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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 글을 올렸더니 몇몇 분들이 댓글로 [키압이 신경쓰인다면 토프레 무접점 30g 스위치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리얼포스 키보드를 잠시 찾아봤습니다. 바밀로 VA87Mac과 비슷한 제품이라면 Realforce R2 TLMSA 화이트 저소음 APC 30g 균등 영문 정도가 될 텐데, 무려 33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도 가격이지만 지금은 품절이라 신품을 구할 수도 없네요. 키압이 확 낮은 것은 정말 끌리지만, 이미 15만원 주고 산 키보드를 무를 수도 없어 일단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오늘 출근할 때 이 키보드를 가방에 넣고 가서 써 보았습니다. 어제 저녁에 처음 만졌을 때는 키압이 상당히 무겁게 느껴졌지만, 오늘 하루종일 이 키보드를 쓰고 난 현 시점에서 느끼기에는 적어도 어제보다는 훨씬 손가락 상태가 낫습니다. 어제는 마치 손가락에 불이 붙은 것 같다고 느낄 정도였거든요. 지금도 안 아픈 건 아닌데, 일단 어제보다는 개선된 것이 느껴집니다.
원래 쓰던 것과 비교했을 때 키압이 조금이나마 낮기는 낮은 게 맞긴 하더군요. 작업 도중에 몇몇 키(특히 스페이스 키)를 잘못 누른 적이 있었습니다. 손가락에 살짝 눌렸을 뿐인데 입력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예전에 쓰던 키보드 같으면 그 정도 눌린 것으로는 애초에 들어가지도 않았을 압력이었으니, 키압이 낮아진 영향일 것입니다. 의식적으로 손가락에 힘을 조금만 주고 살살 치려고 노력했더니 어제보다 차도가 조금 있나 싶네요.
근데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손의 아픔이 점차 팔목으로 옮겨가는 것 같더니, 저녁부터는 손목이 슬슬 본격적으로 얼얼하게 아프기 시작하네요. 아무래도 기계식 키보드다 보니까 높이가 높아서 손목이 꺾이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수근관 증후군이라니! 진짜 골고루 안 아픈 곳이 없군요. 안 그래도 지금 무릎도 아파서 고생하고 있는데… 일단 의자의 팔걸이를 최대로 올려서 팔을 걸쳐 손목을 공중에 띄우고, 퇴근할 때 인근 영풍문고에 들러 키보드 팜레스트가 있나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종류가 2가지뿐이고 둘 다 왠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예전에 교보문고에서 필로우즈의 실리콘 팜레스트를 구입했던 게 생각났지만, 지금 제가 사는 곳 인근의 교보문고는 내부 공사로 문을 닫은 상태라 갈 수가 없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텐키리스 사이즈에 맞는 실리콘 팜레스트를 구입하려고 했습니다. 구글에서 [실리콘 팜레스트]라고 검색하자마자 디씨 기계식키보드 마이너 갤러리에서 실리콘 팜레스트 제품 하나를 추천하는 글이 뜨던데, 보니까 M 사이즈가 87키 텐키리스에 딱 맞는 사이즈라서 그걸로 주문했지요. 그리고 해당 글의 댓글을 보다 보니 [스텝스컬쳐2 등이 적용된 키보드는 받침대 세워서 쓰는 게 아니다]라는 정보도 얻게 되었습니다. 팜레스트가 얼른 도착해야 하겠지만, 일단은 그 전이라도 손목이 꺾이지 않게 최대한 조심해야겠네요.
근데 막상 팜레 쓰면 ^처럼 키보드가 낮아서 받침대 펴야 편할걸요?
저는 그렇더라고요.
그리고 말은 그렇게들 하지만 받침대는 자기 편한게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