기가 되고 구원투수 투입해서 그래픽 작업 진행하고 베타 테스트로 유저에게 현행 빌드도 보여주면서 기대감 회복하고, 그래도 직전작 보다는 괜찮다는 평가로 초반에 안착을 했는데...
결과는 운영이 문제였지요.
MS가 강요하지도 않은 악덕한 BM을 집어 넣고, 사실상 방치하는 운영에 느린 업데이트로 초반에 진입한 유저층을 전부 이탈시키는 기적을 행하고 "게임 잘 만들고 운영으로 말아 먹은 대표적인 예시"가 되었으니까요.
2. 레드폴
앞선 예시가 태어나기는 그래도 잘 태어났으나 운영으로 말아먹은 경우라면, 이번 경우는 탄생부터 잘못 태어난 경우지요.
시작은 베데스다가 MS에게 인수되기 이전 한창 라이브 서비스 붐이 일어나고 있었고, 베데스다와 그 모기업인 제니맥스의 경영은 점차 어려워지던 시절에 라이브 서비스의 붐을 타고서 시작된 프로젝트가 레드폴과 폴아웃 76입니다.
문제는 제니맥스 자체가 라이브 서비스 경험이 전무하다 시피 했다는 것이고, 그리고 이를 제작하기로 한 개발사 둘 모두 그에 대한 개발 노하우는 전무했다는 것이며, 경영 상태가 좋지 못한 만큼 모회사에서의 지원도 많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재앙은 폴아웃 76이 먼저 출시가 되었다는 점이겠죠.
Country Road를 열심히 부르며 등장한 이 게임은 폴아웃의 명성으로 팔리긴 했는데, 베데스다가 가진 단점들만 극대화 되고 장점들은 보이지 않는 그러면서 라이브 서비스라는 괴상한 괴작이다 못해 망작이 되었고, 결국 돈을 벌기 위해 만든 게임을 수습하기 위해서 제니맥스 산하 대부분의 스튜디오에서 개발진이 차출되는 일이 발생했죠.
문제는 그로 인해서, 유사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인 레드폴 또한 지원이 거의 없게 되었다는 것을 넘어 오히려 개발진이 폴아웃 76에 차출되는 지경이었고, MS에게 인수되어 재정적으로 제니맥스가 풍족해진 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지요.
다른 스튜디오의 희생으로 폴아웃 76은 상황이 많이 나아지게 되어 급한 불은 끄게 되었으나, 문제는 다른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는 다른 스튜디오에서 숙련 인력 차출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급한 불 끄기식 해결이었고, 이로 인해서 레드폴은 폴아웃 76 이상의 재앙적 출시를 맞이합니다.
물론, 제니맥스도 MS 인수 이후로 인력 충원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원래부터 소규모 인력으로 대형 프로젝트의 게임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만들던 소수정예 컨셉의 게임 회사이다 보니, MS에게 인수로 충원을 한 숫자도 제니맥스 기준으로 인력이 충원이 되었을 뿐 다른 명성있는 대형 스튜디오들에 비해서 인력이 소수였고, 결국 독립 스튜디오로써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회심의 두 대형 프로젝트가 회사의 재정이 안정된 이후에도 다른 프로젝트들을 넘어뜨리게 하는 도미노의 시초가 되게 한 것이지요.
3. 스타필드
마지막 문단에서 "다른 프로젝트들을 넘어뜨리게 만드는 도미노"의 시발점이 회사의 재정을 안정시키기 위한 도박수 였었던 레드폴과 폴아웃 76이라 언급을 했었습니다. 그 만큼 당시에 두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해야 할 정도로 제니맥스는 경영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고, 실제로 폴아웃 76이 실패하였기 때문에 제니맥스가 MS와 가까운 관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제니맥스의 게임들이 기간 독점의 형태로 점차 PS와 계약을 맺고 있었다는 추측도 당시에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추측이 이번 AV-B의 인수에서 MS측의 자료에서 그것이 반쯤 사실화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MS가 반쯤 패닉바이 했음이 드러났지요. 어찌되었든, 이건 MS 입장에서의 구매고 제니맥스 입장에서는 그 만큼 경영적으로 어려웠지에 결국 MS에게 팔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팔지 않았을 것인데, 아쉬운 쪽이 MS 였었기에 둘 사이에 계약에서 MS는 경영에 있어서 출시 플랫폼에 대한 최종 의사 결정권 정도만 제외하면 경영적 자유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게 결과적으로, 폴아웃 76에 대한 실패를 MS가 간섭할 수 없었던 장벽이 되었지요. 폴아웃 76의 실패는 생각 이상으로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를 수리하기 위해서 제니맥스 산하 모든 스튜디오에서 상당히 많은 개발진들이 원래의 프로젝트에서 끌려 나갔습니다. 이 결과로 같이 시작한 레드폴은 처참하게 망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흔히 본가라고 불리는 베데스다 스튜디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쪽이 더 책임이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이쪽이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폴아웃 76의 수리 투입에 더 적합한 인재들이며, 명목상 폴아웃 76은 이들의 기술 지원 아래에 제작이 되었다고 마케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필드를 개발하던 개발진은 폴아웃 76 유지보수에 실제로 투입이 됩니다.
