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때는 학교가 멀어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야하다보니 새벽에 일어나야했었습니다.
새벽에 어머니에게 강제로 이불속에서 기상을 당하면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자고 싶은 욕구가
세상의 무엇을 준다해도 거부하고 다시 눕고싶을 정도로 엄청 컸었어요. (겨울이면 대폭 증가)
비몽사몽한 정신상태 + 무거운 몸 + 추운 공기에 움츠러든 상반신과 반대로 묵직하고 두꺼운 솜이불에 덮여있는
하반신의 따뜻함과 포근함의 조합은 정말 매일매일 새벽기상이 고문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가 평소와 같이 저를 깨우셨는데 비몽사몽한 정신상태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개교기념일이라는걸 깨닫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암모나이트처럼 몸을 말아서 다시 숙면에 취했는데 그때의 느낌과 행복함, 포근함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손꼽을 수 있을만큼의 최고의 순간이였습니다.
물론 다시 눕자마자 어머니에게 1초 이불걷힘과 함께 등짝스매싱을 맞으면서 강제기상을 당해야 했지만요...ㅠㅠ
등짝의 고통에 괴로워 하면서 느릿하고 기빠진 목소리로 '오늘 개교기념일이에요.' 라고 말하면서 다시 이불속으로
기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저 상황과 느낌을 다시 경험할 수 없게되서 씁쓸해졌습니다. ㅠㅠ