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M 390 어드벤쳐요.
예전부터 멀티퍼포즈 바이크에 대한 환상이 좀 있었는데요, 하드테일로 동네뒷산 다운힐 칠때부터 시작된 것 같네요. 이쪽 분야가 으레 그렇듯 속도가 빠르지도 않고 민첩하지도 않지만, 잘 포장된 도로부터 포장 따위란 찾아볼 수 없는 오프로드에서까지 편하게 어느 목적지든지 전부 데려다 주면서 주행하는 재미까지 갖춘 바이크는 멀티 퍼포즈 아니면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바이크를 150 넘게 쏠 일은 크게 없을 것이고, 만약 있다 해도 고작 '쏘는 것' 하나를 위해 주행 편의성과 안락함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래전부터 써론 뽕맞아서 산길도 적당히 탈거고, 모토캠핑을 많이 하진 않겠지만 여행과 라이딩을 자주 다니고 싶고, 인천과 서울 그리고 강원도를 자주 왔다갔다 할 일이 있을테니.
쿼터급 멀티 퍼포즈 바이크의 종류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레플리카만큼 인기가 있는 장르도 아니고, 동력 성능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라서요. 각잡고 투어링을 지향하게 되면 미들급 이상으로 넘어가게 되니 그만큼 더 비싸지죠. 쿼터급 이상은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무리가 될 뿐만 아니라 입문용으로는 꺼려지는 면이 있죠.
그래도 꽤 다양한 모델이 있기에 어제 하루종일 찾아보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뭐 예를 들면 G310GS는 카레 주제에 로고값 하나로 유지비가 비싸다는 평이 있고, V-strom은 출력이 약하다는 소리가 있고. 뭐 KTM 390 어드벤쳐 모델도 단점이 없는건 아닌데, 가격이 동급 최고에 수리가 용이하지 않다는... 좀 치명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390 Adventure가 쿼터급 멀티퍼포즈라는 썩 유명하지 않은 장르 중에서는 최고의 완성도를 지녔다는 평이네요. 운전병 전역하면.. 군대에서 번돈 싹다 여기에 꼬라박아도 충분히 만족할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50cc급 정도 되는 준기함급 전동킥보드를 작년에 사서 1년째 약 7000km 주행했는데요, 참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최소한 바이크에 대한 기본기는 적당히 잘 배운것 같네요. 도로 흐름 읽는 것부터 시작해서 올바른 자세와 시선처리, 쏘지 말아야 할 상황과 핸들 털림시 대처법까지. 2000km까지는 많은 자빠링과 사고가 있었고 팔과 무릎에 남은 수많은 흉터들이 남았지만, 후반부에는 큰 사고 없이 잘 탔네요. 이런 경험 덕에 많이 배우고 깨달았으니 나름대로 의미있는 상처가 아닐까 싶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