문제는 스타필드 상황도 만만치는 않았다는 겁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이쪽도 여러번 컨셉을 변경을 진행하였습니다. 이건 신규 IP인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죠. 그리고 동시에 새로운 크리에이션 엔진을 개발하고 시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야 이후 나올 엘더스크롤이나 폴아웃 시리즈에 새로 개발한 크리에이션 엔진을 바탕으로 빠른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니 신규 IP 발굴 작업이면서도, 기존 엔진 개량을 위한 테스트베드인 작품인 만큼 개발기간의 상당수를 게임의 제작보다는 엔진의 개량 및 개발에 자원을 투입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한창 엔진을 개발하던 중에 끌려 나가게 된 만큼, 엔진에는 Direct X 12 API 지원에 대한 오류가 있어서 병목이 발생하는 등의 개량이 되었으나 미흡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추가적인 문제는, 엔진 개발과 더불어 이제는 게임의 본편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를 하던 시기였다는 점입니다. 게임을 실제 개발에 들어간 시점에 숙련된 개발자가 다수 차출되어 다른 프로젝트를 유지보수하기 시작한 만큼 프로젝트가 흔들리기 충분했죠.
제니맥스가 MS 인수 이후 신규 인력을 확충하기는 했으나 이 인원은 다른 스튜디오에 비한다면 소수에 불과했고, 그들이 맡은 프로젝트의 크기와 수에 비하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데, 이를 시간이라는 다른 자원으로 벌충하던 베데스다가 그 부족한 인력과 그나마 벌충 자원인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 처하면서 최종 결과물이 "이카루스"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중간 정리 : 제니맥스와 베데스다의 문제점은 제니맥스가 결국은 명성에 비해서 자금이 충분하지 않았던 현실과, 그 자금을 벌기 위해서 선택한 라이브 서비스라는 도박, 그리고 도박의 실패와 실패로 인한 다른 프로젝트들까지 연쇄 붕괴까지의 상황을 인수 전도 인수 후에도 MS가 전혀 대응할 수 없던 조건이었기에 일어난 비극이라 봅니다.
4. 포르자 모터스포츠 리부트
사실상 포르자 모터스포츠가 기존에도 포르자 호라이즌을 위한 엔진 테스트베드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는데, 그게 현실화된 결과라 더 논란인 상황이죠. 기본기와 뼈대는 확실히 잘 갖추어져 있으나, 그것만 있습니다. 진짜 건물의 골조와 콘크리트로 튼튼하게 빌딩을 지어 놓았는데, 건설사가 노출 콘크리트 구조가 유행이라면서 전기 배선 공사도, 수도 공사도, 내부 인테리어 마감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상황.
잘 만들었지만, 컨텐츠가 너무 부족하고 무엇보다 기존부터 지적된 차량 모델링 재활용이 이번에도 있어서 문제지요. 심각한 것은 전작도 다음 리부트에 집중한다고 컨텐츠 업데이트를 중도 포기했는데, 리부트도 이런 상황이니 정말 엔진만 개발하고 엔진을 위한 테크데모만 만든거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컨텐츠를 만드는 것에 엔진에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면 이해라도 할 여지가 있겠지만, 포르자 호라이즌이나, 아니면 당장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잘 돌아가고 컨텐츠 충분히 있는 것 보면, 그냥 진짜로 엔진 개발한 녀석들이 엔진만 개발하고 있는 것이니 더 비판의 여지가 있죠.
물론, 기존에 발표된 페이블 리부트가 이 포르자 테크엔진을 사용한다고 밝힌 만큼, 이를 위한 엔진 개량 작업을 이쪽에서 전담해야 할 것인데 그렇다면 정말로 MS에게서 포르자는 모터스포츠 시리즈는 차세대 엔진에 대한 테크데모 시리즈고,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하려는 것은 호라이즌이나 앞으로 나올 페이블, 그리고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로 하기로 했다면, 뭐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닙니다만 비판의 여지는 분명합니다.
최종적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게임은 그럭저럭 잘 만들었으나 운영으로 말아먹은 게임 : 헤일로 인피니티
게임 자체가 잘못 나온 게임 : 레드폴
게임이 완전히 못나오진 않았으나 그 명성에 비한다면 미치지 못한 게임 : 스타필드
게임의 기본기만 갖춘 게임 : 포르자 모터스포츠 리부트
대충 이런식으로 가장 촉망 받던 4개의 작품을 말아먹었군요.
거기에 이들 중 3개는 20년대 들어서 대작들이 쏟아진 23년도입니다.(...)
당연히 평소보다 더욱 못나 보이고, "그러면 AV-B 인수하면 제니맥스 망친 것처럼 망치겠네?"란 소리가 나오죠.
제니맥스나 타 스튜디오들 자체는 걍 그 회사의 역량이 그 정도였던 것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들이 나아가야할 마일스톤이 어디인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가 어디까진지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느낌들인데, 투자사에 묶여 있지 않고 방향을 잡아주고 구상해주는걸 알아서 하라고 놔뒀더니 더 못한다면 천상 금융권 사람들보다도 게임을 모른단 소리가 되다보니 망할 수순이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