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일본도는 타마하가네(玉鋼)를 씁니다.
타마하가네는 바로 사철, 즉 모래에서 뽑아낸 철가루를 재련한 강철입니다.
다만 사철은 한국이나 중국, 인도, 유럽 등 어디서나 흔히 썼기에 재료 자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럼 왜 유독 일본도는 내구성 확보하려고 접쇠를 하고 유연한 강철인 신가네를 단단한 강철인 하가네로 감싸는 등 고생을 할까요? 그건 바로 제련의 문제죠.
당시 한국이나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는 용광로가 비교적 대형이었고 높은 온도로 철을 달궈 녹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제강법은 타타라라고 해서 올릴 수 있는 온도에 한계가 있고, 그나마도 효율이 낮습니다. 저 제강법은 백제의 임성태자가 전파했다고도 하니 약 6세기에서 7세기경 기술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샘이죠.
그래서 훗날 유럽제 강철이 남만무역으로 수입되자 충격을 줬죠. 같은 강철인데도 품질 차이가 어마어마해서요. 특히 갑옷의 경우 조총도 막는다는 소문이 돌아 힘 있는 다이묘라면 반드시 구해 입는 필수품이 되기도 합니다.
저런 문제는 메이지 유신 후 서양의 철강법을 받아들여서야 사라졌다고 합니다. 일본이 청일전쟁으로 청나라에게 배상금을 뜯은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야하타 제철소 건설일 정도로 이 문제는 일본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진 거죠.
요약 : 일본의 재련 기술이 낡아서.
P.S
그러면 현대 철강으로 일본도를 만든 시도는 없는가? 있습니다.
바로 무라타도와 만철도죠.
무라타도는 독일 졸링겐산 강재를 일본도 모양으로 잘라 통열처리한 물건으로 기존의 전통방식 검과 달리 돼지 머리를 두개골 채로 절단내도 칼날이 안 상하고 힘으로 휘어도 다시 원상회복되는 터프함으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만철도는 현대 강재를 사용하되 일본 전통 방식도 살려서 내구성은 무라타도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전통 일본도보다 튼튼하고 일본도의 자하다나 하몬도 나타나는 게 특징이죠.
물론 지금은 저것보다도 더 월등한 품질의 강철이 자동차 스프링이나 각종 공구 등에 넘쳐나게 쓰일 정도니 저 두 칼에 지나친 환상은 금물입니다.
지식 +1 되었습니다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