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사진을 찍기 위해 테스트 시스템을 켜는데 화면이 안 들어옵니다. 디버그 LED에 나온 숫자를 보니 바이오스 리셋이나 CPU 등의 주요 부품이 바뀐 후, 확인 메세지를 띄우는 단계라는데 화면이 안 들어옵니다. 대게는 지포스 RTX 3060을 꽂아서 모니터 사진을 찍는데 이때 하필이면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끼웠습니다. AMD 리워드를 받을 게 있어서요.
온갖 삽질 끝에 DP가 아닌 HDMI로 연결하니 화면이 들어오고 부팅이 넘어가네요. 이쯤 되니 모니터 문제인가? 그래픽카드 문제인가? AMD 문제인가? 등의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왜냐면 모니터의 리프레시율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선 DP 연결이 필수고요. AMD 리워드에서는 포스트 에러 같은 메세지만 뱉고 있었거든요.
AMD 리워드야 뭐 원래부터 접속이 오락가락하던 사이트라 그러려니 하는데, DP 연결은 꼭 필요한거라 어쩔 수 없이 라데온을 빼고 지포스를 연결했습니다. 그런데 얘도 DP에선 인식이 안 되요. 그럼 이제 그래픽카드 문제가 아니죠. 도대체 어디가 문제인가 케이블을 하나씩 빼고 꽂다가 모니터 뒤의 DP 포트가 살짝 덜 끼워진 걸 발견했습니다.
그럼 라데온은 무죄 확정이니 확인해보기 위해 다시 라데온을 꽂아볼까 하고 부팅하니, 이젠 화면이 들어오는데 바이오스로 넘어가지 부팅이 되질 않습니다. 전원을 켜자마자 바이오스에 냅다 들어가는 건, 부팅할 드라이브가 없다는 소리잖아요. 드라이브 목록을 보니 모니터 사진 찍을때만 끼우는 인텔 SSD가 증발했네요. 메인 시스템에 꽂아도 안 뜨고요. 이 삽질하던 그 와중에 돌아가셨나 봅니다.
어쩔 수 없이 그래픽카드 테스트할 때 쓰는 SSD로 부팅해서 이제 AMD 리워드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스크린샷을 찍어 만천하에 까발려야겠다... 하고 들어가보니 이젠 또 로그인이 되는군요. 아깐 헛것을 본 건가.
결론:
AMD CPU/GPU/리워드 사이트: 혐의 없음
MSI 메인보드/그래픽카드/모니터: 혐의 없음
인텔 SSD: 범인
낄낄: 똥손
제가 암드랑 므시 덕분에 먹고 사는 사람인데도, 뭔 일이 생기면 근거 없이 거기부터 의심하는 선입견에서는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저같은 사람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이야 뭐 오죽하겠나요.
슫이 하나 죽긴 했는데 저용량 슫이 아직까진 있으니 뭐 그러려니 합니다. 다음번에 벤치마크 시스템 포맷 후 재설치할 때는 슬슬 어중간해진 M.2 SSD에 설치하고, SSD 테스트용으로는 PCIe 5.0 지원 제품이나 하나 구해볼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