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여기에 글을 올렸고, 그래서 정말 감사한 분의 엄청난 도움으로 작업 현장에 과장님 쓰시라고 놔드릴 데탑을 구매했었는데요.
얘가 먼 길을 오느라 지쳤는지.. 부팅이 제대로 안 되는 문제가 생겨서, 여기에도 질문을 올리고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의 고수분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회생에 실패해서, 지금은 기숙사 방 한 구석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데요. 뭣보다..
대외적으로는 제가 몇 주째 계속 주말에도 정신 없이 바빴고 (원래는 이번 주말에도 바빠야 했는데.. 한 달 넘게 전부터의 약속을 여느 때처럼 당일인 어제 아침에 깨버리고 또 다음 주로 미루신 어머니 때문에 시간이 나서 이런 글도 올리네요..-_-;) 그보다 더 솔직한 이유로는, 과장님이 "넌 맨날 컴퓨터 앞에서 노닥거리는 주제에 뭐가 그렇게 바쁜 척이야!"라는 말에 의지가 안 생기더라고요. (몇 시간 뒤에 형식적인 사과는 받았습니다만, 애초에 저는 한 번 마음이 돌아서면 그걸로 끝인지라.. 그냥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_-;
아무튼, 예전에 올린 글에도 적었지만, 과장님이 핸드폰 만능주의자라서 "요즘처럼 스마트폰으로 전부 다 되는 세상에, 굳이 컴퓨터에 얽매이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이다!"라고 강변을 했고, 저도 그 핑계 삼아서 "과장님, 예전부터 컴퓨터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하셨죠? 그러면 저는 어차피 바쁘니까, 이 안 켜지는 컴퓨터는 굳이 안 고치고 그대로 놔둘게요"라고 했습니다만.. 그 때에도 과장님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했지만, 제가 딱 잘랐는데요.
물론 저라고 어느 한 쪽만 있으면 OK!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라고 생각은 하는 만큼..
시끄러운 작업 현장에서 큰 모니터로 스포츠 중계를 틀어 놓고 힐끗거릴 수 있는 건, 스마트 폰으로는 안 되는 일이죠. (물론 DeX 같은 걸로 연결하면 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핸드폰 자체만으로 되는 건 절대 아니니까요)
그렇게 과장님이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했지만, 제가 냉정하게 잘라 버리자 본인이 강변했던 자존심 때문에 그냥 저냥 넘어갔지만..
지난 월요일에, 사장님께서 다음 날부터 며칠 간의 해외 출장 때문에 사무실을 비우시게 되자, 저한테 슬쩍 와서는 "사장님 안 계시면.. 사무실에 있는, 사장님 쓰시라고 놔두는 그 노트북은 필요 없지 않나?"라고 물어 보더라고요. 그래서,
저 : 그렇죠? 어차피 저는 제가 쓰는 노트북이 따로 있으니까요.
과 : 그러면, 그거, 사장님이 안 계시는 동안에 내가 잠깐 좀 쓰면 안 되나? 얼마 전에 폰을 바꾸면서 안에 옮길 것들이 있는데 그게 컴퓨터가 없으니까 잘 안 되네?
저 : 그래요? 그러면 내일 아침에 제가 연결해 놓을 테니까 쓰세요
라면서 셋팅을 해 드렸더니, 그 날 하루, 아주 잠깐만 쓰면 된다는 말과는 달리 매일 그걸로 즐겁게 지내시더라고요?
한 번, PC의 즐거움을 깨달은 몸은 스맛폰으로는 충족이 안 되는 거죠, 위에도 적은 것처럼.
그래서 저도 굳이 사무실로 되갖고 오지 않고 냅뒀고요.
그런데 제가 원래는 과장님 쓰시라고 (위의 데탑이 맛이 간 이후에) 준비해 놨던 구형 노트북이 있었는데요, 그 때 과장님이, 위에 적은 휴대폰 만능론에 더불어서, 노트북은 화면도 작아서 마음에 안 든다고 하셨지만, 지금 상태로 보면 그거라도 감지덕지하실 것 같군요.
다만 문제는, 과장님한테 필요 없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보름 전에 셋팅해서 집에 갖다 놨기 때문에 다음 주말에 집에 갔을 때 가져와야 하는데.. 다음 주말은 위에 적은대로 어머니(와 조카)를 만나러 다녀와야 되기 때문에 그걸 다시 셋팅할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더구나, 제대로 쓰려면 SSD를 다시 구해서 넣어야만 할 텐데, 굳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요.
물론 사장님이 돌아 오시더라도, 어차피 사장님은 한 달에 두어번, 아주 잠깐 웹서핑하시는 게 전부이니 아마도 그렇게 시간에 쫓기는 건 아니기는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